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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더 피플 아이브 슬렙 위드 - 애 아빠 찾기 보다 더 중요한 것(19금 리뷰)

효준선생 2013. 1. 30. 01:23

 

 

 

 

 

  한 줄 소감 : 다양성 측면에선 이런 류의 영화도 나쁘진 않건만...

 

 

 

 

 

 

영화 더 피플 아이브 슬렙 위드라는 긴 영어 제목을 발음 그대로 한국어로 옮긴 이유는 제목이 가진 낯 뜨거운 의미 때문일 게다. “나랑 잤던 사람들” 이렇게 영화 제목을 달 수 없으니 말이다. 그럼 영화 내용도 제목처럼 그렇고 그런 걸까? 맞다. 이 영화의 주인공 안젤라는 중국계 미국인 2세다. 아버지의 행색을 보아하니 세탁소나 중국집 딸은 아닌 것 같고 살만큼 사는 집 여식인 듯 한데, 밤이면 밤마다 잠자리 파트너가 바뀌는 게 흠이다. 개인적인 성적 취향을 가지고 왈가왈부하긴 그렇지만 그렇다고 이 영화 자체를 섹시 코미디쯤으로 치부하기엔 설명이 안 된 부분이 없지 않다. 차라리 이 영화는 심리학적 관점에서 보는 편이 맞는 다고 보았다.

 

 

 


아이가 생기고 태어난다 한들, 만약 원 나잇 스탠드의 커플이었다면 남자는 알 길이 없다. 물론 안젤라 같이 자유분방한 여자로서도 애매하긴 마찬가지다. 그런데 진짜 생겼다. 아이가. 이 영화는 바로 이 부분, 매번 파트너를 바꿔 가며 잠자리를 갖던 안젤라가 아이가 생긴 뒤, 고민은 아이를 나을 것인가 말 것인가가 아닌 도대체 누구의 아이일까였다. 그래서 그녀가 잠자리를 할 때마다 찍어놓은 상대방 사진과 간단 메모를 보면서 가장 가능성 있는 다섯 명을 골라 놓은 뒤 한 명씩 찾아가 상황을 설명하고 부지불식간에 증거가 될만한 것들을 챙긴다.

 

 

 


증거란? 바로 친자 확인에 필요한 것들이다. 처음엔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가 나중에 상대방에게 아이가 생겼다고 넌지시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는데 웃기는 건 한 명을 제외하고는 별로 놀라지도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그 한명도 이미 약혼녀가 있었기에 그런 반응이었는데 며칠 만에 그 약혼녀와 파혼하고 쪼르르 안젤라에게 달려온 걸 보면 그녀에겐 분명한 매력이 있는 걸로 보인다.


여자의 육감은 바로 이런 점에서 발휘되는 모양이다. 한편으로는 부지런히 증거물을 채취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 중에 가장 끌리는 남성에게 적극적으로 대쉬를 한다. 그러면서도 만의 하나 아이의 아빠가 아닐 경우를 생각해 망설이는 장면에서 그녀가 진짜 하룻밤을 위한 모두의 “그녀” 였었나 하는 느낌이 들게 한다.

 

 

 


그녀의 친구로 게이 친구가 나오는데, 그는 자신의 사랑을 찾아 부지런을 떠는 한편 안젤라의 아기 아빠 찾기 프로젝트에도 적극 나선다. 이 영화는 한 여자의 거침없는 성행위 행각을 드러내 자극이나 혹은 교훈을 주려는 내용은 아니다. 사랑의 결실이 자기 몸 안에서 꿈틀거리기 시작하면서 비로소 진짜 사랑하는 사람을 “찾기”란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영화다. 안젤라의 선택은 틀릴 수도 있다. 그리고 상대방 남자도 그런 안젤라가 확실히 부담스러울 수 있었을 것이다. 대개의 남성들의 모습이 그러하다고 하니, 주춤거렸을 법도 하건만, 안젤라는 결혼이라는 굴레로 남자를 가두기보다 아이의 출산이 더 간절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녀에게 사랑은 남자가 아닌 자신을 반 닮은 아이일 수도 있을 테니.

 

 


아기 아빠의 후보자들의 면면 중엔 한국인(랜달 파크 분)으로 나오는 캐릭터도 있다. 약간 스토커같은데 그래도 아이가 생겼다는 말을 듣고는 어찌나 좋아하는 모습을 보이던지, 피는 못속이는 것 같다. 참, 이 영화는 피와 관련이 있다. 안젤라가 중국계 배우인 카린 안나 장이고 상대 배우도 중국계인 아키 카오다. 물론 감독도 중국계다. 이민자 후예들이겠지만 그래서인지 동양적인 가치관도 영화 곳곳에서 적지 않게 보인다. 처음 보는 배우들인데도 보다보면 매력적으로 보인다.  롯데시네마에서만 살짜쿵 개봉.(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더 피플 아이브 슬렙 위드 (2013)

The People I've Slept Wi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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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쿠엔틴 리
출연
카린 안나 정, 윌슨 크루즈, 아치 카오, 린 첸, 제임스 시게타
정보
코미디, 드라마 | 캐나다 | 95 분 | 2013-0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