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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장고 분노의 추적자 - 오만과 편견에 총질을 해대다

효준선생 2013. 3. 23. 07:00

 

 

 

 

 

  한 줄 소감 : 우리라고 별 수 있나 지금도 동남아 이주노동자들을 보는 시선과 다르지 않음이...

 

 

 

 

 

부영화의 대표적 브랜드였던 장고가 흑인이라는 사실은 쿠엔틴 타란티노에 의해 그럴 듯 하게 꾸며졌다. 그는 영화 장고 : 분노의 추적자를 통해 인종에 대해 우리가 생각하고 있던 편견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한편 그 편견이 사회전반에서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지도 자기만의 독설과 페이소스로 버무려 놓았다.

 

 

 

160여분이나 되는 서사극처럼 보이지만 장고와 그를 도와주는 조력자 슐츠의 행동반경은 그렇게 광범위하지는 않다. 노예를 팔려가던 장고를 구하고 그를 통해 자신의 밥벌이 수단인 현상금 걸린 자들을 알아내려던 슐츠는 그의 전광석화와 같은 총질과 그의 아내와 얽힌 이야기를 듣고는 그를 적극적으로 돕기로 한다.


미국 서부영화에서 두 주인공이 하나는 흑인요, 다른 하나는 독일에서온 치과의사라니, 의외지만 그들의 공통점은 주류가 아닌 이방인이라는 점이다. 사실 이 영화는 서부가 아닌 남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시대 배경은 정확하지는 않지만 극 중에서 알렉상드르 뒤마의 죽음을 언급한 것을 보면 1870년 이후쯤으로 보인다. 남북 전쟁이 1865년에 끝났음에도 남부 지방에서의 흑인 노예가 존재한 것으로 보면 이 영화도 대략 그 즈음이 아닐까 싶다.

 

 


칼뱅 캔디로 대표되는 남부의 지주들, 그리고 거기에 기생하는 흑인들. 하지만 이들은 스스로를 지키지 못한다. 총 좀 쏜다는 자들을 추려다가 호위무사로 쓰고 그들은 어디선가 범죄를 저지르고 도망쳐와 이 곳에서 몸을 기탁하는 신세일 뿐이다. 즉, 이들의 공생관계는 결코 민주적이라고 할 수 없고, 돈과 총구에 의해 좌우될 뿐이다. 그런데 이 관계에서 흑인 노예의 해방이라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들에게 흑인이란 노동력을 제공해주는 경제력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이방인인 슐츠 박사는 세상이 개벽되고 있는 상황을 그들에게 알려주려 온 인물이고 장고는 그들에게 이미 세상은 바뀌었다고 말하는 인물인 셈이다. 단순히 메신저의 역할로 그친다면 극적인 재미가 없기 때문에 장고의 아내를 집어넣고 그녀를 구하기 위한 모종의 계획을 꾸민다.

 

 


영화 초반 슐츠 박사는 흑인이 노예로 팔려간다는 사실에 대해 크게 반감을 갖지 않았던 장고에게 이치를 깨닫게 해주는 말들을 해준다. 슐츠는 이른바 장사꾼의 혀를 가지고 있다. 정말 별일 아닌 일 같은데도 그는 상대방의 마음을 읽을 줄 알고 그렇게 해서 결코 손해보는 장사를 하지도 않는다. 그런 그를 보며 장고는 감화된다. 이런 과정은 교육이자 훈화다.


주요인물들이 개싸움을 하고는 소멸된 이후, 다시 팔려가는 신세였던 장고가 자신의 힘으로 궁지를 모면하는 과정을 보면 언뜻 슐츠박사의 모습이 떠오르기도 한다.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약간의 “뱀같은 혀”도 필요함을 말이다.

 

 


쿠엔틴 타란티노의 영화구나 하는 장면은 총싸움이나 채찍등 상대에게 가학적인 억압이 전해질때 비로소 체감하게 된다. 예를 들면 총 한 발이면 허수아비처럼 쓰러지는게 마땅한데, 이 영화에서 총에 맞고 쓰러지는 자들은 무지 고통스러워 하며 바로 죽지 않는다. 그렇다고 그걸보며 연민을 느끼고 다시 살려두고, 그렇게 살아남은 자는 근처의 총을 잡아 대항을 하는, 그런 클리셰는 없다. 고통스러워 하면 다시 총알 세례를 퍼부어줄 뿐이다.

 

 


링컨과 관련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작년과 올해인 듯 하다. 이 영화의 소재도 넓은 범위에서 보자면 링컨이 하고픈 말의 연장선에서 시혜(施惠)된다. 선혈이 낭자하고 또 흑인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며 인종차별적 장면들이 장광설(長廣舌)을 편다고 해서 불편한 눈으로 볼 필요는 없다. 그것 역시 또 하나의 편견일뿐이다. 인간은 차별이란 심리기제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려는 동물이기 때문이다. 그 당시엔 인종 차별이 있다면 지금은 권력과 돈의 유무로 차별이 횡행하는 시절이 아닌가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장고:분노의 추적자 (2013)

Django Unchained 
8.2
감독
쿠엔틴 타란티노
출연
제이미 폭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크리스토프 왈츠, 케리 워싱턴, 사무엘 L. 잭슨
정보
드라마, 액션, 로맨스/멜로 | 미국 | 165 분 | 2013-0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