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서평]책 읽고 주절주절

서평 오키나와에서 일주일을 - 그 섬에 가고 싶다

효준선생 2012. 12. 20. 08:00

 

 

 

 

 

 

일주일의 시간이 주어진다면 누구는 가급적 많은 싸이트를 둘러볼 생각을 할 것이며 누구는 한 곳에 머물며 진득하니 그곳의 정취를 만끽하려 할 것이다. 예전에는 해외여행을 간다면 대부분은 전자의 방식을 취했지만 요즘엔 후자의 여행 방식에서 좀 더 높은 만족을 하는 것 같다.


이렇게 된 이유로는 여행이란게 바쁜 도시 생활을 벗어나 색다른 곳에서 여유를 갖고 싶어하려는 마음이 보다 강하게 들어서가 아닐까 싶은데, 마냥 한 곳에만 박혀있다보면 좀 지루할 수 있으니, 베이스 캠프를 두고 주변을 돌아보는 절충을 찾는 것이 요즘 여행 트렌드 인 것 같다.


작가 윤정수가 쓴 오키나와에서의 일주일(가쎄)을 이란 책에는 바로 이, 일정한 공간 안에서 셔틀방식의 여행을 즐기고 쓴 여행기록이 담겨있다. 오키나와가 주는 이미지란 어떤 것일까? 예전에 류큐 국이었다가 일본에 병합된 곳, 현재 일본 최남단에 있으며 만년 남국의 모습을 가진 곳, 장수하는 사람이 많고 돼지고기로 유명한 곳 정도.


이 책엔 유난히 영화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개중에는 본 것도 적지 않은데 억지라도 공통점을 찾으라면 요즘 대세인 힐링을 다룬 영화들이 많다는 것이다. 그럼 오키나와와 힐링은 연관이 있는 걸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래보인다. 메가시티에서처럼 활기차고 한편으로는 좀 지치는 분위기와는 달리, 편안하게 늦잠을 자도, 점심 먹고 어슬렁 거리며 산책을 해도 그 누구하나 나무랄 일이 없는 곳. 조금만 걸으며 에머랄드 빛 해변이 나오고, 야자수와 비치 파라솔을 볼 수 있는 곳. 거기에 내 몸 하나 꽂아 넣으면 그게 힐링이 될 것 같은 분위기다.


하지만 작가는 한 곳만 머물지는 않았다. 오키나와는 본 섬 하나와 수많은 주변 도서로 이뤄진 곳인지라 쉬지 않고 이동을 하며 각 섬의 고유한 정취를 소개하는데 인색하지 않았다. 사실 섬과 섬사의 거리가 서울과 대전만큼이나 떨어진 곳도 있고 배를 타고 여러 시간 걸리는 곳도 있다. 그런데도 거의 비슷한 공간이다 보니, 새로움에 대한 발견보다는 여전히 그곳에 머물고 있음이 느껴진다.


그곳에서 만난 때 묻지 않은 사람들, 그곳에서 먹어보는 신기한 음식들. 나그네로서 작가의 발길이 오롯이 느껴지는 장면들이 많다. 특히 영화 속 한 장면을 재현한 듯한 이야기들에선 이미 본 영화들이 오버랩되면서 마냥 부럽다는 생각이다. 이렇게 특정한 공간에 이렇게 많은 영화들이 관련지어 질 수 있다는 건 그만큼 이곳이 일본인들에게도 이국적인 분위기로 다가선다는 의미일 것 같다.


어느 섬이든지 좋겠다. 설사 그곳에선 휴대폰도 터지지 않고 말동무도 많지 않을지 몰라도 이런 곳에서 푹 머물다 왔으면 하고 바란다. 이 책을 보면 누구라도 그런 마음이 들 것 같다.   

 

 

 

 

 

 

 

 


오키나와에서 일주일을

저자
윤정수 지음
출판사
가쎄 | 2012-10-31 출간
카테고리
여행
책소개
어딘가에 취미를 적어야 할 경우가 생기면 진부하기 짝이 없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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