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문라이즈 킹덤 - 12살, 사탕보다 사랑이 어울릴 나이?

 

 

 

 

한 줄 소감 : 독특한 질감, 독특한 카메라워크, 독특한 소재의, 늘상 보던 영화는 아니다

 

 

 

 

작곡가 벤자민 브리튼의 청소년을 위한 관현악 입문 (The Young Person`s Guide to the Orchestra Op.34 )을 들려주는 것으로 영화 문라이즈 킹덤은 시작된다. 현실에서 과연 존재할까 싶은 색감과 구조의 집, 그리고 이어지는 판타지스러운 보이스카웃의 야영장, 대체 이 영화의 배경은 어디란 말인가 그리고 아이들이 대거 등장하며 어떤 이야기를 하려는 걸까 한동안은 어리둥절했다.

 

 

12살의 나이가 되면 2차 성징이 슬슬 나타나는 시점이다. 이성에 대한 호기심이 하루가 다르게 커지고 또래 아이들과 성적 농담을 주고 받다 보면 어느새 얼굴엔 홍조가 나타난다. 그렇다고 그 느낌을 외부로 표현할 방법도 마땅치 않다. 어른들에게 물어보기도 민망하다. 혹시 병이라도 걸린 것은 아닌지 무섭기 조차 하다. 그런 심리적 변화가 행동면에서 위축이 되거나 혹은 외부의 자극에 과잉 반응을 하기도 한다. 어른들은 그저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정의하며 개개인의 성향을 일반화해버린다. 아이들은 거기에 하나로 재단되며 그렇게 사춘기는 지나간다.

이 영화의 주인공인 12살 샘과 수지의 경우를 보자. 둘다 이른바 결손가정의 아이들이다. 부모가 없는 샘과 편모슬하의 수지, 학예회를 준비하다가 마주친 그들은 첫눈에 느낌이 왔고, 함께 도망치기로 작정을 한다. 여기까지만 보면 무슨 불량 청소년들의 일탈기처럼 보이지만 이 영화는 그들의 탈출기를 동화 속 한 장면으로 그려넣었다. 그만큼 파스텔 톤의 배경과 아이들이 탈출하면서 보여주는 천진난만함은 여전히 아이는 아이임을 정의하는 수단으로 활용한다. 무거운 동화책을 트렁크 가득 담아온 수지와 제법 프로 캠핑보이의 티를 내는 샘을 보면서 그럴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배경이 되는 뉴 펜잔스 섬은 가공의 장소다. 소년과 소녀가 폭이 좁은 강을 건너고 야영을 하고 노을을 바라보고 수영을 하고 가슴 뛰는 입맞춤을 하는 장면 모두가 그들에게는 심리적 결손을 메울 수 있는 보충제의 역할을 하는 공간으로 등장한다. 일종의 선물인 셈이다. 하지만 그런 그들을 그냥 내버려두려 하지 어른들의 조급함은 아이들에겐 방해가 될 뿐이다. 물론 그들의 편에 선 어른도, 특히 샘을 시설에 보내버리겠다며 무시무시한 겁박을 하는 사회복지사도 있다.

 

 

아이들스러운 도피행각을 재차 감행하는 샘과 수지, 그리고 어른들의 추격전, 뜻밖의 홍수와 댐의 범람으로 그곳에 사는 모든 사회구성원의 관계를 헤집어 놓기라도 하듯 난리가 나는 영화 말미, 감독은 다소 편한 결론을 내린다. 아이들은 결국 그들을 이해하는 어른들과 함께 할 때 가장 행복할 것이라는. 그럼 이 영화는 계도의 영화인걸까 그렇게만 보기 힘들다. 때가 좀 일러보이지만 우린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과만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할때가 있을 것이다. 그곳이 비록 허름한 寒舍나 陋室에 불과할지언정 함께 있을 수 있다면 그곳이 스위트 홈인 셈이다.  

 

 

엔딩에선 알렉산드르 데스플라의 The Heroic Weather 가 흐르는데 각각의 악기들이 하나씩 등장한다. 마치 하나의 악기가 이 영화에 나왔던 아이들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혼자서도 연주는 가능하지만 모두가 협주할 때 더욱 아름다운 소리를 만들어 낼 수 있음을 보여주듯이. 이 영화는 유독 음악이 많이 등장한다. 1965년을 시대 배경으로 해서 그 당시의 올드 팝과 클래식들도 많이 흘러 나온다. 엔딩이 끝날 때 까지 자리를 지키고 들어보면 좋을 것 같다. 

 

 

 

 

장르 판타지 성장 드라마    수입 배급  영화사 진진    마케팅  클루시안

 

 

 

 

 

 

---

문라이즈 킹덤 (2013)

Moonrise Kingdom 

8.4

감독

웨스 앤더슨

출연

브루스 윌리스, 에드워드 노튼, 빌 머레이, 프란시스 맥도먼드, 틸다 스윈튼

정보

어드벤처 | 미국 | 94 분 | 2013-01-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