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로우리스 : 나쁜 영웅들 - 형제는 용감했네

효준선생 2012. 10. 19. 00:03

 

 

 

 

 

 

1930년대를 관통하는 미국 버지니아에 사는 본두란 가문의 세 형제 이야기라니, 영화 로우리스: 나쁜 영웅들의 시놉시스를 보기 전, 그리고 보고 난 뒤의 감흥은 "그저 그럴 것 같아" 였다. 서부 영화의 아류작이나 되지 않을까 싶었던 심드렁 했던 기분은 영화 시작 5분만에 흥미진진한 걸로 바뀌기 시작했다. 그 지점은 아마 이 영화 유일의 악역 캐릭터인 찰리 레이크스의 등장 부터가 아니었나 싶다.


이 영화는 각각의 배우들이 자신의 캐릭터를 거의 완벽하게 소화해냄으로써 아름다운 아웃풋을 도출해낸다. 이 영화의 話者는 막내인 샤이아 라보프가 맡은 잭 본두란이지만 영화의 힘이란 건 둘째 형 포레스트와 특별 수사관으로 등장한 찰리 레이크스의 밀고 당기는 완력과 잭의 완충에서 찾아볼 수 있다. 확실히 남자영화임을 표방한 이 영화에는  지명도 있는 여배우 둘이 나서지만 이들은 형제의 복수심과 연정을 불러 일으키는 구색에 불과했다.


세 형제는 일종의 土豪, 요즘 말로는 지역의 有志다. 일단 화가 나면 아무도 건들일 수 없는, 해서 그 지역 보안관들도 쩔쩔매는 그런 형제들 앞에 밀주 단속을 하겠다면서 나타난 찰리의 경우, 쉽게 말해 하룻 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 식이었다. 하지만 영화 속 일개 특별 수사관의 포스는 남달랐다. 가디건으로 근육을 감추고 있지만 근육 때문에 잘 걷지도 못하는 머슬맨 둘째 형의 여자를 건들이지 않나, 부하들을 시켜 그를 "담그려고" 하지 않나 잠자는 사자의 콧털을 건들이지 못해 안달난 인간으로 보였다.


재미있는 건 막내 잭이다. 목사의 딸에게 잘보이기 위해 수선을 떠는 모습이 유쾌했고 그런 행동 때문에 절체절명의 위기 속으로 형제를 몰아넣기도 하지만 운명이 형제의 편인 게 오히려 속 시원했다. 사실 형제의 밀주제조는 불법이다. 당연히 감방에 넣고 콩밥을 먹어야 당연한 것인데도, 돈을 상납하면 눈감아주겠다는 제안은 그들도 이 형제들 만큼 썩었다는 말이 아닌가 결국 나쁜 놈과 나쁜 놈의 대결을 보는 것인데 그 과정에서 불거져 나오는 대결의 긴장감이 녹록치 않다. 마지막 부분에 생각지 못한 반전이 있다. 형제에게 힘이 되어 주는 인물이 갑작스레 등장하는 부분은 일종의 카타르시스마저 느끼게 한다.


하나가 官의 힘이라면 다른 하나는 民의 힘이다. 보안관은 이런 말을 찰리에게 전한다. 만약 형제들을 치면 자신들은 목이 날아갈지도 모른다. 다른 주민들에 의해서, 그러니 좋게 하잔다. 어불성설이지만 그 당시엔 이게 정답일지 모른다. 버지니아의 근대 역사를 보면 남부군의 주력지가 있었던 곳이며 정부의 정책에 호의적이지도 않았다. 그러니 겨우 밀주금지법 따위로 그들을 옭아매려 한다는 건 웃기는 일이었다.


이 영화는 배우들의 연기말고도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의 상쾌한 넘버, 그리고 마치 당시 사람들을 고스란히 데리고 온 듯한 의상과 미술, 정말 그 시절 버지니아 시골마을 같은 아름다운 풍광등 볼거리도 많다. 이 영화는 이들 삼형제의 손자인 매트 본두란이 쓴 소설을 각색한 작품이라고 하고 엔딩에 나온 낡은 사진 속 인물들에게서 영화의 주인공들과의 싱크로를 찾아보는 재미도 있다.      

 

 

 

 

 

 

 

 

 

 


로우리스: 나쁜 영웅들 (2012)

Lawless 
7.5
감독
존 힐코트
출연
샤이아 라보프, 톰 하디, 게리 올드만, 가이 피어스, 제시카 차스테인
정보
액션 | 미국 | 116 분 | 2012-1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