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킬러조 - 가족 해체 시대를 경고하다

효준선생 2013. 2. 21. 07:30

 

 

 

 

 

   한 줄 소감 : 보이는 폭력과 선정성보다 왜 이렇게 막장으로 살아야 하나싶어 안쓰러웠다

 

 

 

 

 

화 킬러조를 보고 난 느낌은 이랬다. “숭하다”. 강원도 사투리로 "흉하다"라는 의미다. 그런데 “흉하다”라는 표준어 보다 이게 영화 킬러 조에 딱 어울린다. 그도 그럴만 한게 현실에서 이런 가족, 이런 일이 있을 수나 있어 라고 고개를 젓는 순간, 어느 일간지 가십란에 실린 믿을 수 없는 이야기들의 한 조각이 기억 한 편에서 두둥실 떠오른다. 가족은 해체되고 그 일원은 뿔뿔이 흩어지는 세태, 혼자 살아남아 내 가족을 찾아봐도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가족"이라는  단어는 이 영화의 주인공들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미국 서부 텍사스의 슬럼가, 집이라고 부를 수도 없는 컨테이너를 개조한 공간, 어딘가 좀 덜떨어진 듯한 아버지와 어린 시절 엄마로부터의 폭행으로 역시 나사풀린 듯한 여동생과 살고 있는 청년 크리스, 딱히 하는 일도 없고 경마 도박을 하다 진 빚으로 쫒기는 중이다. 결국 돈이 필요하다는 건데, 이 집구석에서 돈이 나올 만한 곳은 눈 씻고 찾아봐도 없다. 그 와중에 급한 건 아들 크리스로 그는 아버지에게 생모이자 지금은 다른 남자 품에 안겨 있는 여자를 없애고 보험금을 타내자는 어처구니없는 제안을 한다. 아버지란 사람은 한 술 더떠 아들에게 그리하도록 하고 여기에 고용된 사람이 바로 조 쿠퍼라는 인물이다.

 

 


이 영화의 발단은 결국 돈의 수요다. 돈이 있다면 킬러는 등장하지도 않았을 것이고, 그 돈이라는 것도 대부분은 노름빚을 갚아야 하는 돈이니 돈이 사람을 잡아먹는 셈이다. 현직 경찰인 조 쿠퍼가 왜 인명을 살상하는 알바를 뛰는 지는 설명이 부족하지만 그의 존재감은 확실하다. 거칠어 보이긴 해도 결코 경거망동하지 않는다. 그가 손을 쓴 장면은 딱 한군데다. 그런데 킬러조의 공포감은 그가 죽여야 할 대상이 아닌 오히려 의뢰인인 이들 가족들이 느끼게 된다.


이 영화는 애초부터 킬러조가 청부살인을 성사하고 돈을 챙기는 데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 막장 가족에 준하는 크리스의 가족을 보여주면서 몸만 같이 산다고 가족이더냐, 서로가 서로를 해하는데 아무런 거리낌도 없이 구는 요즘 가족의 모습을 그려보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 반증은 최소한 서른 후반쯤 되어 보이는 킬러조가 어린 여자 아이를 품에 안고 즐기는 장면에서 극에 달한다. 그녀는 크리스의 여동생이다. 사정이 있어 열 두살 여동생이 당하는 데도 이들은 태연하다. 거꾸로 돌려 말하자면 그 관계 맺음으로 인해 킬러조 역시 이 집의 일원이 된 셈이다. 킬러 조가 현직 경찰에 고용인인 것과 상관없이 그는 이 집의 사위가 된 셈이며 자신이 챙겨야 하는 돈을 빼돌린 중죄인인 크리스의 계모마저도 장모로 섬겨야 마땅하다. 그러나 이들은 그런 관계맺음은 싸그리 무시한다.

 

 


영화를 보고 나니 이런 생각이 든다. 하루 일을 마치고 고단한 몸을 이끌고 집에 돌아 갔을 때 누가 자신의 귀가를 맞아 주던가 새벽에 일나가 밤에 들어온다는 이유로 하루에 단 한마디도 나눠 보지 못하는 일개미같은 가족 구성원의 현실이 결국 이런 막장 가족을 양산해내는 현실이 아닌가 하는. 킬러조는 누군가를 없애 달라고 고용할 때 필요한 존재지만 어쩌면 늘 우리 곁에 보이지 않게 존재하는 “놈”이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장르  스릴러

   수입  도키엔터테인먼트

   배급  예지림엔터테인먼트
   홍보/마케팅  무비앤아이 / 클루시안
 

 

 

 


킬러조 (2013)

Killer Joe 
8.1
감독
윌리엄 프리드킨
출연
매튜 매커너히, 주노 템플, 에밀 허쉬, 지나 거손, 토마스 헤이든 처치
정보
스릴러 | 미국 | 103 분 | 2013-0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