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아기 거북 토토의 바다 대모험 - 삶은 인내의 마라톤과도 같다

효준선생 2012. 10. 18. 00:59

 

 

 

 

 

미국 플로리다 해변가 모래사장에서 새로운 생명이 잉태하고 있다. 제 몸무게보다 더 나갈 것 같은 모래를 헤치며 세상에 첫 선을 보인 바닷거북 새끼들은 마치 본능처럼 눈도 채 뜨지 못한 상태에서 바다쪽을 향해 걸음을 옮기고 있다. 비록 몇 십미터도 안되는 거리지만 그들에겐 험난한 고행의 길이다. 새끼 거북들의 천적인 게들은 이때다 싶어 어린 거북들을 한 끼 식사꺼리로 잡아가는 모습은 동물의 적자생존을 그려내고 있다. 그렇게 바다로 헤어며 나간 새끼 거북들은 절반 정도, 하지만 파도가 거세게 몰아치는 바다라고 그들을 반갑게 맞아줄리 없다. 거북들의 삶은 이제 겨우 첫 걸음마를 뗀 셈이다.


동물 다큐멘터리 영화 아기거북 토토의 모험의 영문 제목은 거북, 그 믿을 수 없는 여정이라고 달려있다. 아마 어린이 팬들을 겨냥해 의인화를 시킨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영화 속에 나오는 거북은 특정한 하나의 거북을 토토라 하지는 않았다. 무려 20년이 지나 다시 자신이 태어난 곳으로 돌아오는 그들을 촬영하기엔 무리일테니 토토는 미국에서 태어나 아프리카와 서인도 제도를 돌아 20년 만에 자신이 태어난 곳으로 회귀하는 바닷거북을 친근하게 부르는 대명사로 보면 좋을 것 같다.


바다 속을 유영하는 거북을 보면서 파충류가 저렇게 오랫동안 짠물 속에서 살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바다 속은 우리가 보는 것처럼 안온한 모습은 결코 아니었다. 제 몸보다 작은 어류들은 큰 놈들의 밥이 되기 일쑤였고 보기에 아름다워 보이는 단체 유영하는 모습은 오로지 방어를 위한 생존의 몸부림일 뿐이다. 그 와중에 홀로 머나먼 여정을 떠나 따뜻한 아프리카로, 다시 서인도 제도로 돌아오는 거북의 삶은 다소 외로워 보였다. 같은 곳에서 태어나 바다 속으로 뛰어든 수많은 새끼 거북들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이 영화의 최고의 장면은 태풍이 몰아치는 바다에서 이리 저리 바위에 부딪치면서도 살아남는 강인한 생명력의 거북의 모습과 어느덧 다 자라서 어린 시절 친구를 잡아 먹었던 게 녀석들에게 복수하는 장면들이 인상 깊었다. 그리고 성인이 된 토토가 반려자를 만나 알을 낳고 그 알에서 새로운 생명이 태어나는 장면은 말그대로 崇嚴했다. 생명이란 이런 것이다고 자부하는 것 같은 토토.


이 영화는 애니메이션 새미의 어드벤처와 많이 흡사하다. 하지만 늘 어린 꼬마로만 행세하던 만화와는 달리 시간이 지나며 성체가 되어가는 토토의 그림이 당연히 현실적이었다. 2백여만 마리의 새끼 거북중에서 단 200백여 마리만 살아서 다시 제가 태어난 곳으로 돌아온 다는 회귀본능, 그들이 다시 알을 낳고 몇 년 뒤 또 그곳을 찾아와 알을 낳는다.


20년만에 고향으로 돌아와 보니 자기가 태어날 때 그곳이 아니다라는 나레이션이 씁쓸하다. 혹시라도 백사장이 모두 사라진다면 그들은 어디로 가서 알을 낳게 될까? 토토는 중간에 한번 인간의 낚시 줄에 잡힌 적이 있다. 동물 다큐영화에서 피해야 할 개입이지만 겨우 다시 살아난 토토를 보며 혹시 어부가 토토를 神物로 여긴 것은 아닌가 싶었다. 오랫동안 토토를 보고 있으면 그런 생각도 들게 마련이다.


이 영화는 여성 성우의 더빙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배경음악이 간혹 튀는 느낌이 들지만 대자연의 일부인 토토를 통해 지구에서 그들과 함께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 사람들은 어떤 마음을 갖고 있는 지 궁금해졌다. 물 속에선 느끼지 못하지만 뭍에서의 그들의 모습은 마치 오체투지하는 티벳인의 모습과 닮았다. 그것은 신을 향해 가는 신성함처럼 보였다.   

 

 

 

 

 

 

 

 

 

 

 


아기 거북 토토의 바다 대모험 (2012)

Turtle: The Incredible Jour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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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닉 스트링거
출연
미란다 리차드슨, 다니엘 브레이거, 하넬로레 엘스너
정보
다큐멘터리 | 영국, 오스트리아, 독일 | 81 분 | 2012-1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