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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7번방의 선물(1차 리뷰) - 딸바보 아빠, 기어코 눈물 짜내게 하네

효준선생 2013. 1. 15. 07:30

 

 

 

 

 

     한 줄 소감 : 용구 캐릭터도 "장발장"과 같은 거 아닌가 싶었다.

 

 

 

 

아들보다 딸을 둔 아버지의 마음은 좀 더 애틋하다. 엄마의 부재를 이성의 입장에서 보완해야 한다는 부담감은 생각보다 만만치 않다. 아이가 커가면서 겪어야 하는 심리적, 신체적 변화에 대해 이해하는 것도 한계가 있고 제3자의 눈에 비친 일그러진 시선도 만만치 않다. 그래서인지 딸을 둔 아버지의 마음은 영화 속에서 다른 어떤 경우보다 안쓰러울 정도로 지극정성으로 드러나곤 한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만큼 귀여운 딸아이에게 남들 다 가진 노란 세일러 문 가방을 사주기 위해 얼마되지 않는 월급에서 떼어 둔 용돈. 그런데 일이 꼬이려고 했는지 아빠는 엄청난 "사고"를 겪어야 했다. 아빠는 무시무시한 죄명으로 감옥에 가야 했고 집에 돌아오지 않는 아빠를 기다리는 어린 딸은 그들 앞에 놓인 운명 앞에서 시름겨워해야 한다.


영화 7번방의 선물은 간만에 접하는 홈드라마다. 비록 홈이 아닌 대부분의 배경이 감옥 안이지만 같은 공간에 있는 재소자들과 주인공 용구의 딸 예승이와의 인연은 그저 스쳐지나갈 것 같진 않았다. 미결수라는 신분 하에 결심공판을 기다리는 용구의 가장 큰 약점은 지적장애를 가진 장애인이라는 사실이다. 자신의 혐의사실을 적절하게 부인하지 못하는 그에게 검사 쪽 의견만으로 사형수가 될지 모른다는 극단적인 설정으로 이 영화가 단순히 웃고 떠들다 끝낼 드라마는 아님을 내비치고 있다.


사람이 사람을 법이라는 이름하에 목숨을 거둘 수 있음에 주의를 환기하고 있다. 그런데 누군가의 딸이 저 세상을 간 것과 누군가의 아버지가 저 세상으로 가야 한다는 것 사이엔 輕重이라는 건 있을 수 없다. 이 영화엔 우연의 일치인지 자식을 잃은 두 가장이 나온다. 그런데 두 사람의 입장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다. 생떼 같은 자식을 잃은 부모의 마음이 다를 리 없지만 그들은 다른 선택지를 골랐으며 이를 지켜보는 관객의 마음이 어느 쪽으로 기울지는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영화는 용구의 휴머니티를 자극하며 동정심을 채워 넣는다. 거기에 주머니에 넣고 다니고 싶을 정도로 귀여운 예승이의 모습이 그런 정황에 덧셈을 한다.


영화의 대부분은 감옥 안의 용구와 감옥 밖의 예승이의 조우를 코믹하게 그리고 있다. 현실에서 그런 게 과연 가능한지 모르지만 7번방의 패밀리들의 마음에서 우러나온 도움이 아니었다면 부모 자식간의 정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천륜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을 것이다.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 보여준 “사회의 누락자들”과 “선물”의 "동거동락"이 좀 더 오래가길 바라는 마음이 있었다. 그래서 이들 부녀지간의 상봉과 이별장면에서 급기야 눈시울을 짓게 했는지 모르겠다.


부모로 산다는 건 다음 세대가 어른이 되어 사회인으로 성장할 수 있게 도와준다는 걸 의미한다. 하지만 여건이 되지 못해 그럴 수 없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그 부족한 부분을 사회가 십시일반으로 떠안아야 한다는 걸 이 영화의 일부분에서 긍정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어른이 된 예승이(박신혜 분)가 아버지의 오명을 벗겨주기 위해 강변을 하며 흘리는 눈물이 빛이 나는 건 그런 이들의 따뜻한 마음이 있어서가 아닐까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 스포일러 줄이기 위한 1차 리뷰 삼아 씀, 이 영화는 할 말이 좀 더 있음)

 

 

 

   장르 코미디 드라마

   제작 화인웍스/ CL엔터테인먼트

   제공 배급  NEW

 

 

 

 

 

 

 

 

 

 

 

 


7번방의 선물 (2013)

9.8
감독
이환경
출연
류승룡, 박신혜, 갈소원, 오달수, 박원상
정보
드라마 | 한국 | 127 분 | 2013-0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