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철가방 우수씨 - 돕는 다는 건 함께 하고프다는 것

효준선생 2012. 11. 15. 22:00

 

 

 

 

 

  한 줄 소감 : 가난한 사람이 더 가난한 사람을 돕는 것이 아니라 더불어 살고픈 마음때문이라는 걸

 

 

 

 

착한 사람은 왜 일찍 저 세상으로 떠나는 걸까? 마음씨 나쁜 사람들은 매일같이 신문지상을 수놓으며 떵떵거리며 잘 살고 있는데, 그래서인지 세상은 점점 각박해진다고 한다. 맞는 말이다. 사고현장에서 타계한 사람들에 대한 이웃의 한마디는 얼추 비슷하다. “정말 착한 사람이었다”


영화 철가방 우수씨의 실제 주인공인 김우수씨는 이 영화를 볼 수 없다. 작년 이맘때 교통사고로 영면했기에 이 영화는 그를 아는 주변 사람들이 생전의 그가 남긴 사랑의 마음을 나눠볼 수 있을 뿐이다. 하지만 사랑은 널리 퍼뜨려야 하는 홀씨와 같아서 영화 속 김우수씨의 선행이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전달되고 또 전달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고아로 자라 변변한 교육을 받지 못하고 중국집 배달부로 살아온 지천명의 나이 김우수씨, 비록 가진 것 하나 없고 내세울 것 하나 없는 그였지만 다른 사람에게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선행의 마음씨가 그를 세상에서 지탱하게 만든 힘이 아니었나 싶었다.


영화는 그의 과거와 현재를 오고 가며 그의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주변인물들 역시 악한 캐릭터는 하나도 없어 마치 천사들만 사는 동네를 비추는 것 같았다. 현실감이 떨어진다는 뭐라 할 것도 없었다. 갈수록 인정에 메말라 가고, 타인의 고통에 그냥 외면하는 게 당장은 편하다는 생각에 각박해진 세상을 살고 있기에 그렇게 느낄 뿐, 김우수씨 주변엔 착한 사람들이 많았던 거라 생각하면 된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고시원의 작은 방 한칸, 그리고 중국집. 이 두 곳을 오고가며 이야기는 펼쳐진다. 다들 보잘것 없는 오늘을 살면서도 희망과 사랑의 마음은 저버리지 않고 살아가고 있다. 그러니 남의 것을 탐하거나 해꼬지할 마음도 없어 보였다. 무엇보다 김우수씨가 이들에게 베푼 사랑의 정의가 전파되는 장면들, 예를 들어 보험회사 부장, 펀드매니저, 그리고 룸싸롱 마담의 사연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사랑을 나누는 일이 가능함을 보여준 사례였다.


조조 영화를 즐기는 것 말고는 딱히 자신을 위해 돈을 쓰는 것도 아니고, 없는 살림임에도 후원하는 아이들이 적다하며 고민하는 그의 모습에서, 남을 위해 산다는 게 얼마나 쉽지 않은 일인지 알기에 마음 한 구석이 헛헛해진다.


이 영화는 많은 배우들과 연예인들의 재능기부를 통해 완성된 영화라고 한다. 오랜만에 스크린 나들이에 나선 최수종과 엔딩 곡을 만들고 부른 부활 멤버들, 디자이너 이상봉, 작가 이외수 선생등이 이에 동참했다. 엔딩 크리딧에서 이 영화의 모티프가 된 김우수씨의 생전 인터뷰가 가슴에 와닿는다. 이 영화를 보고 마음이 따뜻해질 수 있다면 당신도 남을 도울 마음이 남아있다는 증거니, 작은 것이라도 한번쯤 돌아봤으면 좋겠다. 돈만이 아닌 여러분의 재능과 성의가 필요하다.

 

 

 

 

 

 

 

 

 


철가방 우수氏 (2012)

8.6
감독
윤학렬
출연
최수종, 이수나, 기주봉, 이미지, 장혜숙
정보
드라마 | 한국 | 100 분 | 2012-1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