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브레이킹 던 part2 - 아이를 키우는 건 어디서건 힘들구나

효준선생 2012. 11. 18. 00:23

 

 

 

 

 

 

  한 줄 소감 : 시리즈 물의 마지막은 늘 시원섭섭하다. 제이콥과 르네즈미만으로 스핀오프가 만들어진다면?

 

 

 

 

胎生하는 동물을 보면 암컷 뱃속에서 세상에 나와 몇 분 지나지 않아 제 발로 걷고 또 얼마 지나지 않아 뛰어다닌다. 그에 비하면 인간의 아이는 너무나 의존적이다. 한달이 되어도 울고 엄마 젖을 빠는 것 말고 자신의 의지대로 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는 없다. 그러니 보호자들은 한시도 아이 곁을 떠나지 못한다. 성장 속도가 포유류 중에서 가장 느린 이유가 그 만큼 생각을 많이 해서라고 하면 좀 억지 같다. 무려 10개월이나 엄마 뱃속에 있었음에도, 이런 말을 꺼내는 이유는 영화 브레이킹 던 2에서 비슷한 상황이 나오기 때문이다. 인간과 뱀파이어의 생물학적 결합이라는 다소 충격적인 설정에서 인간 엄마와 뱀파이어 아빠를 반씩 닮은 아이의 정체가 궁금하기도 했고, 그 아이를 낳은 엄마 벨라의 운명도 어찌될지 몰랐기 때문이다.


1부 마지막 부분에서 르네즈미를 낳으며 극도로 수척해진 모습을 보여주었던 벨라가 2부에서는 뱀파이어의 일원으로 다시 태어남을 보여주며 시작했다. 의타적이던 그녀가 하늘을 붕붕 날아다니고 근육남과 팔씨름에서 간단하게 이기는 장면은 인간에서 뱀파이어로 변신한 그녀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나타냈다. 하지만 이번 시리즈의 주제는 부모의 아이 키우기는 얼마나 어려운가였다. 르네즈미는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고 태어났고 그를 돌보는 고모와 삼촌들 덕에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문제는 유전적인 이유로 성장 속도가 무척 빠르고 다른 뱀파이어가 그러하듯 특이한 재주하나를 가지고 있다는 점. 르네즈미는 타인의 얼굴에 손을 대면 기억에 대해 영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쳐다보기만 해도 귀여운 아이의 모습 속에서 또 다른 뱀파이어 족인 볼투리가는 아이를 불멸의 아이라고 명명하고 그녀를 제거할 생각을 한다.


에드워드와 벨라의 부모된 마음에서는 결코 용인할 수 없는 일이고 아이는 종족을 궤멸 시킬 불멸의 아이가 아님을 설명할 필요가 생긴 셈이다. 그런데 그게 쉽지 않다. 늑대 종족들 마저 르네즈미 사수대작전에 나서면서 이야기의 후반부는 볼투리가와 컬렌가 그리고 퀼렛가의 연합군 대결로 좁혀지고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전세계에서 몰려든 다양한 뱀파이어 종족들의 캐릭터 전쟁으로 비화되었다.


사실 이 영화는 아이가 커가는 장면도 재미있지만 결국 평화냐 전쟁이냐를 두고 맞선 막판 눈밭에서의 한 판전에 거의 모든 볼거리가 함축되어 있다. 각각의 캐릭터들은 자신만의 재주를 뽐내며 상대와 맞서는 장면, 결코 죽을 것 같지 않은 캐릭터의 죽음등, 그리고 상상외로 잔인한 장면들로 흰 눈밭과 붉은 피가 어울린다. 이 영화를 비유적으로 표현하자면 실크 스카프를 한 장씩 넘기며 색감을 음미하는 것과 같다. 부드러우면서도 까칠함이 느껴졌다. 퍽퍽 소리가 나는 굉음보다 결정적인 장면에서만 톡톡 튀게 만드는, 그런 질감을 가지고 있다.


새로운 종족의 탄생에 두려워 하는 뱀파이어들, 붉은 눈으로 대변되는 그들의 비주얼과 이번 시리즈 물에 처음 등장한 글로벌한 뱀파이어들은 이 영화의 시리즈의 완결을 축하해주기 위해 모여든 하객처럼 보였다. 평화공존이라는 해법 속에서 미래를 내다보는 능력자의 혜안 속에 재미있는 영상도 비춰졌다. 엔딩은 그동안 이 시리즈를 장식한 배우들에 대한 헌정이며 그들의 면면을 보니 정말 다양한 얼굴들이 드러났다. 한국계가 없어 아쉬웠지만 중국계, 일본계, 인디언을 비롯해 중동계, 루마니아, 아프리칸, 등등 다양한 인종과 국적을 자랑한 배우들의 한데 모였음을 알 수 있다.


2008년부터 시작한 트와일라잇 시리즈는 종지부를 찍었다. 인간에 가까운 모습의 뱀파이어와 그를 사랑한 인간의 모습을 통해 이 영화는 더불어 살아가는 게 불가능한 것만은 아님을 역설해왔다. 민족과 인종 문제로 심각한 분열을 겪는 인류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브레이킹 던 part2 (2012)

The Twilight Saga: Breaking Dawn - Part 2 
8.5
감독
빌 콘돈
출연
크리스틴 스튜어트, 로버트 패틴슨, 다코타 패닝, 테일러 로트너, 마이클 쉰
정보
판타지, 로맨스/멜로 | 미국 | 115 분 | 2012-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