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헤이츠 - 내 잘못만은 아니에요

효준선생 2012. 12. 10. 00:30

 

 

 

 

 

 

   한 줄 소감 :  귀신보다 트라우마가 무섭다. 생활 스릴러 무비의 잘 된 예

 

 

 

 

 

귀신들린 표정의 소녀가 부모를 엽기적인 방법으로 죽이는 걸로 영화 헤이츠는 시작한다. 그리고 4년 뒤 그 집은 폐가로 남았을 걸로 생각한 이웃이 이사를 온다. 그런데 첫날 밤 바로 그 집에 불이 켜져있다. 누가 저 집에서 살고 있다니, 왠지 으스스해진다.


이 영화는 하우스 호러의 변형이다. 부부가 딸에게 살해 당한 집, 그 집엔 아들이 혼자 살고 있다는 설정, 그리고 지하실엔 묘령의 여자가 감금당한 채 묶여 있고, 이웃에 사는 여학생은 이런 그에게 알게 모르게 호감을 갖는다.


영화의 화자는 이웃에 이사 온 젊은 여학생이지만 이야기 진행은 그 집에 살고 있는 남자에게 서서히 옮겨간다. 공포물에 가까운 스릴러물에서 무서움의 근원을 미리 밝혀 놓는다는 건 모험이다. 이미 다 알고 있는 사실과 그 인물에 대한 일정 수준의 정체를 오픈한다는 건 보는 관객들로 하여금 감정이입이 안되게 하는 어려움이 있다. 그런데 이 영화 보기보다 수완이 좋다.


두 가지 포인트에서 관객들을 속이는 데, 영화가 다 끝날때까지 그 사실을 눈치챌 수 없게 한다. 다시 말해서 감금당한 여자의 정체에 대해 약간의 의심이 들고, 부모를 죽인 자의 정체에 대해 해소되지 않는 의구심이 언제쯤 풀릴까 싶었는데, 그 해답은 엔딩에 가서야 드러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가정폭력과 그로 인한 트라우마는 영화의 주요 소재다. 자라서도 악인의 근성을 보이는 많은 수의 악역들의 과거엔 부모로부터의 폭력이나 차별등이 숨어져 있다. 어릴때야 힘이 약해서 제대로 반항조차 못하지만 이제 성인이 되었으니 분출은 시간문제일뿐더러 타인에게도 엄청난 피해를 가져다 주게된다.


또 하나 이웃집 여학생의 엄마 캐릭터에 신경이 쓰인다. 그녀 역시 어린 시절 딸을 낳고 이혼하는 바람에 비로 딸과 다시 함께 살게 되었지만 관계가 소원하다. 그런데 이 엄마는 역시 자신의 걱정을 딸에게 투영한다. 그리고 그걸 딸에 대한 관심으로 여기는 모양이다. 작은 일에도 하나하나 꼬투리를 잡는 장면에선 딸도 보는 관객도, 저 엄마는 왜 저래? 라는 불평이 나올 정도다. 하지만 인생을 좀 더 살아본 그들의 눈초리를 매섭다. 이 영화를 다 보고 나면 왜 엄마의 잔소리가 반복적으로 들어갔는지 알게 된다. 


영화 제목인 헤이츠는 길가 마지막 집이라는 원래 영어 제목의 이니셜로 造語한 것이고, 실상은 숲 속의 외딴 집이라는 묘사가 이 영화가 갖는 묘한 느낌을 더욱 잘 살릴 듯 싶다. 

 

 

 

 

 

 

 

 

 

 


헤이츠 (2012)

House at the End of the Street 
7.5
감독
마크 톤데라이
출연
제니퍼 로렌스, 엘리자베스 슈, 맥스 티에리엇, 놀런 제라드 펑크, 길 벨로우스
정보
공포, 스릴러 | 미국, 캐나다 | 100 분 | 2012-1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