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마마 - 엄마라는 이름으로 불릴 수 있는 자격에 관하여

효준선생 2013. 1. 17. 07:30

 

 

 

 

 

  한 줄 소감 : 여성들의 속내를 여러 세대로 나누어 조명한다. 엄마가 될 젊은 여성들에게 강추

 

 

 

 

한 겨울을 관통하는 공포영화라는 낯선 마케팅 컨셉을 들고 나온 영화 마마가 선을 보였다. 으레 공포영화는 더운 여름에 잘 어울린다는 선입견이 있지만 그 공포영화에 길예르모 델 토로의 입김이 들어갔다는 전제라면 계절 구분없이 언제 봐도 나쁘지 않다. 이 영화의 제작을 맡은 그는 이 영화 역시 자신이 그동안 쌓아온 영화의 아우라를 고스란히 살리는데 소홀히 하지 않은 기분이다.


전체적으로는 재작년 개봉했던 돈비 어프레이드와 흡사했고, 줄리아의 눈이나 애니메이션인 가디언즈의 분위기도 포착되었다. 회갈색 주조의 착 가라앉은 미쟝센과 동양의 수퍼스티션을 추종하는 듯한 정서는 이번 영화에서도 크게 비켜가지 않았다.


아이들은 어디서 가르쳐주지 않았음에도 깜짝 놀랄 일이 있으면 “엄마”라며 무의식적인 반응을 일으킨다. 그만큼 엄마는 세상의 그 어떤 고난과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해 주는 존재임을 선천적으로 체득해왔다. 이 영화의 두 명의 여자아이에게도 엄마의 존재는 그 어떤 것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절대적인 것으로 나온다. 그런데 아이들을 지켜주는 “그 엄마”는 아이들에겐 결코 안녕을 보장해주지 못하는 존재다. 여기엔 시대를 거슬러 오랫동안 구천을 떠도는 사연많은 그녀와 연결이 되어 있다.


그런데 이 영화의 배경은 현재다. 그런 이유로 소위 저승으로 가지 못하는 혼백과 현재의 살아있는 자들과의 조우는 어딘가 어울리지 않는다. 물론 귀신에 홀려 헛것을 볼 수도 있지만 이 영화에선 선과 악, 혹은 당신을 위해 내가 이만큼 애를 썼으니 그 “힘”을 눌러주면 안되겠소? 하는 양해가 없다. 이 역시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 영화의 특징이다.


또 하나의 특징은 수 차례 등장하는 공포의 크리처들이다. 체리의 씨앗, 검은 나방, 긴 흑발의 머리카락, 곱등이를 닮은 제스처등은 스멀거리는 공포심을 조장하는데 한 몫 한다. 공포적 요소를 인간과의 관계에서만 국한시키지 않고 집과 배경을 두루 사용하는 것도 공포심을 극대화 하는 장치들이다. 어디론가 연결되었을 것 같은 붙박이 장, 환기구, 벽의 코너등은 산 자와 죽은 자들이 드나드는 통로로 쓰인다.


전작들보다 크리처들이 혐오스러워졌으며 점핑 어프로치 장면들이 과감하게 사용되어 마치 관객들을 향해 달려드는 효과를 만들어냈다. 공포영화는 주인공보다 배우들의 시선이 닿지 않는 부분에서의 변화가 무서운 법인데 두 명의 여자 아이들이 조금씩 변화해가는 행동과 공포의 대상을 막아내는 숙모의 역할이 관객이 느끼는 공포심을 중화시킬 수 있는 지 확인해야 한다. 보이지 않는 존재에 대한 두려움은 사실 그 실체가 드러나면 오히려 안도를 하게 되지만 이 영화는 실체를 눈으로 확인한 이후에도 좀처럼 마음을 놓지 못하게 하는 힘이 느껴진다.


이 영화의 기본정서는 모성애인지라 지속적으로 공포심을 유발하면서도 두 세 차례에 걸쳐 묘한 느낌을 전달했다. 특히 큰 아이와 숙모와의 관계에서 느낄 수 있는 묘한 감정의 변화에선 울컥하기도 했다. 뜻밖의 사고로 친부모를 잃고 방치된 상태였던 자매와 아이를 잃어버린 과거의 여자, 그리고 아이를 갖지 못한 현재의 여자들이 뒤얽혀 스릴넘치는 영상을 선사한다.


최근들어 다작을 하는 배우 제시카 차스테인이 알아보지 못했을 정도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으며 두 꼬마 배우들의 연기도 수준급이다.  엔딩장면에서 뜻밖의 결론을 보니 마음이 좀 무거워졌다. 누군가의 엄마는 될 수 없지만 가족의 의미, 그리고 누군가의 보호자로 산다는 건 함부로 할 수 없음을 깨닫게 된다. 조만간 엄마가 될 여성들에게 권하고 싶은 영화다.

 

 

 

   장르 : 공포, 스릴러

   수입 배급 : UPI코리아

   홍보 : 무비앤아이

 

 

 

 

 

 

 

 

 

 

 

 

 

 


마마 (2013)

Mama 
9.4
감독
안드레스 무시에티
출연
제시카 차스테인, 니콜라이 코스터-왈다우, 메간 챠펜티어, 이자벨 넬리스, 다니엘 캐시
정보
공포, 스릴러 | 스페인, 캐나다 | 100 분 | 2013-0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