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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배꼽 - 정작 자기만 모르는 가족의 파탄

효준선생 2013. 1. 26. 12:00

 

 

 

 

 

  한 줄 소감 : 모든 가족 구성원들이여 분기탱천할지어다

 

 

 

중심을 잡지 못한 채 흔들리는 양상이다. 아빠, 엄마, 누나, 남동생은 각각 이중생활을 한다. 집안 구성원 중 단 한 명도 이성적 판단을 하지 못한다. 그리고 들키지 않으면 에라 나도 모르겠다는 심정으로 버티기에 들어간다. 바로 바람이다.


영화 배꼽은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처럼 성적유혹이라는 외풍에 사시나무 떨 듯 떠는 한 가족의 아슬아슬한 외도의 기록이다. 즐길때야 천국이 따로 없지만 생각지도 못한 후유증이 생기면 언제 천국에 갔었는지 기억은커녕 지금 있는 이곳이 지옥처럼 느껴질텐데, 이 사람들 철면피가 따로 없다.


이런 가족은 절대로 존재할 수도, 존재해서도 안된다고 고함칠 사람이라면 이 영화 못 본다. 그런데 관계의 오묘함과 이들이 서로에게 양다리를 걸치며 풀어놓는 성적코드에 쉽게 포기 못할 재미가 있다. 또 등장하는 배우들이 이름만 대면 다 알만한 잘나가는 1급 탤런트라는 점이다. 천호진, 이미숙, 김효진, 김승우, 유태웅이라면 그 이름값만으로 상당한데, 이들은 왜 이 영화에서 속살을 드러내는 모험을 한 걸까?


이야기를 좀 돌려보자. 반려(伴侶)라는 단어가 이 영화에선 생경하다. 반려가 반려가 못되고 들러리가 되고 마니, 그런데도 알면서 속았다는 것으로 그냥 넘긴다. 알고 보면 우린 모르고 있는 것들이 너무 많다. 아니 가끔은 모르는 게 속 편할지 모르는 경우도 많다. 까발리고 싶은 욕구는 인지상정이지만 그게 본인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면 입에다 자물쇠 닫고 살면 그만이다. 비밀 하나 없는 사람없다. 영화 배꼽은 배꼽 아래이야기에 집중하고 있지만 더 중요한 건 뜨겁다는 가슴과 차갑다는 머리에서 나오는 잔꾀가 아닐까


이들 가족에게 한꺼번에 여러 아이들이 생기는 후반부에 이르면 기막힌 코미디가 따로 없다. 관계의 재정립을 따지다보니 머리가 아프다.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다.


그냥 팔장끼고 얼핏 봐도 막장 드라마의 시놉시스지만 현실에서 내 주변에는 얼마나 많은 사실들이 그냥 감춰진 채로 존재할까를 생각해보니 웃음이 난다. 엔딩 크레딧으로 사용한 사진 컷들은 이들 가족의 진면목을 정리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이 영화를 끝까지 볼 수 있었던 건 이들 배우들이 뭔가 보여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배꼽 (2013)

6
감독
박보상
출연
김승우, 이미숙, 천호진, 김효진, 지서윤
정보
코미디 | 한국 | 94 분 | 2013-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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