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세인츠 앤 솔저 : 공수특전대 - 적이 아닌 친구로 만났다면

효준선생 2013. 2. 4. 08:00

 

 

 

 

 

   한 줄 소감 : 전쟁이 평범한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작은 리포트

 

 

 

 

1944년 8월 미국의 낙하산 부대가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에 떨어졌다. 지금은 장비도 발달하고 훈련도 잘 받아 그럴 리 없겠지만 당시로선 그들 중 적지 않은 병사들이 낙하과정에서 사망하곤 했던 모양이다. 영화 세인츠 앤 솔저 : 공수 특전대의 주인공도 그런 경우였다. 간신히 목숨을 건진 3명의 대원들은 독일군을 만났다가 간신히 살아나고 목적지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우왕좌왕하는 상황에 처한다. 


전쟁은 슬픈 일이지만 영화 소재로는 더 없이 고마운 존재다. 그동안 수많은 전재영화들은 감독이나 제작자의 생각에 따라 다양하게 변주되어 왔다. 전쟁 그 자체에 포커스를 두고 사실감 넘치는 배틀 장면을 채워넣거나 혹은 전쟁터에서 총을 상대를 향해 겨눠야 하는 병사들의 심리에 주안을 둔 작품들도 있었다. 이 영화는 대체로 후자에 가깝다.


서로 모르는 상황에서 계급도, 직속 부대원도 아니지만 그저 자신을 죽이지 않을 거란 믿음 속에서 한편이라는 사실은 언제 죽을 지도 모르는 전쟁터에서 동지가 될 수 있었다. 그들 뿐만 아니다. 독일에 밀려 제 나라 땅 일부를 빼앗기고 가족을 잃은 프랑스 군들도 이들과 합류하게 된다.


몇 차례의 국지전을 통해 전쟁 영화임을 보여주지만 이 영화를 쏘고 죽이는 배틀무비로 보기엔 무리가 있어 보였다. 終戰을 1년 정도 남긴 시점에서 비교적 한가로운 모습이 보이기 때문이다. 마치 프랑스의 전원을 만끽하는 평상시의 순찰군의 모습처럼 보였다. 그보다는 영화 오프닝과 엔딩에 수미상관처럼 등장하는 죽은 자의 손에 남겨진 한 장의 사진이 이 영화의 주제의식을 보여준다. 적군에 의해 죽은 자의 딸은 다시 그들을 향해 총부리를 들이밀고 그렇게 죽은 자의 동생역시 전쟁터에서 불귀의 객이 되고 만다는.

 

영화 후반부 독일 장교가 미국 사병을 위해 치료를 하고 먹을 것을 나눠주는 장면이 나온다. 이 남자, 영화 중반에 미국 병사에 의해 살아난 좀 어리버리한 모습의 그였는데 말도 잘 안통하는 미국 병사에게 인도적인 언사를 끄집어 낸다. 어쩌면 그 역시도 살 날이 멀지 않았음을 직감했는지도 모른다. 뚱딴지 같지만 이들이 마지막 식사가 될 지도 모를 빵 한 조각을 나눠 먹는 장면에서 그들이 적이 아닌 올림픽 선수로 만났다면 어땠을까 싶기도 했다.


전쟁은 누군가를 위해 내가 모르는 사람을 죽여야 하는 인간에게만 존재하는 잔인한 게임이다. 맨주먹이 아닌 인간의 지능이 만들어 낸 총기를 들고 살육을 하는 장면이 연이어 나오며 군복만 벗으면 아무 것도 아닌 젊은이들일 텐데 하는 생각, 소수의 헤게모니를 위한 相殘, 더 이상 있어서는 안 되겠다. 영화를 보고 나면 그런 생각이 든다. 

 

 

 

 

 

 

 

 

 


세인츠 앤 솔저 : 공수특전대 (2013)

Saints and Soldiers: Airborne Creed 
9
감독
라이언 리틀
출연
코빈 알레드, 데이빗 니블리, 링컨 호프, 제슨 와이드, 니첼 에이든
정보
전쟁 | 미국 | 96 분 | 2013-0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