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체인징 사이드 : 부부탐구생활 - 입장 바꿔 생각해보자는 부부, 결국은...

효준선생 2012. 10. 8. 00:23

 

 

 

 

 

 

 

 

   한 줄 소감 : 서로 능력이 있다보니 별일이 다 생기는구려

  

 

 

 

여자는 달콤한 꿈을 꾼다. 폭신해 보이는 침대위에서 잠을 자고 있다. 하지만 그녀를 깨우는 소리는 등교를 재촉하는 딸아이의 호들갑이다. 앗, 시계를 보니 늦었다. 아이들을 가까스로 학교 안으로 밀어 넣고 자기의 일터에 도착하니 그제서야 한숨을 돌릴 수 있다. 그녀는 만능엄마라는 딱지가 정말 힘이 든다. 그런데 그런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줄 남편은 일중독자다. 하기사 남편이 그렇게 일을 했기에 나름 자기집도 가질 수 있고 사모님 소리도 들어가며 사는 건 나쁘지 않지만 문득 문득 드는 삶의 매너리즘 때문에 차라리 남편과 역할을 바꾸면 어떨까 싶기도 한다.


영화 체인징 사이드 부부탐구생활은 일종의 롤플레잉 역할 소극이다. 부부싸움을 할 때 가장 많이 듣는 소리인 당신도 내 입장이 되어봐라는 소리를 현실에서 재현할 때 생길 수 있는 일들을 그린 코미디가 강한 드라마다. 그런데 그 시도는 확실히 흥미를 끌 수 있었지만 초반의 의도와 중반 이후의 전개가 궤도를 이탈한 듯 한 느낌을 준다.


남편과 아내가 서로의 입장을 바꿔 생활하기 시작하면서 부적응의 양상, 혹은 생각지도 못한 기발함으로 그럭저럭 서로를 이해하는 가 싶더니만 갑자기 불륜 모드로 돌변하면서 이야기가 산으로 가고 말았다. 마무리에 나오는 해결방식도 산뜻하지가 않다. 서로에게 용서를 구하는 장면들이 그동안 나름대로 잘 끌고 왔던 이야기 전개를 완전히 뒤집는 결과를 초래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의 튀는 행동을 매개체로 삼았지만 아이들의 역할도 별로 두드러지지 못했다.


그보다는 은회색의 중형자동차를 끌고 다니는 남편과 분홍색의 경차를 타고 다니는 가정주부의 역할을 절묘하게 대비시키고, 무뚝뚝한 기업체 사장이 악세사리 영업사원으로 나름대로 성공을 거두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여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방법은 조바심을 내게 해야 한다는 말이 맞는 모양이다. 반대로 바지 정장에 검은 뿔테 안경을 쓰고 남편대신 회사에 출근한 아내의 모습에선 커다란 반전은 없어 보였다. 어찌보면 이 또한 안되는 건 안되는 것임을 재차 확인해주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주인공들의 테마곡이라 할 수 있는 귀에 익은 음악들이 자주 귀를 간질이며 청춘의 아이콘이었던 소피 마르소가 어느덧 중년 아줌마로 등장하고 믹막 타르라리고에 나온 대니 분과의 부부 호흡도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계속 반복되는 설정과 별 의미가 없어 보이는 억지 커플들의 스캔들 장면들 대신 부부 탐구 생활이라는 부제에 걸맞게 조금만 더 현실적인 고뇌가 담겼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체인징 사이드 : 부부탐구생활 (2012)

Changing Sides 
8.1
감독
파스칼 포자두
출연
소피 마르소, 대니 분, 앙트완 뒬레리, 롤랑 지로, 아니 뒤프레
정보
코미디 | 프랑스 | 93 분 | 2012-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