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눈의 여왕 - 미워하는 마음은 어디서 오는 걸까요?

효준선생 2013. 2. 8. 07:30

 

 

 

 

 

   한 줄 소감 : 남매도 불쌍하지만 눈의 여왕이 더 불쌍했다

 

 

 

 

래전 北國의 어느 마을, 겉모습뿐 아니라 내면의 마음까지 볼 수 있는 거울을 만든 남자가 눈 폭탄에 쫒기고 있다. 간신히 집에 돌아왔지만 마치 자신을 노리는 저격수라도 되는 양, 쉴새 없이 몰아치는 눈보라에 그는 어린 남매만 남기고 아내와 함께 이승을 하직한다. 죽음의 사투 속에서 간신히 살아남은 누나와 동생은 헤어지고 고아원에서 눈칫밥을 먹는 누나 겔다는 동생을 찾아야 겠다는 일념으로 아빠의 유품인 마법거울을 들고는 정처없는 여정에 오른다.

 

 

 

안데르센의 동명 동화 눈의 여왕이 스크린으로 옮겨졌다. 제목에서 보이듯 이 영화의 배경이 되는 장소는 얼음과 눈이 지배하는 곳이다. 서늘한 은회색이 화면을 치장하면 누구라도 금새 얼어버릴 것 같은 분위기지만 어린 소녀와 그녀를 돕는 조력자들의 이야기를 따라나서다 보면 어느새 활기찬 어드벤처 액션물을 바라보게 된다.

 

천애고아가 된 뒤 헤어진 채로 성장하는 남매와 눈의 여왕에 의해 서로가 서로를 미워하며 죽이도록 조종당하는 바람에 종족이 몰살된 트롤족의 마지막 후예, 못되기로는 눈의 여왕 못지 않은 온실 여주인, 국민은 달랑 남매 둘 뿐인 어느 왕국의 왕, 그리고 눈의 여왕에 의해 바다가 얼어버리는 바람에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가 된 채 배 안에 갇힌 해적 모녀의 이야기가 순서대로 나열된다. 이 중엔 여주인공은 겔다를 해치려는 인물도 겔다를 진심으로 도와주려는 캐릭터도 있다. 대신 모두가 눈의 여왕에게 반감을 가지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렇다면 세상 모든 사람이 싫어하는 눈의 여왕은 정말 나쁘기만 한 인물일까? 눈의 여왕이 사는 곳을 비추자 그녀의 파리한 비주얼이 자못 시크해보였지만 한편으로는 무척 외로워보였다. 그도 그럴 수 밖에 없지 않은가 눈이 내리면 동네 강아지도 혀를 날름거리며 즐거워하던 때가 있고, 아이들은 눈만 오면 옷이 젖는 것도 괘념치 않고 눈싸움을 하는 장면을 떠올리면 눈의 여왕의 처지가 그렇게 된데에도 어떤 사연이 있지 않을까?

 

 

 

영화 눈의 여왕의 주인공은 어린 소녀 겔다지만 모든 사건의 발단은 눈의 여왕이 가지고 있는 일종의 증오심이다. 세상 사람들이 자신에게 호의적이지 않음을 직감한 소녀가 있었다. 늘 혼자였고 어느새 혼자 있는 시간이 더 이상 무의미하지 않을 나이가 되자 소녀는 혹독한 방법으로 세상의 모든 질시에 맞서려고 했다. 눈은 그런 의미에서 소녀에겐 최선이자 최후의 방어책인 셈이다. 더불어 소녀는 사람들이 서로를 미워하게 만드는 기술을 알고 있었다. 그렇게 소녀의 분노는 커졌고, 이제 선의의 피해자인 겔다와 그녀의 동생과 맞서게 되었다.

 

이 영화는 어렴풋하게 사람들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모두가 다 잘 지낼 수는 없지만 이유없이 배척해서는 안 될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어린 아이들이 한 아이를 왕따시킴으로서 심리적 쾌감을 느낀다는 무서운 조사를 접하고 보니 이 영화가 그저 그 옛날 동화 속의 이야기로만 보이지 않았다. 서늘한 기운은 차가운 이미지의 눈과 얼음이 아닌 바로 이 영화가 하고 싶었던 사랑과 우정에 대한 진리가 숨겨져 버린 후유증에서 나온 것이다. 그리고 그 후유증이 해소가 된 뒤의 웃음은 이 영화의 포인트다.

 

눈밭을 달려 내려오는 장면들에서 보이는 입체효과와 배우 박보영과 성우 최수민, 장광의 노고가 곳곳에서 빛을 발한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장르 어드벤처 애니메이션

   수입배급 씨씨에스미디어 / NEW

   홍보 호호호비치  

 

 

 

 

 

 

 

 


눈의 여왕 (2013)

The Snow Queen 
10
감독
블라드 바르베, 막심 스베쉬니코브
출연
박보영, 이수근, 최수민, 장광
정보
애니메이션 | 러시아 | 76 분 | 2013-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