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데드폴 - 상처받은 가족들, 눈밭에서 충돌한 사연

효준선생 2013. 1. 26. 07:30

 

 

 

 

 

  한 줄 소감 : 눈서리가 치는 와중에 악몽의 추수감사절...음 

 

 

 

 

사회구조의 변화는 가정의 변화에서 시작된다. 4대가 한 집에서 살았던 전과 달리 지금은 1~2인 가구가 절반정도를 차지하는 초핵가족화 된 세상이다. 그럼에도 명절이 되면 개인들은 귀향을 한다고 그 고생길에 나서는 걸 보면 가족은 살아있는 한 힘이 되어주는 존재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반대로 짐이 되는 경우도 많다. 영화 데드폴을 보면 모두 네 개의 가족이 언급된다. 그리고 그 가족 모두가 상처를 잔뜩 안고 살고 있다. 한정된 이야기 구조 속에 나름 비극적인 가족 구성원들이 설원이라는 한 공간에서 조우한다는 게 억지스럽지만 그만큼  뒤틀린 가족의 조합이 보편화된 세월을 살고 있다고 보인다. 

 

 


영화 데드폴은 설원을 질주하며 카지노를 턴 강도들과 경찰들의 물고 물리는 추격 액션물 같아 보이겠지만 그보다 각 인물을 둘러싸고 있는 가족의 이야기다. 우선 첫 번째 가족이야기를 해보자 아버지는 딸을 폭행하고 이를 말리던 오빠는 여동생을 데리고 집을 나와 전전하며 나쁜 길을 택했다. 세상에 자신을 보호해줄 사람은 오빠뿐이라고 믿었던 여동생은 서서히 제 삶을 찾으려 한다. 그런데 우연히 만나 하룻밤을 보낸 남자에게 자기 오빠의 이름을 붙여준다는 건 무슨 의미일까?


주먹하나는 잘 써서 올림픽에서 은메달까지 딴 전도유망한 복서, 프로로 전향하겠다며 아버지와 의견충돌이 나고 승부조작 사건으로 영어의 몸이 되었고 막 출소했지만 섣불리 아버지 앞에 나설 수가 없다. 또 엄마의 부재로 보안관인 아버지와 사는 여자 경찰, 아직도 보호받아야 할 어린아이처럼 보이는지 자신의 능력을 인정하지 않는 아버지와 늘 티격태격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엄마를 못살게 구는 양아버지와 함께 눈치를 보며 사는 두 소녀. 움막같은 곳에서 기거하지만 언젠가 천사가 올 거라고 믿는다.

 

 


이렇게 겉으로만 보면 한쪽이 무너져 상처받은 모습의 네 개의 가정과 가족들은 불안한 삶을 영위한다. 이들을 꿰고 지나가는 강도이자 이 영화의 주인공에게 “당신의 가정은 평화로운가요?”라는 질문을 받고 신음소리를 낸다. 곧바로 “그럼요” 라고 대답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영화는 곁가지도 별로 없이 이들을 관통하며 길지 않은 추격전에 종지부를 찍는다. 영화에서 누가 죽고 누가 다치는 건 눈요기에 지나지 않는다. 가족이라는 입체도형의 한 축이 무너진 걸 다시 채우기 위해서는 다른 상처받은 가족의 힘이 필요함을 말하고 있다. 그리고 그 최소한의 요건은 사랑이다. “내 동생을 진정 사랑하냐”고 묻는 주인공의 마음은 어떤 것이었을까?

 

 


네 가족 중에서 한 가족이 해체하여 다시 온전한 모습의 가족으로 만들어지는 것은 크게 보면, 사회란 원래 아메바같이 분화하고 진화하는 것이다라면 명제의 예처럼 보인다. 영화 초반부 설원을 달리고 눈앞이 보이지 않는 백시현상이 한 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주인공의 마음이나 현실처럼 보였다. 센 느낌의 영화 제목과 달리 작은 희망은 한 남자의 죽음 앞에서 싹을 틔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에릭 바나는 이런 역을 하기에 너무 지적으로 보인다는 게 탈.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장르  액션을 당의정처럼 씌운 가족 드라마

   수입  유니코리아 문예투자

   배급  SBS 콘텐츠 허브

   번역  홍주희

 

 

 

 

 

 

남자는 크리스 크리스토퍼슨, 여자는 씨씨 스페이식이다. 세월은 명품 조연을 비껴가지 않는다.

 

 


데드폴 (2013)

Deadfall 
7.4
감독
스테판 루조비츠키
출연
에릭 바나, 올리비아 와일드, 찰리 헌냄, 케이트 마라, 씨씨 스페이식
정보
범죄, 액션, 스릴러 | 미국 | 95 분 | 2013-0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