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알렉스 크로스 - 프로파일러 vs.소시오패스 그리고 졸부

효준선생 2013. 3. 20. 08:00

 

 

 

 

 

  한 줄 소감 : 2008년 금융위기가 은근하게 영화 소재로 다루어졌음에 관심둘만 함 

 

 

 

 

 

2008년 국제금융위기가 몰아닥치자 그동안 금전으로 떵떵거리던 졸부들은 똥줄이 탔다. 나라가 막아줄거라는 안이한 생각을 해보지만 줄줄이 사탕격으로 도산하는 은행앞에서 개인들은 물을 먹어야했다. 그런데 개중엔 이런 혼란함을 틈타 공금을 유용하고, 각종 불법, 탈법적 행위를 자행함으로써 위기상황을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가기도 한 모양이다. 돈이 범죄를 부른다고, 한 번 그런 짓을 저지르고 보니 사태가 추슬러진 뒤에도 누군가 자신을 위해 멍에를 써주길 바라는 마음에 이른바 킬러를 고용하기도 한다.

 

 


영화 알렉스 크로스는 영화의 결말에 드러나는 예상치 못한 설정이 다소 황당하지만 결국은 돈에 대한 인간의 탐욕이 가져온 공멸과 파국을 소시오 패스와 프로파일러 형사들의 활약으로 버무려놓았다.


세상이 종잡을 수 없을 정도로 어지러워지면 흔히 사이코패스니 소시오패스해서범인들을 그런 부류로 몰아넣고 재단하고 있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 마치 살인마처럼 구는 인물 캐릭터하나에 주목해보자. 그는 맞아도 죽지 않을 것 같은 강인한 인상과 지방은 하나도 없을 것 같은 근육으로만 된 체형이다. 싸움도 잘하지만 원거리 사격의 도사다. 정말 한 방이면 목표물이 끝장날 수준인데, 가장 인상적인 건 잔인하다는 점이다.

 

 


이 영화에서 그는 이름(형사들은 목탄으로 그린 그의 그림을 보고는 피카소라고 임의대로 부를 뿐이다)도 없다. 형사들에게 쫒기지만 오히려 형사의 지근거리에서 그들을 혹독하게 괴롭힌다. 원래 형사물에서는 여자 형사나 형사의 가족은 잘 건드리지 않는 것이 불문율인데, 이야기의 확장을 위해서였는지 그런 장면도 노골적으로 등장한다. 이쯤되면 그는 공공의 적이 되고, 슬슬 그 남자의 정체에 대해 궁금해질텐데, 죽은 자에게 자백을 들을 수도 없는 셈이고 이야기가 꼬여갈때쯤 등장하는 형사의 기막힌 추론이 대미를 장식한다. 제 아무리 프로파일러로 나오지만 수사가 꼬일때쯤 튀어나오는 진단은 거의 점쟁이 수준이다. 이야기 전개를 빠르게 하기 위해서겠지만 눈길 한 번 주고 잠시 생각하다 바로 단서를 찾아내니, 스카우트 제의가 안 들어오는 게 이상할 정도다.

 

 


이야기 구조가 타겟을 제거해가는 살인마에게 초점을 맞추고 그를 쫒는 두 명의 형사들을 따라가지만 그들이 마주하는 장면은 거의 없다. 쉽게 잡힌다면 형사의 승리가 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그도 불쌍하다. 그가 노리는 목표라는 건 과거의 어떤 사건에 대한 분노나 복수심의 발로가 아니기 때문이다.

 

 


영화 전개과정 내내 도시개발위원회라는 이름이 등장해서 혹시나 재개발 과정에서 피해를 당한 집의 주인인가 싶기도 하고, 그에 의해 죽어가는 몇몇의 사람들과 구원이 있나 싶기도 하지만 드러나는 건 없다. 그가 간혹 맨몸을 드러내는 장면이 나오는데, 상처도 기가 막힌 방법으로 치료를 하고 동료도 없이 독단적으로 움직이는 걸보면 거의 안티 히어로급으로 보이기도 한다. 다시 말해 이 영화는 제목으로 제시된 형사이름 알렉스 보다 어떤 나쁜 놈을 내세우는 게 맞는 영화다. 그만큼 인상적인 액션연기를 해낸다.

 

 


영화를 다보고 형사물이 그렇듯 잡힐 놈은 잡히고 죽을 놈은 죽은 걸로 처리되지만 그리고도 남겨진 앙금이 있다. 죽어서는 안 될 인물들은 다시 돌아올 수 없이니 말이다. 이들이 뉴욕으로 가서 새로운 조직에 몸담고 싶어 한다는 귀띔을 하긴 하는데 거기라고 트라우마가 사라질 것 같지는 않다. 미국은 어디든 만만치 않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알렉스 크로스 (2013)

Alex Cross 
8.8
감독
롭 코헨
출연
매튜 폭스, 타일러 페리, 에드워드 번즈, 레이첼 니콜스, 장 르노
정보
액션, 범죄 | 미국 | 100 분 | 2013-0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