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 소감 : 아빠와 도둑 누가 이길 지 이미 답은 나와있다.
|
트랜짓은 공항에서 비행기를 갈아탈 때 쓰는 일종의 전문용어인데 영화 제목으로 쓰였길래 탈 것을 환승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액션물인 줄로 알았다. 디테일하게 보면 그런 장면도 나오지만 트랜짓의 주어가 아닌 목적어가 중요했다. 바로 돈. 그렇다면 돈을 무엇 때문에 환승시키는 걸까
영화 트랜짓은 가족에게 점수 좀 따기 위해 캠핑을 가는 가장과 강도짓으로 몫돈을 챙긴 4명의 무장강도의 치고받는 육박전을 그린 액션물이다. 그 와중에 경찰의 불심검문에 걸릴까봐 전혀 모르는 옆 승용차에 살짝 올려놓고 다시 그 차량을 쫒아가 찾아내려고 하는 범인들의 아이디어가 귀여운데, 하는 짓은 좀 어리석어 보였다. 강도의 목적이 바로 돈임에도 이들은 자기와는 별로 관계도 없는 4인 가족들과 사투를 벌인다. 심지어 칼질, 총질이 난무하니, 그 와중에 죽음을 불사하는 건, 아무래도 오버다. 사람나고 돈나지, 돈나고 사람나나. 힘들게 갈취한 돈을 앞에 두고 엉뚱한 짓을 하고 다니니.
반대로 가족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가장의 모습은 처량했다. 부동산 사기로 콩밥 좀 먹고 아빠를 무시하는 아들 두 녀석에, 아내도 그를 한심한 인간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 이 가족도 좀 이해가 안가는 건, 어쨌든 큰 돈이 생겼으면 갖고 튀어야 할텐데, 줄곧 도둑놈들과 실랑이를 벌인다.
뭐 좋다. 좁지 않은 배경임에도 별로 이동이 없는 로드무비 성격의 이 영화가 보여 주려는 건, 불로소득을 한 도둑놈들의 시원한 탈출보다, 그동안 무시당하고 콩가루 집안 직전까지 간 한 남자의 고군분투를 통해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려는 당연한 결론이다. 그럼 결론적으로 뭉치 돈은 어떻게 될까? 이런 돈과 관련된 영화를 보면서 늘 안타까운 건 중간에 한뭉치만이라도 빼놓지 하는 아쉬움이 든다. 한 뭉치만 있어도... 속물 근성이지만 전부가 아니면 아무것도 없는 상황이 너무 안타깝다. 그런다고 영웅 대접을 받는 것도 아닐텐데...
캐릭터는 나쁘지 않다. 특히 악당 두목으로 나오는 마렉의 차가운 이미지와 세 똘마니들의 아귀다툼도 그렇고, 아내의 몸을 던지는 액션 연기도 이야기 전개와 상관없이 볼만하다.
트랜짓 (2012)
Transit
6.3
'소울충만 리뷰 > [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 아이디 : 에이 - 난 누군가 또 여긴 어딘가 (0) | 2012.11.24 |
---|---|
영화 신의 소녀들 - 신의 영역에서 서성거리는 사람들 (0) | 2012.11.24 |
영화 당신은 아직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 - 영화와 인생은 참 닮은 듯 하다 (0) | 2012.11.23 |
영화 사이에서 - 나와 그 사이엔 무엇이 존재할까 (0) | 2012.11.22 |
영화 노크 - 뒤틀린 사랑, 구천을 떠돌다 (0) | 2012.11.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