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아워 이디엇 브라더 - 그래도 피붙이가 아니던가

효준선생 2012. 11. 28. 00:26

 

 

 

 

 

 

   한 줄 소감 : 좀 덜떨어져 보이지만 정말 순박하다. 이 남자.

 

 

 

 

영화 아워 이디엇 브라더는 가족영화다. 그런데 몇몇 장면이 한국의 정서에 맞지 않아서인지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의 딱지를 붙이고 있지만 주인공 네드의 행동을 보면 어쩌면 우리네 가족중에서도 저런 형, 동생, 오빠가 있지 않을까 싶게 공감이 갔다.


두 명의 누나와 여동생, 엄마까지 여인천국에서 유일한 남자인 네드, 다들 잘살고 있건만 네드의 겉모습은 내세울 게 거의 없다. 여자친구 농장에서 채소를 받아다 시장에서 팔지만 어리숙하게도 경찰에게 마리화나를 팔면서 그이 인생은 꼬인다. 그리고 하는 말이, “경찰이 너무 힘들어서 그걸 찾는 것 같아 도와주려고 했다” 그리고 철창행. 다시 사회로 복귀하지만 그를 기다려주는 건 아무도 없다. 여친도 다른 남자와 동거를 하고, 가족들도 교도소에 다녀온 동생과 오빠를 부담스러워 한다. 그럴 수 밖에 없는 행동을 하나씩 보여주는데, 어린 조카에게는 이상한 격투기 동영상을 보여주고 누나와 매형을 결별위기에 처하게 하고, 둘째 누나에겐 취재원의 보호 사항을 위반케 하고, 여동생에겐 레즈비언 친구와 멀어지게 해버렸다. 겉으로 보면 말그대로 하트 브레이커에 트러블 메이커지만 네드의 행동과 말을 들어보면 하나도 틀린게 없다.


살면서 우린 뭔가를 위해 선의의 거짓말을 해야할 때가 분명히 있다. 그런데 그 거짓말이란게 하면 자꾸 하게 되고 또 어느 순간에 돌이킬 수 없는 큰 상처를 남기게도 한다. 처음부터 솔직하면 좋으련만 그게 안될 때가 많다. 하지만 우리의 순수남 네드는 오히려 너무나 순수해서 주변사람들로부터 오해를 받는 케이스다.


하기사 그런 이유로 사람들이 네드를 따돌려도 네드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마음속에 담아두지도 않는다. 오늘은 이 사람, 내일은 저 사람을 만나며 자신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풀어 놓다 보니, 어느새 그의 진정성은 인정받게 되는 모양이다.


남들이 보기엔 폭탄처럼 아슬아슬하기만 하지만 해맑은 그의 눈빛과 표정을 보면 결코 미워할 수 없다. 겉모습은 70년대 히피의 그것 같지만 어디서 이런 동생이 나왔는지 그래도 마냥 미워할 수 없는 그이기에 가족들은 한데 뭉치는 모습도 보여준다.


마리화나를 사고 판다는 설정과, 양성애자는 막내의 포지션 때문에 청불영화가 되었지만 분명한 가족영화다. 모두가 함께 즐기기에 무리가 있다고 해도 애드립에 가까운 화려한 입담들을 감상하다 보면 오히려 90분 밖에 안되는 러닝타임이 너무 짧게 느껴질 것이다.


세 자매로 나오는 여배우들의 모습이 진짜 가족처럼 흡사하고, 중간 중간 흘러간 옛 팝송과 컨트리 뮤직에 올라오면서 한 층 더 유쾌하게 만든다. 네드가 그토록 곁에 두고 싶어 하던 개 이름 윌리 넬슨은 이 영화 삽입곡을 부른 가수의 이름이다.

 

 

 

 

 

 

 

 

 


아워 이디엇 브라더 (2012)

Our Idiot Brother 
9.9
감독
제시 페레츠
출연
폴 러드, 조이 데이셔넬, 엘리자베스 뱅크스, 에밀리 모티머, 스티브 쿠건
정보
코미디 | 미국 | 90 분 | 2012-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