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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라스트 스탠드 - 최후의 보루가 된 어느 베테랑의 외침

효준선생 2013. 2. 14. 07:30

 

 

 

 

 

   한 줄 소감 : 퓨전 서부극에 멋진 자동차와 각종 화기들, 거기에 블랙 유머까지 마음에 든다.

 

 

 

엇보다 한국 감독의 헐리웃 진출작으로 관심을 모은 영화 라스트 스탠드가 찾아왔다. 미국에선 이미 개봉했고 그 성적에 대해서는 다 알고 있는 상황에서의 한국 개봉이 부담스럽지 않을 리 없을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꽤나 재미있었다. 미국에서 사고치고 멕시코로 내빼려고 하는 마약왕을 변경지역 일개 보안관과 그 부하들이 막아선다는 스토리는 둘째 치고 튜닝을 한 슈퍼카가 지축을 울리듯 웅웅거리고 각종 총기류가 난사되는 장면은 일단 스트레스 해소용으로는 제격이다.

 

 

 

영화 라스트 스탠드는 마약왕과 졸개들, FBI, 보안관과 수하직원등 세 개의 이야기 축으로 나뉘어 톱니바퀴처럼 맞물리게 짜놓았다. 그런데 그 조합이 어느 순간부터 헐겁게 느껴져 일대일 대응으로 전환되고 그 이후엔 상당히 좁은 영역 안에서의 접전으로 변질되고 만다. 그 넓은 땅덩어리를 가진 미국에서 그렇게 공간을 한정시킨 것은 촬영 여건의 문제로 보인다. 마약왕의 탈출 과정만 따라가면 그게 바로 로드무비가 되는 셈인데 고속질주말고는 그 과정에서 벌어진 사건이라는 건 바리케이트로 막아 선 경찰차를 일거에 쓸어버리고 유유히 달아나는 장면과 투입된 특공부대의 차량 두 대를 별다른 충격도 없이 전복시켜버린 정도였다.

 

 


우리가 이 영화를 기대한 한 가지 요소는 바로 오래전에 은퇴한 것으로 알고 있었던 슈왈츠제너거의 복귀라 하겠다. 전과 비교할 수 없이 노쇠한 표정의 그였지만 걱정을 불식시키듯, 장면마다 “역시 아놀드”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카리스마를 선보였다. 상대배우들이야 그에 비하면 손주뻘이지만 그런 배우들을 이끌고 노익장을 자랑하는 그에겐 이 영화에서 맡은 캐릭터 자체에서 승부를 걸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을 것 같았다. 과거 사건에 휘말려 부하들을 잃고 자신 역시도 총상을 입고는 이 시골마을 보안관이 된 전직 형사. 그런 그에게 희대의 강력범이 눈 앞에서 지나간다는 데 가만있을 리 없지 않은가.

 

 


불의와 타협하는 인간이 있는 반면, 조용히 살겠다면서 과거의 짐을 내려놓았던 인물이 분기탱천하는덴 큰 이유가 있을 리 없었다. FBI가 수선을 떨면서도 잡지 못한 탈주 마약왕을 다 늙어 빠진 보안관에게 맡겨버린 것 자체가 아놀드 슈왈츠제너거나 혹은 그 연배쯤 되는 어르신들에게 바치는 헌정이 아니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뒷방 노인네 신세로 전락하기 일쑤인 그들의 에너지를 사회정의를 구축하는데 쓴다는 건 마땅히 환영받아야 할 일이다. 

 

 


이번엔 마약왕의 이야기를 해보자. 어찌나 극악한 인물인지 라스베가스에서 잡혀 모처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정말 희한한 방법으로 탈출에 성공하는 그, 경찰 내부 인물을 매수해 결탁하는 것도 모자라 아예 국경을 날아서 넘어갈 생각을 한다. 그 바탕엔 역시 돈이 아니겠는가. 이 영화에선 그 한 사람을 위해 목숨까지 내버리는 수많은 “애들”이 등장한다. 충성심, 이런 건 아닌 것 같다. 슈퍼카가 지나갈 수 있도록 길을 내는데 목숨마저 내놓는 그들의 행동을 보니, 저렇게 자신을 위해 애를 써주는 사람이 있는 걸 보니 좋은 마음만 먹는다면 더 잘 살 수 있을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다리 하나만 건너면 두 다리 뻗고 잘 수 있는 세상으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탈출을 감행한 남자와 배수의 진을 치고 자신의 명예, 연륜과 트라우마를 총 동원해 막으려 하는 또 한 남자의 대결. 서부극의 장면들이 여러 곳에서 보이는 걸 보면 나란히 서서 누가 먼저 총을 뽑아드나를 시합하는 게임처럼 보이기도 했다. 누가 이겼을까? 선과 악이 분명한 영화이긴 한데, 승부의 결과보다 “헐” 소리가 절로 나는 충격 시퀀스가 흥미로운 영화 라스트 스탠드였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장르  서부극의 냄새를 풍기는 액션 로드무비

  수입 배급 데이지 엔터테인먼트 / CJ엔터

  홍보 앤드 크레딧

 

 

 

 


라스트 스탠드 (2013)

The Last Stand 
8.8
감독
김지운
출연
아놀드 슈워제네거, 포레스트 휘태커, 조니 녹스빌, 로드리고 산토로, 제이미 알렉산더
정보
액션 | 미국 | 107 분 | 2013-0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