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섀도우 댄서 - 그녀들의 이중생활을 지켜보는 눈빛

효준선생 2013. 3. 25. 07:00

 

 

 

 

 

  한 줄 소감 : 누군가 나를 지켜본다는 사실은 힘겹다

 

 

 

 

 

화 섀도우 댄서를 보기 전에 영국의 지정학적 이해와 북아일랜드와의 팽팽한 긴장관계에 대해 알아보면 좋을 것 같다. 지도를 보면 알겠지만 영국과 아일랜드는 각각의 큰 섬 하나씩을 안고 있는 형국이다. 20세기 초반 카톨릭계가 많이 사는 켈트족 중심의 아일랜드는 독립을 했지만 신교도들의 영국은 북 아이랜드에 이들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따로 떼어 영국의 일부로 남겨두었다. 그런탓에 20세기 중반까지 이곳에 살고 있던 아일랜드 민족의 저항은 소위 저쪽 섬에 살고 있는 영국에겐 큰 골칫거리였다. 1969년 본격적으로 저항군 조직인 IRA가 만들어지면서 툭하면 테러가 발생했다. 근래들어 평화협정을 체결해 다소 진정된 기미를 보이지만 이들 관계는 불감청고소원이라 할 수 있다.

 

 


IRA를 소재로 하는 영화 역시 영국의 정보기관인 MI6 만큼이나 흔하다. 그런데 이미 과거사라고 여겨지던 IRA를 끄집어내서 영화의 소재로 삼은 이유는 영화 섀도우 댄서가 IRA와 관련해 특수 요원들의 멋진 활약을 보여주려고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1973년 한 소녀가 울고 있다. 아빠의 심부름을 자기 대신 나간 어린 동생이 숨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20년 뒤, 아이의 엄마가 된 그녀는 이번엔 런던의 지하철에서 안절부절하는 모습을 보인다. 소위 폭탄 테러범이지만 그녀는 현장에서 체포되고, MI6 요원에게 이중간첩으로 일해줄 것을 요청받고 포섭된다.

 

 


영화 섀도우 댄서는 바로 굴곡진 인생을 살아야 하는 한 여성의 입장을 통해 시대가 주는 아픔과 개인적 고충, 그리고 가족 전체가 특정 메시지에 희생당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그리고 있다.


콜레트는 한 아이의 엄마다. 그녀가 이렇게 이중간첩 생활을 해야 하는 이유는 자명하다. 바로 아이때문이다. 그녀의 테러리스트나 이중간첩으로서의 소질은 별로 없어 보인다. 유난히 긴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자신이 처한 입장에선 해야 할 일이 별로 없어 보인다. 그저 자신의 가족과 관련된 정보를 MI6에 넘기는 것뿐. 그렇게 얻은 불안한 평온은 IRA의 간부인 친오빠와 남동생을 사이에 두고 팽팽한 긴장감을 야기한다.

 

 


하지만 이 영화는 가족 간의 불화를 액션으로 전환하지는 않는다. 물론 물리적 피해와 희생이 뒤따르지만 그보다는 모성애라는 보다 심도깊은 이야기를 이렇게 이중간첩으로 살 수 밖에 없는 한 여인의 뒤를 캐보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간과해서는 안될 일이 또 하나 있다. 서두에서 콜레트의 동생이 죽은 이야기를 왜 보여주었는지를 기억해야 한다. 엔딩에서 드러나지만 나무만 보다 보니 숲을 잊어버린 것과 같다. 그리고 그 숲은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뿌리가 깊이 박혀있었던 것이다.

 

 


나라 간의 알력과 긴장이 왜 선한 눈빛의 한 엄마에게 그렇게 큰 고통을 준 것인지, 그리고 만약 콜레트가 불의의 사고로 운명을 달리했을때 그녀가 그렇게 지키고 싶었던 그녀의 아이가 또 나서지 않을까. 핏줄이지만 자신을 밀고할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그래도 내 가족이라는 갈등 속에서 살아야 했던 이들의 이야기가 심도있게 춤을 추고 있다. 어둠 속에서 추는 춤은 어렴풋하다. 그녀의 본 모습을 보고 싶어질 것이다. 더불어 여주인공 안드레아 라이즈보로는 심각하게 매력적이다. 조만간 또 보게 될 것 같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장르 드라마

  수입 배급 홍보 판씨네마 

 

 

 

 


섀도우 댄서 (2013)

Shadow Dancer 
10
감독
제임스 마쉬
출연
안드레아 라이즈보로, 클라이브 오웬, 질리언 앤더슨, 에이단 질렌, 돔네일 글리슨
정보
드라마 | 영국, 아일랜드 | 101 분 | 2013-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