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연애의 온도 - 사랑, 그 쓰디쓴 익모초 같은 이별 후에 오는 감정

효준선생 2013. 3. 12. 07:00

 

 

 

 

  한 줄 소감 : 자기 마음만 챙기는 사랑은 오래가지 못한다네

  

 

 

 

 

냐 이거 싶었다. 사랑을 다룬 영화는 "대략 달콤, 쌉쌀의 과정을 지나 그까이껏 대충 달그므리한 걸"로 마무리 짓는, 그 동안의 로맨스 코미디의 공식을 비껴나지 못했기에 영화 연애의 온도도 그럴 줄 알았다. 근데, 차별화라는 단어를 이 영화 시나리오 및 만드는 과정에서 최우선 순위에 두었는지, "헤어짐, 다시 만남을 지나 차라리 저럴거면 다시 시작하지 말지" 라며 혀를 끌끌 차게 만드는 수준으로,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새로운 계산법을 대입시키고 있다.

 

 


낯선 법은 지루하지 않은 법, 이 영화 졸리거나 시계를 여러 번 봐야하거나 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사랑이란 원래 좀 쓰다. 그러니까 "서로에게 어깨를 대고 이 영화를 보는 커플들은 좀 떨어져라." 며 공격을 하고 있다. 물론 솔로들에겐 전에 헤어졌던 그 놈(혹은 년)과의 악연이 새록새록 돋아날 테지만.


보기만 해도 화보(엔딩컷은 참 멋있다)같은 두 배우 이민기와 김민희 커플이 끌고 가는 영화 연애의 온도는 간이 인터뷰 방식을 차용해 다짜고짜 헤어진 은행원 커플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그들이 왜 헤어짐에 이르렀는지, 아니 어떻게 만났는지는 과감하게 생략해버렸다. 신선하다. 그런데 주인공의 헤어짐은 다시 만남을 전제로 한다는 걸 알기에 재회의 과정을 기다리게 된다. 하지만 남자는 아주 어린 영계와, 여자는 본점 차장과 썸씽을 만들어가고, 나는 아직 너를 완전하게 잊은 게 아니라며 난리 블루스를 치는 걸 보니 웃음은 나되, 식상하다. 잠시 헤어진 사이, 남자는 여자에게 따진다. “나랑 헤어지고 왜 저런 (나보다 못해 보이는) 남자랑 자냐고” 그럴 거면 왜 헤어진 건데.

 

 


사랑을 골라 얻은 자들이 있으면 사랑을 잃어버린 자들도 발생한다. 하지만 주인공들은, 영화는 그들에겐 한 치의 미련도 없다. 헤어지면 그뿐이란다. 알아서 다른 사람 만나서 좋은 시간 보낼 거란다. 가수 이현우는 노래 <헤어진 다음날>을 통해 이렇게 울부짖듯 중얼거렸다.


그대 오늘 하루는 어땠나요

아무렇지도 않았나요

혹시 후회하고 있진 않나요

다른 만남을 준비 하나요

사랑이란 아무나 할수 있는게 아닌가봐요

그대 떠난 오늘 하루가 견딜수없이 길어요

날 사랑했나요 그것만이라도 내게 말해줘요

날 떠나가나요 나는 아무것도 할수 없어요


이 영화 초반부 헤어진 연인을 둔 주인공들은 이런 모습을 보인다. 그런데 좀 다른 건, 재회의 과정이었다. 다시 만난다는 게 얼마나 힘든 지 믿을 수 없는 통계를 대며 부담스러워 하면서도 결국 다시 만나기로 한다.

 

 


사랑은 할 때보다 헤어짐을 염두 해두어야 한다는 말은 현재 사귀는 커플들에겐 들리지 않을 말이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보면 그게 왜 그렇게 가슴에 와 닿는지 모르겠다. 서로에게 맞지 않는 사람들이 만나 지금까지의 만나오면 만들어왔던 추억을 허물고 잊기 힘들어 그냥 버티는 거라면 그런 사랑이 얼마나 지속될까 아니 진짜 자기 사랑이 오는 걸 막아서고 있다는 걸, 차라리 길을 터주는 편이 낫다. 매정한가? 사랑의 이면은 그런 매정함이 자리하고 있으니, 이 영화는 지금 사랑하는 사람들에겐 경계(警戒)의 의미로, 이미 헤어진 경험을 가진 사람들에겐 쓰라린 과거에 대한 회고(回顧)의 의미로 받아들여 질 것 같다. 영화에서 사랑은 로또같은 거라 하는데, 몇 백만 분의 일의 확률이라도 매주 당첨자가 나오니까 우리 사랑도 그것처럼? 허나 사랑은 로또가 아닌 만기없는 정기저축 같은 거라 말하고 싶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장르 레알 연애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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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의 온도 (2013)

9.7
감독
노덕
출연
이민기, 김민희, 최무성, 라미란, 하연수
정보
로맨스/멜로 | 한국 | 108 분 | 2013-0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