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카모메 식당 - 마음에 담아둔 응어리를 풀고 가세요

효준선생 2012. 12. 24. 08:00

 

 

 

 

 

  한 줄 소감 :  좋아하는 장르의 영화를 끊임없이 만들어 내는 감독이 존재한다는 건...

  

 

 

 

현재 개봉중인 신작 영화 고양이를 빌려드립니다의 연출을 맡은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은 소위 힐링 무비를 연달아 발표하며 자신만의 독특한 아우라를 구축하는데 성공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2004년 초연작 요시노 이발관을 시작으로 카모메 식당, 안경, 토일렛, 그리고 이번에 발표한 고양이를 빌려드립니다까지 그녀의 작품을 관통하는 한가지 키워드를 꼽자면 뭐니뭐니 해도 “삶은 좀 느리게 가는 게 맞다.”다. 그게 뭐냐고 감독에게 묻는다면, 아마 감독은 빙긋이 웃으며 시간이 나면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자세로 자신의 영화를 보시라 고 하지 않을까 싶다.

 

 

 

 

    요시노 이발관 -> http://blog.daum.net/beijingslowwalk/16152790

   안경 -> http://blog.daum.net/beijingslowwalk/16152846

   토일렛 ->  http://blog.daum.net/beijingslowwalk/16153441

 

 


오랜만에 카모메 식당을 다시 보면서 왜 이 영화가 그녀의 연작 중에서도 손꼽히는 힐링 무비인지를 실감할 수 있게 된다. 일본과는 별 연관도 없어 보이는 핀란드, 이면도로에 차려진 작은 식당, 평범한 일본 아줌마 사치에는 혼자서 식당을 열고 이제나 저제나 손님이 올까 기달리지만, 낯선 동양인의 식당에 선뜻 들어오는 손님은 없다.


영화가 말하고 싶어하는 힐링은 이제서부터다. 장사가 안되면 조바심을 내거나 모종의 프로모션으로 사람을 끌어들이는 마케팅을 하게 마련인데 그녀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오히려 첫 손님이라는 이유로 젊은 핀란드 총각에게 평생 무료 커피 시음권을 주고 돈 한푼 벌지 못하는 날에도 집에 돌아와 합기도의 기본 동작은 연마한다. 대체 그녀는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이어서 그냥 핀란드에 놀러온 여자와 짐을 잃어버려 잠시 이곳에 기탁한 여자, 그리고 남편과의 불화로 스트레스를 받은 핀란드 여자들이 이곳을 찾아들며 서로가 서로의 어깨를 빌려주는 관계가 된다. 재미있는 건 장사를 하는 식당에서 돈이 오가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관계가 만들어지면서 아연 활기를 띠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간혹 손님들이 찾아 들긴 했지만 돈 계산을 보여주는 장면은 단 한번도 등장하지 않는다. 이곳은 이윤을 남기려는 곳이 아닌 늘 가슴 한쪽이 허전한 사람들에게 휴식처가 되어 주는 곳처럼 만들어진 모양이다.


카모메는 갈매기라는 뜻이다. 늘 날아다닐 것 같은 갈매기가 잠시 쉬었다 간다는 의미로 지어진 이름처럼, 사람들 역시 이곳에 들러 커피도 하고 식사도 하고, 속에 담아 두었던 인생사를 털어놓는 장소로 활용되는 아지트 같은 곳이다. 엔딩 장면에서 어디서 왔는지 현지인들이 빼곡 들어찬 식당의 모습을 보여준다.


오기가미 감독 영화의 특징 중의 하나인 “맛있는 것 보여주기”는 이 작품에서도 빠지지 않는다. 수 차례 등장하는 커피 내리기와 계피맛이 나는 페스츄리 빵, 일본식 주먹밥, 채소 샐러드를 곁들인 연어구이 정식등이 침을 고이게 했다. 그녀의 영화는 어느 것부터 보아도 옛날 것이라는 느낌이 거의 들지 않는다. 그건 배경으로 등장하는 물건 중에 대부분이 아날로그 감각이 물씬나는 것들로 미쟝센을 채워 놓아서 그렇다. 그래서 큰 사건 사고나 감정의 폭발등이 담기지 않았음에도 보고 나면 마음이 따뜻해짐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그녀의 영화를 힐링 무비라 이름하는 것이다.   

 

 

 

 

 

 

 

 

 

 


카모메 식당 (2007)

Kamome Diner 
8.7
감독
오기가미 나오코
출연
코바야시 사토미, 카타기리 하이리, 모타이 마사코, 마르쿠 펠톨라, 자르코 니에미
정보
코미디, 드라마 | 일본 | 102 분 | 2007-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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