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프랑켄위니 - 어린 시절에 본, 기억에 각인된 영화들을 찾아서

효준선생 2012. 10. 13. 01:00

 

 

 

 

 

   한 줄 소감 : 과학도 영화도 애정에서 시작되어야 한다네

 

 

 

영화 프랑켄위니의 오프닝 장면, 온가족이 한데 모여 입체 안경을 쓰고 영화를 보고 있다. 영화의 내용은 매우 조잡하고 짧다.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의 원형으로 보인다. 초등학생이 만들었을 법한 구성들이다. 그런데도 아빠와 엄마는 훌륭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소위 천재 과학소년 빅터는 의기양양하다. 그리고 소년 곁에는 단짝 강아지 스파키가 졸졸 따라 다닌다.


어린 시절 본 영화에 대한 추억을 상기시켜주는 이 영화의 오프닝은 어쩌면 감독인 팀 버튼의 소년 시절의 회상이 아니었나 싶다. 비록 과학자가 아닌 상상력 풍부한 감독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지만 과학과 영화는 기발한 상상력이 없어서는 안될 분야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 외에도 영화 후반부 이미 죽은 생명체에 새 생명을 불어 일으켜 원형과는 또 다른 캐릭터들이 등장하는데 각각 고질라, 그렘린, 배트맨, 등등이 떠올랐다. 그 뿐 아니라 급우들의 모습도 미이라, 노틀담의 곱추, 드라큘라등등 기존 영화들에 대한 오마쥬로 매치될 정도였다. 그 역시도 감독의 추억의 한 페이지가 아니었을지 궁금하다. 설사 감독의 추억이 아니더라도 그들 영화를 본 적이 있는 중년 즈음의 영화 팬이라면 신기함을 느껴볼 수 있다.


애완동물은 사람보다 일찍 죽는다는 걸 잘 알면서도 들여다 키우는 건, 사람에게서 얻지 못하는 따뜻한 정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친한 친구가 거의 없는 빅터에게 스파키는 동생같은 존재다. 자동차 사고로 스파키가 죽고 나서 풀 죽어 있던 그에게 과학 선생님의 일깨움은 새로운 스파키의 등장에 단초가 되고 그 이후 빅터와 급우들의 행위는 과학이 주는 도전 정신과 한편으로는 과학은 따뜻한 애정 없이는 그저 물질변화에 불과하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일례로 스파키가 원래 모습과는 조금 다른 모습으로 환생했지만 심성은 변하지 않는 반면, 같은 방법으로 되살려 놓은 급우의 죽은 금붕어는 생각지 못한 방향으로 소모되는 모습이 그러하다. 위에서 언급한 다른 동물 사체들이 새 생명을 얻고 나서 사람들을 해치는 악역의 모습을 하는 것도 다 마찬가지 이유에서다. 다시 말해 감독은 과학은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인간에게 이익이 될 수도 혹은 해가 될 수도 있음을 설파하고 있다.


이 영화는 몇 분만 봐도 참으로 손품이 많이 들었겠구나 싶을 정도로 정성이 많이 들어간 애니메이션 작품이다. 요즘엔 디테일이 강요되어 바람에 날리는 머리카락이나 흐르는 물줄기를 유려하게 구현하는 지 여부가 애니메이션의 테크놀로지 고하를 결정짓는 요소처럼 언급되지만 실상은 얼마나 많이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지가 더 중요하다. 왜냐하면 만화영화는 애들이나 보는 유치한 것이라는 선입견은 결국 스토리 전개가 결정하기 때문이다. 이 영화, 만화영화지만 어느 정도 연령층 이상의 관객에서 소구한다. 흑백이 주는 다소 칙칙한 분위기와 캐릭터들의 그로테스크한 이미지가 잘못하면 막연한 공포심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은 관객들은 이 영화의 배경음악만 듣고도 팀 버튼 영화의 원형에 다가선 것 같은 느낌을 받을 것 같다. 고딕 호러물에 잘 어울리는 음향에다 가위손, 유령신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등에서 보여준 독특한 질감의 것들이 도드라지지는 않았지만 영화 군데군데 녹아있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뉴 홀랜드는 네덜란드다. 등장 인물들의 이름도 미국 스타일이 아니다. 발음하기에 다소 어려운 캐릭터들의 이름들인데 그래서인지 더욱 뭔가 있어보인다. 하기사 팀 버튼 영화는 보기 전부터 뭔가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은 늘상 있어왔지만, 이 영화 기대감을 충분히 충족시켜준다.   

 

 

 

 

 

 

 

 


프랑켄위니 (2012)

Frankenweenie 
9.8
감독
팀 버튼
출연
위노나 라이더, 캐서린 오하라, 찰리 타헨, 크리스토퍼 리, 마틴 숏
정보
애니메이션, 코미디, 공포 | 미국 | 87 분 | 2012-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