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디 아더 맨 - 내 아내를 사랑한다는 남자에게

효준선생 2013. 2. 10. 09:00

 

 

 

 

 

 

  한 줄 소감 : 사랑과 전쟁은 저들 나라에도 있는 모양이네

 

 

 

 

 

생을 나만의 반려(伴侶)라고 믿고 살았건만 알고보니 내가 아닌 다른 사람도 사랑하고 있었다는 아내의 진실을 알게 되었을 때 남자의 마음은 어떨까 영화 디 아더 맨은 사랑했던 아내의 죽음이후에 불어 닥친, 믿기 어려운 이야기를 받아들이는 한 중년 남자의 고백이다.  

 

 


아내가 암으로 죽고 그녀의 유품을 정리하면서 우연찮게 노트북 속의 사진들을 발견하게 된 남자. 자신이 아닌 다른 남자의 사진을 보게 된 그는 처음엔 분노 그 이상의 감정이었다. 회사 동료에게 총을 구해달라고 하질 않나 거래처 직원을 오해하며 험담을 퍼붓질 않나 제 정신일리 없다.


어렵사리 아내와 사랑을 나누었던 그 남자를 찾아 이탈리아 밀라노로 간 그는 그 곳에서 자신의 자리를 절반 정도 차지하고 있었던 남자를 만나면서 조금씩 이성을 되찾는다. 그리고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아내 대신 그가 해야할 역할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부부의 연으로 만나 즐거우나 어려우나 늘 함께 나눈다고 생각이 들때야 말로 자신의 반쪽이 있기에 힘이 되는 법인데, 하루아침에 그 믿음이 산산조각이 났을때의 감정은 충분히 공감이 되었다. 외투 자락을 날리며 흥분을 하는 거구의 리암 니슨의 모습은 가까이만 가도 범접할 수 없는 카리스마가 느껴질 정도였다. 그랬던 그가 스페인 출신의 젠틀하다 못해 다소 느끼한 캐릭터의 안토니오 반델라스와 일방적인 “떠봄”을 하면서 보여준 일련의 행동들은 단 한 방의 분노의 주먹보다 더욱 스릴이 있었다.


이런 경우가 되면 남자들은 자신의 자리를 빼앗겼다는 느낌이 들게 분명하다.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은 자기에게만 주어진 권리인데, 다른 남자가 그런 양분하고 있었다니, 사진 몇 장을 통해 본 아내의 행복에 겨운 모습은 그를 힘들게 했을 것이고, 만약 살아있기라도 하면 소리라도 지를텐데 이제 공허하기만 한 모양이다. 두 남자가 체스를 두며 상대를 저울질 하는 모습을 보면 금방이라도 폭발할 것 같은 위기감이 들었다. 한 남자는 모든 사실을 다 알고 있고 다른 한 남자는 앞에 앉은 남자가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의 남편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으니 말이다.

 

 


이 영화는 이탈리아의 풍광과 특유의 거리 모습이 잘 그려져 있다. 하지만 남녀간의 사랑이 아니라 가고 남겨진 사랑의 흔적을 거두고 싶지 않은 두 남자의 팽팽한 신경전이 펼쳐진 공간으로 사용되었다. 이중생활을 하면서도 마치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지금의 당신이라는 말을 두 번씩이나 하는 여자에게 뭐라고 할 말이 없다. 의심이 의심을 낳는 시절인지, 아니면 사랑에 빠지면 둘 다 갖고 싶은게 사람 욕심인지. 만약 아내가 아니라 남편이 죽고 알고보니 다른 여자가 또 그랬다는 설정이었다면 이 영화는 어떤 반응을 얻었을까?

 

 


같은 시간에 태어나지는 않았어도 같은 시간에 죽고 싶다는 말 이면에도 혹시라도 남겨진 비밀을 알고 싶지 않다는 마음가짐 때문은 아닐까. 알 수 없는 마음이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디 아더 맨 (2013)

The Other Man 
5.4
감독
리차드 에어
출연
안토니오 반데라스, 리암 니슨, 로라 리니, 로몰라 가레이, 아만다 드류
정보
드라마, 미스터리 | 영국, 미국 | 88 분 | 2013-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