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차이니즈 조디악 - 남의 나라 문화재를 경매로 사고팔다니

효준선생 2013. 2. 27. 08:00

 

 

 

 

 

 

  한 줄 소감 :  성룡의 액션 영화를 계속 볼 수 있다는건 보너스를 받은 것 같은 느낌이다.

 

 

 

 

 

금으로부터 150여 년전인 1860년 영국과 프랑스 연합군은 북경으로 진입했다. 그들이 여기까지 온 이유는 차치하고 그들은 확실에 뭔가에 홀린 듯 굴었다. 국경을 마주하지도 않았던 머나먼 외국땅에서 그들이 할 수 있는 건 별로 없었다. 이미 오랜 시간동안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그랬던 것처럼 그들은 중국 땅에 들어와 노략질이나 해가면 그만이었다. 당시 북경 최대의 볼거리는 자금성이 아니라 서북 외곽에 자리하고 있었던 원명원이었다. 그들은 이곳으로 들어와 청나라 황제들의 손길이 닿아 있던 각종 보화를 하나도 남김없이 챙겼고 그래도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죄없는 건축물에 불을 질러 버렸다. 중국인들에게 그들은 마녀 혹은 악귀였다.

 

 


2013년, 북경 원명원은 그렇게 서구 열강의 깡패들이 들어와 훼멸하고 간 그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이곳에 직접 가 본 소감은 안타까움과 소위 문화대국이라고 자랑하는 그들의 몰상식에 대한 애처로움이었다. 그건 수많은 문화재를 약탈당한 한국인이기에 느끼는 일종의 동병상련일지 모른다.


영화 차이니즈 조디악은 그저 성룡이라는 코믹 액션 배우가 만들어 놓은 오락 영화지만 허투로 넘길 내용은 결코 아니었다. 2009년 2월 25일 프랑스 경매회사인 크리스티에는 독특한 물건 두 점이 경매를 기다리는 사람들 앞에 놓여졌다. 바로 100여 년전 그들의 선조들이 남의 나라에서 훔쳐온 12지 신상 중의 쥐와 토끼의 그것이었다.

 

 

 

 

반응은 현지가 아닌 중국에서 더 뜨겁게 달아올랐다. 약탈한 남의 나라 문화재를 사고 팔 수 있냐는 것이었다. 영화에서도 이 문제를 두고 시위를 하는 일군의 시위대가 나오는데 관련이 있는 장면들이다. 현재까지도 12개의 신상 중에서 5개는 중국에 5개는 프랑스에 그리고 나머지 두 개는 오리무중이라고 한다.


영화는 전문 절도단이라고 할 수 있는 성룡과 그 일당을 주인공으로 값비싼 물건을 훔쳐내는 조건으로 거액을 받아 챙기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돈만 받으면 목적물이 무엇이든 개의치 않았던 그들이 소위 차이니즈 조디악을 훔치는 과정을 통해 중국인으로서 해야할 소명의식에 대해 서서히 깨닫게 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얼핏보면 중화의식의 고취라면서 마뜩치 않을 수도 있지만 얼마전 일본에서 한국으로 건너온 불상을 보면서 교묘하게 겹치는 부분을 발견할 수 있었다.

 

 


소위 법률가라는 사람들이 나서서 그들이 훔쳐갔다는 증거를 제시하지 못한다면 제 아무리 이 나라 땅에서 만들어진 보물이라고 해도 다시 돌려주어야 한다며 목청을 높이는 걸 보면 그들은 불상을 하나의 생김새로만 보는 셈이다. 불상을 만들기 위해 혼을 불어 넣었을 어느 장인의 노고와 그 오랜 세월 불상을 감싸고 있었을 역사의 흔적들은 간과한 셈이다. 설사 소유주는 일본의 어느 사찰이라고 해도 불상이 가진 가치만큼은 우리의 그것을 능가할 수는 없을 것이다.


12지 신상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보기엔 청동 彫像에 불과한 그것을 덩어리로만 보면 얼마든지 똑같은 걸로 만들어 제 자리에 갖다 놓으면 그만일 것이다. 하지만 약탈이라는 치욕의 역사, 망국으로 이끈 도화선이 된 역사의 증인이라는 점에서 중국인이 보는 12지 신상은 외국인으로서는 이해 안될 부분인 것이다.

 

 


다행히 영화에선 프랑스 사람들 몇몇이 문화재는 제 나라에 돌려주어야 마땅하다고 주장하는 장면도 나오고, 성룡 역시도 몸을 사리지 않고 지키려 하는 걸 보면 그가 요즘 실제에서 보여주는 몇몇 활동과 관련해 이 영화를 오로지 재미로만 찍은 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해준다. 이런 저런 이유로 이 영화가 중국 현지 개봉당시 열화와 같은 반응을 얻었다는 건, 그만큼의 의미를 중국 관객들이 가슴으로 받아들였다는 증거다.


재미있는 건 한국 배우 권상우가 성룡과 그 일당의 하나로 나오고, 지금은 스티브 유라는 이름이 낯설지 않은 유승준이 해적단으로 등장하는 장면도 볼 수 있다.      

 

 


차이니즈 조디악 (2013)

12 Chinese Zodiac Heads 
8.2
감독
성룡
출연
성룡, 권상우, 요범, 장람심, 요성동
정보
액션, 어드벤처 | 중국 | 123 분 | 2013-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