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나의 PS 파트너 - 사랑은 서로 공감할때 더 아름답다

효준선생 2012. 12. 8. 08:00

 

 

 

 

 

 

  한 줄 소감 : 발칙하고 야한 성적 농담말고는 주제나 결론이 기억에 남지를 않네 

 

 

 

 

특정 신체부위에 거뭇하게 거웃이 자라기 시작한 변성기의 남자아이들의 관심이 이성으로 옮겨가기 시작하면서 숫컷으로서의 야성은 서서히 드러난다. 그건 어찌보면 본능일 것이다. 짝짓기가 가능한 나이가 되기 시작하면서 찾아가는 본연의 모습. 그런 이유로 동성 친구들과의 이야기 화제도 늘 성적인 코드에 맞춰져 있다. 성기의 이름을 빌어 만들어진 욕이 입에 붙기 시작하는 것도 이즈음이다. 남자들의 이런 이성, 혹은 성적인 호기심과 시도는 성인이 되어도 그치지 않는다. 그런 이야기를 많이 알아 다른 이에게 들려준다는 것에 대한 쾌감도 없지 않고, 유독 그런 이야기에 흥분하며 관심을 갖는 부류들과 어울리며 시시덕거리는 그들을 뭐라 할 수는 없다.


문제는 그들의 질펀한 진담 반, 농담 반이 실제로 만나고 있는 이성, 여기서는 여성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냐는 건 또 다른 문제가 된다. 요즘엔 이런 찐한 성적인 농담을 함부로 던졌다가는 성추행 시비에 휘말릴 수도 있으니 조심해야하는 시대이긴 하지만, 유전적으로 내려온 그들의 세치 혀 놀림에 우린 비교적 관대하게 수용한 편이라고 보여진다. 남성성을 확인하는 수단으로까지.


영화 나의 ps파트너는 이런 차원에서 보면 성적 언어 유희가 극대화되면서 사적인 농담이 공적인 영역으로 넘어와 사회구성원에게 공감대를 만들어 보고자 함이 느껴진다. 하지만 그동안의 가치관과 자라온 환경을 감안하면 모두가 즐거이 받아들여질 만 하지는 않는 수준이다. 그 중심엔 남성은 시작점이고 여성은 피동적 수용자라는 관점이 상당히 강하다. 남자 주인공의 친구는 심지어 여성은 모두 “구멍”으로 봐야 한다는 언사에서 극점을 찍었다. 그말을 곱씹어 보면 여성은 남성에 의해 조율된다는 의미처럼 받아들여진다.


이 영화의 남녀 주인공은 일단 사랑 전쟁의 패자다. 각각 이성으로부터 한 번씩 차이거나 혹은 바람을 피운 상대방을 묵인하며 지낸다. 편할 리 없다. 동변상련이라고 했던가. 그렇게 만난 이들은 처음엔 마치 소울 메이트처럼 처신하지만 곧 육체관계로 이어지고, 또 다시 쿨한 친구인 척 애를 쓴다. 다시 말해 이들의 관계는 사랑하기에 만들어진 인연이 아니라 자신에게 쓴 맛을 보여준 서로의 이성에 대한 반발에서 마련된 계기일 뿐이다.


이 영화는 진정한 사랑을 찾는다는 결말을 유도하지만 진정한 사랑과 그냥 지금 좋아하는 사람은 차이가 있다. 이들의 최후의 만남이 과연 진정한 사랑이냐면 그건 아닌 것 같다. 찐한 성적 언어 유희를 통해 뇌에서 도파민이 생성되고 직접 만나보니 못난 것 같지도 않은 참에, 상대방은 바람을 피운 것을 보고는 좀 더 가깝게 여겨진 것 뿐이다.


생각은 누구든지 자유롭게 할 수 있지만 혼자만의 상상과 공적으로 까발려져 모두에게 그렇게 인식하자고 주입되는 것은 차이가 크다. 이들이 입을 벌려 늘어놓는 여러 가지 에로틱한 언사는 물론 낯 뜨겁고 민망하기는 하다. 하지만 가끔은 머릿속에 존재할 때 좀 더 야시시하다는 사실은 이 영화를 보면서 확인해 볼 수 있었다.


온라인에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주고 받던 남녀가 오프에서 만나기로 약속한 날, 이들이 보여준(정확하게는 여자가) 만남의 순간은 조금 가증스럽다. 행색이 추레한 남자로 상대를 착각한 여자의 행동은 그래서 믿음이 가질 않는다. 冒頭에서 2차 성징이 된 남자 아이들의 이야기를 꺼낸 것만큼 여자아이들에겐 또 어떤 의미가 될지, 그녀들이 성장해 성인이 되었을때 이런 성적인 유머가 공감이 가는 지 그게 무척 궁금해졌다.  

 

 

 

 

 

 

 

 


나의 PS 파트너 (2012)

8.1
감독
변성현
출연
지성, 김아중, 신소율, 강경준, 김성오
정보
로맨스/멜로, 코미디 | 한국 | 114 분 | 2012-1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