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대마술사 - 눈이 아닌 마음을 열어야 보인다

효준선생 2013. 1. 27. 09:00

 

 

 

 

 

   한 줄 소감 : 북경 오래된 뒷골목에서 헤매던 시간이 그립구나

 

 

 

 

 

1920년대로 시계추를 돌려보자 장소는 중국 북경의 南城의 거리, 지배층인 만주족이 몰려 살던 천안문 이북과 달리 서민층이 다수인 이곳엔 권력을 놓친 한족과 서역인들, 그리고 외국에서 몰려온 다수의 장사꾼들이 북적거리던 곳이다. 사람들이 몰리는 곳엔 물건들이 사고 팔리고 이들을 위한 유흥가도 빠질 수 없었다. 만주족의 눈치 볼 것 없는 것 중의 하나가 문화였다. 공죽(중국식 요요)과 쾌반을 쳐가며 흥을 돋우던 사람들이 있다면 비교적 전문 기술이랄 수 있는 마술이나 서커스는 그 당시 최고의 볼거리였다. 남성에는 이런 공연을 위주로 식사와 음주가 가능한 공간이 여럿 있었는데, 세상 시름을 잊게 하는데 그 보다 즐거운 일은 없었다.


영화 대마술사는 바로 이때의 이야기를 스크린으로 옮긴 작품이다. 마술사로 등장하는 배우 양조위는 이 영화에서 마술사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해 별도로 마술 기술을 배웠다고 하며 제법 그럴 듯 한 마술이 여럿 선을 보였다. 하지만 이 영화는 마술의 기교를 소개하는 영화는 아니다. 당시 시대의 혼란기를 이용해 권력을 움켜쥐고 있던 군벌과 마술사의 첫사랑이야기들이 얽히며 제법 줄거리가 가득한 영화로 보였다.


중국 영화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배신과 모반, 그리고 갈등 국면의 해결을 위해 갑자기 등장하는 초인적 능력의 인물등은 이 영화에서도 보인다. 그런데 이 영화는 군데군데 판타지적 요소가 적지 않다. 어설프나마 탱크가 등장하고 마술을 통해 공공의 적을 제거하려는 장면, 마술을 이용해 자신의 꿈을 떠올리는 사람들의 모습이 그렇다.


못된 인물로만 그려지던 군벌이 알고 보니 사랑에 있어서는 순진무구한 쑥맥이라는 설정과 혁명을 꿈꾸는 일군의 젊은이들의 모습을 통해 당시 시대상을 어렴풋하게 조명하고 있다.


마술이 주요한 소재인 영화다 보니 신기한 마술 장면이 자주 등장하는데 특히 그림마술이 눈길을 끌었다. 또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몇 가지 마술의 비법이 만천하에 드러나기도 하고 마술이 단순한 눈속임이 아닌 현실 속에서 존재하는 것임을 강조함으로써 힘든 시절을 사는 “낮은” 사람들에게 긍정의 힘을 부여하고 있다. 대마술사라는 호칭이 무색하게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얻는 데 자꾸 헛발질을 하는 양조위와 군벌로 나와 무뚝뚝하면서도 의리가 있는 유청운의 연기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대마술사 (2013)

The Great Magic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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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이동승
출연
양조위, 유청운, 주신, 염니, 오강
정보
미스터리, 스릴러 | 홍콩, 중국 | 128 분 | 2013-0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