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 소감 : 한 컷 한 컷이 모두 소장하고픈 예술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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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다양한 영화 장르가 있고 다양한 제작방식이 있다. 실루엣 판타지 애니메이션이라는 거창한 타이틀을 달고 있는 프랑스 영화 밤의 이야기는 마치 창문을 통해 투영되는 그림자를 보는 듯한 효과로 완성된 작품이다. 이 영화는 동화를 소재로 모두 6개의 에피소드를 보여주는데, 남자와 여자, 그리고 영화를 제작하는 사람, 이렇게 세 명의 아이디어를 모아 한 작품씩 만들어간다.
각각의 에피소드는 대략 12~15분 남짓의 단편선인데, 이야기의 주제는 용기를 북돋아주거나 차별에 대한 이야기, 신의와 사필귀정에 대한 이야기등을 담고 있다. 주목해야 할 점은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소년과 소녀의 실루엣이 프랑스 백인이 아닌 아프리카 출신의 흑인이라는 점이다. 사람의 경우 실루엣은 검은색이라 그렇게 보인 게 아니라 흑인 특유의 곱슬거리는 머리카락과 코와 입매, 턱등에서 감지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알고보니 연출을 맡은 미셸 오슬로는 아프리카 기니에서 태어나 아프리칸의 외형과 기질에 대해 많은 이해가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이 영화 속 에피소드의 배경이 비단 유럽뿐이 아니라 아프리카, 아시아 티벳, 남미등으로 다변화 할 수 있었다.
특히 소년 소녀들은 왕자와 공주, 혹은 동물과 치환되어 정의로움에 대한 가치를 주장하고 있으며, 일종의 계도인 것 같은 느낌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이 영화는 소재가 주는 주제의식보다 화려하고 우아한 배경에 눈길이 쏠렸다. 비록 등장인물들은 검은 색으로 움직임만 보여졌지만 배경은 세상의 모든 색채를 다 사용한 것 같이 아름다워 보였다. 특히나 티벳 소년이 나오는 다섯 번째 에피소드의 탱화가 배경으로 나왔던 장면, 여섯 번째 사슴공주와 건축가의 아들에서 알이 터지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이 영화는 아이들에게는 일정 수준의 윤리적 가치관을, 어른들에겐 보고 새로운 장르의 애니메이션에 대한 시각적 충격을 안겨 줄 법하다.
중국의 그림자 극인 皮影의 기법과도 닮은 이 영화의 제작 방식은 기계의 힘을 빌어 매우 유려하다. 인물들이 마치 떠다니는 것 같은 부드러움과 정교함이 공존하며, 단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환상의 세계로 인도한다.
중년 남자가 영화를 만드는 걸 보니 이 영화는 어린 시절 할머니가 잠 못드는 손주들을 무릎위에서 재우며 들려주는 옛 이야기의 극장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어린 시절 그보다 행복한 것이 또 있었나 싶다면 이 영화 감상해도 좋다.
이야기 1 늑대왕자, 보름달이 뜨면 늑대로 변하는 왕자와 두 공주
이야기 2 티 장과 이름모를 미녀, 은혜와 용기를 가진 소년
이야기 3 황금도시의 선택 받은 자 제물로 바쳐지는 소녀를 구하라
이야기 4 탐탐보이 희망의 봉고를 두드리는 소년
이야기 5 거짓말을 못하는 소년 믿음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티벳 소년
이야기 6 사슴공주와 건축가의 아들, 사슴이 된 공주와 마법을 풀려는 소년
밤의 이야기 (2012)
Tales Of The 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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