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가족의 나라 - 헤어지면 다신 만나지 못함을 알기에...

효준선생 2013. 3. 10. 07:30

 

 

 

 

 

  한 줄 소감 : 양영희 감독 曰 "깨진 가족이라도 가족은 가족이라는 말이 와닿는다. "

 

 

 

 

 

이니치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있다. 한국에서는 재일동포라 하는 그들. 한국에서 출발해 지금은 일본에 착근해 살고 있는 그들에겐 한국인이 쉽게 공감하기 어려운 정체성의 문제를 안고 산다. 바로 이들 자이니치 출신 감독들의 영화를 보면 그게 국적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걸 금방 눈치 챌 수 있다.

 

 


축구선수 정대세, 지금은 한국 프로축구 구단 선수로 올 시즌을 준비하고 있지만 그는 몇 년전에는 “북조선”을 대표해 국가대표 축구선수로 뛰었고 지금도 그의 국적은 그곳이다. 하지만 그는 인생 대부분을 일본에서 성장했고 일본어가 가장 편하게 구사할 수 있는 언어라 했다. 이렇게 주어진 신분, 몸과 마음, 그리고 지금이라는 몇 가지 조건에서 보면 그는 과연 누군인가? 그에게 단순히 국적만으로 그의 정체성을 재단할 수 있겠는가?

 

 


영화 가족의 나라는 바로 이들, 북조선에 경도된 어느 재일동포의 가정을 배경으로 어려서 북송된 아들의 임시 귀환을 사건으로 가족이 보여주는 심란함을 소재로 한 극 영화다. 극 영화라 하지만 연출을 맡은 양영희 감독의 실제 경험담이며, 극중 리애가 바로 그녀의 현신(現身)이다. 열 여섯, 아버지의 강권에 못 이겨 “지상낙원”으로 가는 배에 올라탄 오빠, 그러나 지금은 뇌종양을 앓고 있는 환자의 모습으로 무려 25년 만에 돌아왔다. 그러나 오빠 곁에는 감시원이 붙어있고 그가 머물 수 있는 시간도 고작 3개월이다. 그 와중에 가족들의 분분한 의견은 그들을 힘겹게 만들고, 첫사랑과 조우한 오빠는 속내를 털어놓지 못한다.

 

 


영화에선 구체적으로 적시하지 않았지만 북조선 내부의 변고에 따라 해외에 나가있는 임시 체류자들의 송환이 시작되고, 제대로 병치료도 하지 못한 오빠 역시 급하게 돌아가야 하는 신세가 된다. 이렇게 헤어지면 어쩌면 다시는 못 만날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가족들은 노심초사하고 그 이후 대처 방법에 대해서는 역시 일본에서 오래 살았던 관습다운 모습을 보여준다.

 

 


한국의 양익준 감독이 영화에서 북한에서 내려온 감시원 “양동지”로 선을 보이는 데 그를 모르는 사람은 진짜 그쪽 사람을 캐스팅한 건가 할 정도로 거의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자신들이 선택한 자신들의 문제가 개인의 문제에 국한되지 않는 건, 그들의 존재자체가 어쩌면 한민족의 근현대사와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일제의 침략과 점령, 이어지는 한국전쟁, 분단 국면, 이념문제등이 얽히면서 만들어 놓은 기형적인 구조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은 그 어느 쪽에서도 적극적으로 응원해주지 않는 상황 하에서 힘든 싸움을 하고 있다. 그 싸움을 편들거나 질책하기 조차 쉽지 않은 형편이지만 영화를 보는 것으로 통해 이해라는 가장 최소한의 지지만큼은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장르  리얼 드라마

  수입 배급 미로비젼

  마케팅 홍보 올댓시네마

 

 

 

 

 

 

 

 

 


가족의 나라 (2013)

Our Homeland 
9.5
감독
양영희
출연
안도 사쿠라, 이우라 아라타, 양익준, 미야자키 요시코, 쿄노 코토미
정보
드라마 | 일본 | 100 분 | 2013-0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