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원피스 극장판 제트 - 알고보니 그 남자도 사연이 있구만

효준선생 2013. 3. 28. 09:00

 

 

 

 

 

  한 줄 소감 : 스케일은 커지고 이야기의 심도도 깊어졌지만 아픔이 느껴지네

 

 

 

 

피스 극장판 제트는 전체관람가의 일본 애니메이션이지만 사실, 일본이 가지고 있는 트라우마들이 녹아있다. 이번 시리즈의 주인공은 루피를 비롯한 해적단들이 아니라 전직 해군 대장 제트다. 일본은 법적으로 군대를 가질 수 없다. 하지만 자위대라는 이름으로 최소한의 국방체계를 가지고 있는데 섬나라여서 그런지 몰라도 기본은 해군이다.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심심치 않게 해군의 이야기가 섞여 나오는 건 그래서일 거다. 이번 영화에서도 해군이 빠지면 이야기가 안될 정도인데, 해군에 대한 각계의 인식 차이도 큰 의미가 된다.

 

 


다른 하나는 화산이다. 제트는 신세계라 불리는 해양 공간에서 활약하는 해적들을 소탕하기 위해 주변의 화산을 연쇄 폭발시키려는 시도를 하는데, 무시무시한 불기둥을 뿜어내는 화산들을 보고 있노라니, 화산을 이고 사는 일본의 모습이 자연스레 오버랩된다.


이번 시리즈에선 막강한 무기라고 할 수 있는 거대한 팔을 지닌 전직 해군대장 제트를 전면에 내세우는데, 그 이전 해적선 안에서 멤버들끼리 치고받는 역할극에서 이번엔 해적선은 뒤로 물리고 아예 전면전을 펼치도록 스케일을 키운데 눈에 든다. 대신 루피 일당이 맞서 싸워야 하는 제트라는 인물의 과거와 현재에 대해 상당부분을 할애하는데, 지금의 겉모습과 달리 그에겐 아픈 과거가 있음을 알려주며 반전인물로 승화시킨다.

 

 


이야기 줄거리는 복잡하지 않지만 캐릭터들의 심경변화와 서로 적대시하는 캐릭터들을 줄세우는 게 만만치가 않다. 워낙 많은 캐릭터들이 등장하고 그들에게 익숙해질 무렵 또다른 캐릭터들이 선과 악의 구분을 모호하게 만들며 다가서기 때문이다. 그 중심엔 제트와 그를 따르는 두 명의 대원이 있다.


재미있는 설정이 나오는데 바로 이 두 명의 대원이 가진 일종의 필살기다. 한 명은 넝쿨넝쿨이라는 주문을 외워 상대를 마치 잭과 콩나무에 나오는 나무덩쿨처럼 옥죄게 하고, 여자인 아인의 필살기인 뒤로 뒤로는 걸려들면 몇 년씩 도로 어려지게 되는데, 그것 때문에 루피일당의 멤버들은 순식간에 아이가 되어 좌충우돌하는 장면들이 연출된다.

 

 


이 영화 역시 선과 악을 앞에 두고 싸우는 장면들이 많이 나오지만 워낙 각자의 필살기가 많다보니 현실적으로 다가오지는 않았다. 제 아무리 맞아도 결코 흉터하나 남기지 않는 싸움을 해서 뭐하겠는가. 자기들끼리 능력자라고 추켜세우지만 진짜 능력자는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싸우는 제트같은 사람이 아닐까 한다.


제트는 왜 다이나스톤을 훔쳐다 엔드 포인트라 불리는 화산을 폭발시켜 신세계에서 활약하는 해적단을 섬멸하려는 걸까? 그리고 해군에서 나와 다시 해군과 맞서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루피 일당 역시 해적단이라고 하는데, 제트는 이들을 어떻게 상대할까 이 영화의 주요 흥미 포인트들이다.

 

 


이번 시리즈는 스케일도 커졌지만 한 개인이 가지고 있는 트라우마가 결국은 현재 일본이 가지고 있는 트라우마와도 겹쳐있음이 눈에 보인다. 어쨌든 변치 않는 루피의 활약과 다른 멤버들의 조력도 만만치 않아 보였다. 간혹 섹시한 코드의 시퀀스가 등장하는데 그런 맛 때문에 어른 관객도 보게 되는 건 아닐까?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원피스 극장판 제트 (2013)

ONE PIECE FILM Z 
8.2
감독
나가미네 타츠야
출연
강수진, 정미숙, 김승준, 김소형, 박성태
정보
애니메이션, 어드벤처, 액션 | 일본 | 108 분 | 2013-0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