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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진 콜 : 24시간, 조작된 진실 - 돈 앞에선 장사없다

효준선생 2012. 12. 23. 00:30

 

 

 

 

 

  한 줄 소감 : "나만 살면 되지"...그런 생각에 동조하게 된다. 세상이 그런걸 뭐.

 

 

 

 

 

2008년 세계금융위기를 촉발시킨 도화선을 하나 꼽으라면 리먼 브라더스 사태를 들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이 도대체 뭘 어떻게 했길래 이 작은 나라의 경제까지 휘청거리게 했는지는 지금도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당시도 자세한 분석은 없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저 탐욕스런 투자은행 하나가 미국의 서브 프라임 모기지론을 잘못 운용하면서 시작한 어긋남. 과연 우리는 타산지석으로 삼았을까?


당시 인상적인 사진 한 장이 기억난다. 금융회사가 망하자 직원들은 뿔뿔이 흩어져 종이박스를 하나씩 들고 회사문을 나서는 모습. 그들은 얼마전만 해도 연봉 수백만불을 받기도 했을 것이고 선망의 직업을 가졌다 해서 목에 힘주고 다녔을 것이다. 그런데 좀 이상한 점이 없지 않다. 돈 굴리는데는 귀신이라는 소리를 듣는 그들임에도 어떻게 그렇게 속절없이 무너져 버렸을까?


영화 마진콜 : 24시간, 조작된 진실의 시작은 해고에서 시작한다. 이미 조짐이 있었다는 얘기다. 리스크 관리팀장의 속전속결 해고로 그가 해왔던 업무. 즉, 돈을 버는 게 아니라 돈을 잃을 수도 있음을 각성시키는 일이 터진다. 중간 관리자가 물러나고 말단직원에게서 시작된 위험의 조짐은 직급의 단계를 밟아 올라가며 심각성이 점점 커지고, 문제는 그들이 한담이나 나눌 만큼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데 있다.


이 영화는 금융권에서 자주 쓰는 용어들이 난무하는데, 모두 이해하긴 쉽지 않다. 특히 제목으로 나온 마진 콜이라는 용어가 대표적인데, 쉽게 말해 투자은행이 돈을 필요로 하는 자들에게 빌려준 자금을 회수하는 과정에서 시장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적용시키는, 일종의 치사한 돈놀이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100원을 빌려주고는 나중에 이자까지 110원을 돌려 받기로 했다가 시장상황이 여의치 않아 미리 땡겨서 돌려받으려고 하는 행위다. 즉, 은행은 결코 손해를 보지 않으려는 제몫 챙기기다. 그럼 돈이 묶인 고객과 이들의 변칙적인 행위로 인해 시장은 금새 혼란에 빠질 것이기 때문에 이 마진콜은 암묵적인 금기사항인 셈이다. 그럼에도 영화에서 이 투자회사의 오너와 중간관리자들이 보여주는 행태는 나만 살면 그만이라는 극도의 탐욕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영화에선 8명의 주요 캐릭터가 투 샷으로 자주 등장하며 자신의 생각, 처지등을 이야기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대부분은 돈과 관련된 것들이다. 누구는 수백만 달러의 수입을 거두었다는 둥, 누구는 자신이 회사를 그만두면 받을 수 있는 돈이 얼마라는 둥 하는 이야기를 꺼낸다. 자신들이 굴리는 자산을 하루에 다 팔아버려야 한다는 지시를 수용한 뒤 이들은 혼자 있을 때는 마치 양심의 가책이라도 받는 듯 행세하지만 속내는 대부분 비슷할 것이다. 자신이 몸담았던 회사에서 짤리는 건 아닌지, 퇴직금이라도 두둑하게 받아낼 수 있는지, 대개의 생각들이다.


이 투자회사의 오너가 내뱉는 말들을 잘 들어보면 반드시 미국의 특정한 투자회사의 그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나만 살겠다는 심정으로 투자와 투기를 혼동하며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가는 기업가들. 사기꾼만 진배없다. 월가를 뒤흔들었던 당시의 상처는 겉으로는 아문 듯 싶지만 여전히 마진 콜은 존재하고 그 당시 해고당했던 그 많던 직원들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월가를 점령하자며 아우성을 쳤지만 당시 살아남은 자들이 점령한 상황에서 조금도 달라진 건 없다.  

 

 

 

 

 

 

 

 

 

 


마진 콜 : 24시간, 조작된 진실 (2013)

Margin Call 
8.5
감독
J.C. 챈더
출연
케빈 스페이시, 데미 무어, 사이먼 베이커, 스탠리 투치, 제레미 아이언스
정보
스릴러, 드라마 | 미국 | 107 분 | 2013-0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