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주리 - 짧지만 옹골찬, 적어도 할말은 다하는

효준선생 2013. 3. 24. 10:00

 

 

 

 

 

  한 줄 소감 : "일등을 뽑는 과정을 통해 영화제 위원장으로서의 고충을 말하고 싶었다"

 

 

 

 

화인이라는 호칭이 가장 잘 어울리는 김동호 선생이 후배 영화인들의 도움을 받아 찍은 24분 짜리 단편 영화 주리는 두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첫째는 오랫동안 부산국제영화제의 어르신으로 계셨던 분이 직접 이름을 걸고 찍은 첫 번째 영화이자, 그 영화 내용이 수상작을 골라내는 지난한 과정을 매우 유쾌한 톤으로 그려냈다는 데 있다.

 


이 영화에 대해 모르는 상태에서 제목만 보니 젊은 여성의 이름인 줄로만 알았는데 주리는 심사원이라는 뜻의 영어제목이다. 단촐한 영화제가 끝이 나고 심사위원들이 모여 어느 작품에 상을 줄까 고민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이 주요한 줄거리인데 그 짧은 시간 안에 국적 불문, 성별 불문 그렇게 소통이 안될 수도 있는 건지, 특히 상대방의 말꼬리를 잡고 늘어지거나 나중엔 상대방의 약점을 물고 늘어지며 한바탕 소동으로 판이 커지며 웃음을 준다.

 

 


안성기와 강수연, 정인기등이 심사위원으로 등장하는데, 연출가와 인연이 깊어서 출연한 것 같기도 하고, 실제 성격이 고스란히 반영된 것 같기도 해서 마치 다큐의 한 장면을 감상하는 것 같았다. 특히 이야기의 지렛대 역할을 해 낸 강수연의 마지막 대사는 실감났다. " 나 강수연이야, 아직 죽지 않았다고" 하며 고함을 치는 장면은 그녀이기에 가능한 것이다.

 


이들과 함께 두 명의 감독 캐릭터가 나오는데, 독립영화계의 보석인 이채은배우와 무산일기의 박정범 감독이, 떡 줄 사람 생각도 안하는데 김칫국부터 마시는 케이스로 재미있는 연기를 보여준다. 배경으로 등장하는 장소 역시 영화계와 많은 관련이 있는 곳인지라 또 다른 재미를 준다.

 

 

 

 

단편 영화의 재미는 짧게 치고 빠지는 페이소스가 있으면 그만인데, 이 영화는 그 점을 아주 잘 파악한 듯 싶다. 무의미한 배경도 줄거리다라며 우기기 보다 하고픈 이야기만 절제해 담아내서 시간이 짧다고 투덜거릴지도 모른다. 김동호 감독의 다음 작품이 은근 기대된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주리 (2013)

JURY 
8.5
감독
김동호
출연
안성기, 강수연, 정인기, 박희본, 토니 레인즈
정보
드라마 | 한국 | 24 분 | 2013-03-07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