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용의자X - 사랑은 받을때보다 줄때가 행복하다.

효준선생 2012. 10. 21. 00:15

 

 

 

 

 

 

 

      한 줄 소감 : "그 사람, 내 마음같지 않아도 상관없어요".  원작보다 더욱 진해진 멜로라인

   

 

 

 

 

이태 전 영화 용의자X의 헌신이라는 일본 영화가 있었다. 미스터리 소설을 주로 쓰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을 영상으로 옮겼다고 해서 작지 않은 화제를 불러 일으킨 영화였다. 이 소설을 한국의 실정에 맞게 옮긴 영화 용의자X가 개봉했다. 헌신이라는 단어를 뺀 건, 단어 자체가 주는 왜색투도 마음에 들지 않았고 제목만 보면 금새 이야기 스토리를 눈치챌 수 있었기에 그러지 않았을까 싶다. 원래 가제가 완전한 사랑이었는데 그대로 가면 좀 진부했을까.


이 영화의 장르는 미스터리 추리극인데 한국버전에선 미스터리한 부분을 약화시키고 대신 멜로와 드라마를 많이 섞은 느낌이 들었다. 아무래도 배우의 분위기에 맞춘 방은진 감독의 요구라고 보인다. 전체적인 얼개는 딸이 아닌 조카를 데리고 사는 여자와 사건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물리학자 대신 형사가 본격적으로 힘을 발휘하는 부분만 제외하면 얼추 비슷하다. 


아파트에 사는 이웃치고 얼마나 정을 나누고 사는지 잘 모르겠다. 세태가 험악하다 보니 서로 모른 척, 피해나 안주고 살면 그게 다행이라는 건지, 이웃이 뭘하면서 사는지 관심끄고 사는 염량세태에 독신남자의 마음을 콩닥거리게 만드는 일이 발생했다. 얼마전 바로 옆집에 조카를 데리고 사는 30대 여자가 이사를 왔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 남자 비루한 백수는 아니다. 교편을 잡고 있고 수학 관련해서는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는 천재다. 천재는 외롭다. 학창시절에도 그의 실력을 부러워한 친구는 있었지만 마음을 나눈 친구는 없었다. 은둔형 외톨이에 가까웠던 그에게 관심의 손을 내밀어 준 여인, 그는 온 마음을 그녀에게 주기로 결심한다.


영화는 늘 외로움과 친구를 하던 한 남자의 외길 짝사랑이 한 살인사건과 조우하며 어떻게 비틀어지는 지를 그린 영화다. 강력범죄가 핵심에 있는 것 같지만 범인 찾기는 형사에게나 중요한 일이다. 범인이 누군지 초장에 다 밝혀놓고 이야기를 풀어가는 영화의 특징은 그 사건이 중심이 아니다. 그런 이유로 피해자가 설사 여자의 전 남편이라고 해도 그 남편 주변인물은 거들떠도 보지 않는다.


좀 지겨울 정도로 여자 주변에서 맴도는 형사, 너무 인위적인 냄새가 났지만 과연 그들은 진범을 구분해 낼 수 있을까? 또 하나 범인으로 지목당하며 끝까지 가는 남자의 직업이 수학선생이라는 것 의미가 있다. 오로지 문제 하나를 증명해내기 위해 골몰하지 않으면 안되는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 익숙해져 있는 그를 형사는 이겨낼 수 있을까? 비록 수학선생과 형사가 고등학교 동창이라고 해도.


아파트, 여자가 일하는 밥집, 그리고 형사과를 오가며 전략적이며 경제적인 촬영을 해가면서도 영화적 재미는 확실하게 잡고 간다. 이 영화를 처음 보는 관객들은 전 남편의 파렴치하고 무례한 행동에, 당해도 싸다며 박수를 보낼 것이고, 사건 수습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려는 남자의 용기에 또한 감탄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어쩌면 이 감정은 내가 궁지에 몰렸을때 나를 구원해줄 흑기사가 자기 곁에 있는지에 대한 되돌아 봄이다.


영화의 話者는 석고다.  둘의 앙상블이 꽤나 빛을 발하고 있으며, 무리한 반전없이 끝까지 밀어붙이는 연출도 못하지 않았다. 석고의 입에서 나온 대사로 갈무리 한다. 아무도 못 푸는 문제를 만드는 것과 그 문제를 푸는 것중 어느 것이 더 어려울까? 그리고 이 문제를 풀어낸다고 해서 행복할 수 있을까?

 

 

 

 

 

 

 

 

 

 


용의자X (2012)

Perfect Number 
7.2
감독
방은진
출연
류승범, 이요원, 조진웅, 곽민호, 김보라
정보
미스터리 | 한국 | 110 분 | 2012-1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