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아이디 : 에이 - 난 누군가 또 여긴 어딘가

효준선생 2012. 11. 24. 07:30

 

 

 

 

 

 

 

     한 줄 소감 : 이 여자도 참 범상치 않은 삶을 사는구료

 

 

 

 

 

기억상실증에 걸려 길바닥에 내팽겨쳐진 여자가 있다. 온몸은 상처 투성이에 옆에 유로화가 잔뜩 든 돈가방이 있다. 정신을 차려보았지만 자신이 누군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주변 사람들도 다들 낯설고 프랑스어를 구사하는 걸 보니 자신이 프랑스 사람인가 싶기도 했는데 호텔 여주인도 자신의 프랑스어가 들어본 적이 없는 지역의 사투리라고 했다. 도대체 나는 누구인가?


영화 아이디 : 에이의 시작은 좀 차가운 느낌이었다. 북구라파의 전갈나무 사이로 파고드는 차가운 냉기처럼 이 영화의 미쟝센도 서늘한 기분이 들었다. 알고보니 덴마크 영화라고 했다. 그렇다면 이 여자, 덴마크 사람일 수도 있겠다. 프랑스를 구사하지만, 이들이 발을 딛고 선 곳은 네덜란드라고 했다. 맞다 네덜란드에서도 프랑스어를 쓰기는 쓴다. 이제 기억상실증에 걸린 여자의 뒤를 쫒으면 이 영화의 정체가 드러날 것 같다. 하지만 그게 쉽지가 않다. 일단 그녀 곁에 놓은 돈 가방은 어디서 떨어진 것일까? 아니면 그녀가 기억상실에 걸리기 전 은행이라도 턴 것일까?


그녀는 우연히 발견한 전단지에서 덴마크어가 익숙하게 느껴진다는 단서하나만으로 덴마크 행 배에 오른다. 그리고 거기서 자신이 유명한 오페라 가수의 아내였다는 사실에 아연 긴장한다. 그런데 자기의 아내를 발견한 남편의 표정이 좀 이상하다. 며칠 만에 돌아온 아내를 맞이하는 남편의 표정은 긴장감으로 역력하다. 도대체 무엇 때문일까?


그녀를 힘들게 하는 사람들은 또 있다. 언제부터인지 괴한들이 그녀를 쫒고 있다는 두려움에 시달린다. 정신적 강박인지도 몰랐다. 아니면 자신이 기억상실에 걸린 결정적 이유를 그들로부터 찾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아무리 봐도 좋은 무리같아 보이지 않았다.


그녀에겐 오빠라는 사람도 끼어 든다. 남편은 자신과 오빠의 존재에 대해 좋게 보지 않는다는 게 버겁게 느껴지지만 그래도 혈육이 아닌가 이제 문제의 해결, 실마리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는데, 문제는 불쑥불쑥 끼어드는 추격자들의 위협이다. 대체 내가 뭘 잘못한건가.


이 영화는 스릴러적 요소가 다분하다. 추격자들이 등장하면 예외없이 총질과 카 체이싱이 보이고 최소한 한 명 정도는 죽어야 숨을 고를 수 있다. 그러면서도 확실하여 이야기가 펼쳐지는 것도 아니다. 갑자기 과거의 한 장면으로 돌아가면서 이야기의 전후 관계를 이해하기 힘들게 한다. 어쩌면 파편이 나버린 그녀의 기억을 묘사하는지도 모르겠다.


단서는 오빠가 쥐고 있지만 그 역시 모종의 계획을 성사시키기 위한 어려움 선택과 결정과 한 탓에 목숨을 담보로 뛰어다는 셈이다. 마치 집요한 추리게임을 연상시키는 이 영화의 핵심은 종래 헐리웃 영화에서 볼 수 없는 긴박하면서도 짜임새 있는 심리게임이 담겨 있고, 모두에서 말한 것처럼 서늘한 기운이 곳곳에 심어져 있다. 덴마크와 네덜란드를 옮겨다니며 한 여인의 퍼즐 맞추기 게임은 끝까지 봐야 최후의 승자를 점칠 수 있다. 여주인공의 극중 이름이 이 영화 제목의 그것과 같은 “이다”라고 하는 게 유머러스하다.

 

 

 

 

 

 

 

 

 

 


아이디:에이 (2012)

ID:A 
3.5
감독
크리스티앙 E. 크리스티안센
출연
투바 노보트니, 플레밍 엔볼드, 카르스텐 뵈른룬드, 아르노 비나르, 존 부이스만
정보
액션, 스릴러 | 덴마크 | 104 분 | 2012-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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