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외사경찰 - 버려진 자들의 마지막 발악

효준선생 2012. 11. 13. 07:30

 

 

 

 

 

  한 줄 소감 : 외국영화속 한국 모습 어딘지 모르게 어색하네요

 

 

 

 

 

영화 외사경찰엔 버려진 캐릭터들 투성이다.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중요 화자는 일본의 경찰이지만 이 친구 역시 부하 두엇 거느리고 독고다이로 움직이는 특수부서 경찰이고, 오브제로 나오는 거의 모든 인물들은 확실하게 누군가에게 버려진 바 있다. 딸 아이를 데리고 혼자 사는 여자를 보자. 어린 시절 과학자인 아버지가 조국(영화에선 북한을 의미하는데 끝까지 조국으로 번역되어 나온다)을 위해 망명길에 오르는 바람에 혼자 남은 엄마와 딸은 말그대로 버려진 신세가 된다. 잘 살면 좋으련만 일본 사람들은 재일교포면서도 북한을 위해 가버린 그들 가족을 향해 매국노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못살게 굴었다. 결국 엄마는 어린 딸을 다른 곳에 맡기고 자살한다. 목숨을 부지했지만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그녀는 유흥업소를 떠돌고 딸하나 얻었지만 그녀 역시 빚에 쪼들리며 딸을 고아원에 맡길 수 밖에 없었다. 딸은 이제 5살이지만 그 충격으로 말을 하지 못한다고 했다.


이 영화에선 한국 배우들이 북한인사들로 분한다. 이경영과 임형준이 그들인데, 그들 역시 불안한 삶이다. 북에서 내려와 지령을 받고 암약하지만 불우해 보였다. 특히 임형준은 일본에 들어가 빚을 대신 갚아주는 대신 일본 여자와 결혼, 일본 국적을 얻었지만 부부라기 보다 편의에 의해 함께 살고 있는 지인과 같은 모습이다. 이들 모두 비참한 최후를 면치 못하는데, 왜들 이렇게 소외당하고 억압받는 모습으로 그려진 걸까?


외사라는 단어는 局外에서 벌어진 일을 처리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일본에게서 북핵이라는 건 민감할 수 밖에 없는 일이지만, 일본 경찰이 메인으로 나서 한국에 설치된 소형 핵무기를 해체하려고 동분서주 하는 모습을 가슴으로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았다. 한국의 NSC직원이 그저 보조역할에 그치고 말며, 핵무기를 해체하는 과정에서도 큰 힘을 발휘하지도 못한다. 일본 감독에 의해 만들어진 한계가 있지만 인지도가 있는 여러명의 한국 배우들이 들러리를 서고 말았다는 점에선 씁쓸했다.


일본 배우가 어눌한 한국어를 한다는 점도 기계적인 문제점이고, 과학자가 나이가 지긋한 재일동포(성이 徐씨)라면서 그 딸과 함께 한국말은 단 한마디도 하지 못하는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 결정적인 몇 군데 장면에서 자꾸 배우들이 하고싶은 말을 두서 없이 쏟아내는 바람에 러닝타임만 잡아먹고 산뜻한 마무리를 기대했던 부분에선 일본의 자화자찬이 쏟아져 나왔다.


한반도를 비롯한 일본도, 중국도 핵을 갖지 않는 건 좋은 일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가지고 있지 않은 건 善이고 가지려고 애를 쓰는 너희들은 惡이라는 이분적인 사고는 타국에 대한 심각한 내정간섭이라는 뉘앙스를 받았다. 자위대의 군대로서의 변신은 그래서 불안하기만 하다. 

 

 

 

 

 

 

 

 


외사경찰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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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호리키리조노 켄타로
출연
와타베 아츠로, 김강우, 마키 요코, 오노 마치코, 타나카 민
정보
액션, 스릴러 | 일본 | 128 분 | 2012-1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