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19곰 테드 - 여러분에게 이런 친구 하나 있나요?

효준선생 2012. 9. 29. 04:24

 

 

 

 

 

 

 

     한 줄 소감 : 메이킹 필름이 정말 보고 싶다. 테드로 나온 곰인형은 몇 개나 사용되었을까

 

 

 

 

 

요즘 아이들이야 장난감도 흔하고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연령도 무척이나 낮아져서 초등학교에 들어갈 나이쯤이면 거들떠도 안 볼 텐데 예전아이들은 그렇지 않았다. 어디서 플라스틱 장난감이라도 하나 얻으면 색이 바라고 한쪽 구석이 깨질 때까지 분신처럼 아끼며 곁에 둔다. 세월이 흘러 짐정리라도 할 때쯤 박스 한쪽에 처박혀 있던 장난감을 발견하면 마치 자신의 일어버린 추억을 되살리듯 흐뭇해하곤 한다. 남자아이나 여자아이나 별로 차이도 없다. 로봇과 미미인형의 차이정도라고 해두자.


영화 19곰 테드의 주인공 존은 8살 크리스마스 때 곰 인형을 하나 선물 받았다. 그런데 마치 꿈을 꾸듯 봉제인형이 말을 하고 그때부터 늘 외톨이였던 존에겐 완벽한 친구가 되어 주었다. 그리고 이제 서른다섯, 여전히 존과 테드는 무적의 콤비라 하고 변한 것이라고는 존에게 사랑하는 여자가 생겼다는 것이다.


8살에서 35살 사이의 모습을 스틸사진으로 보여주는 데 그 중에 하나 영화 E.T의 모습을 오마주 한 장면이 있다. 그런데 테드와 이티의 차이는 외부인이 알고 있느냐의 문제다. 테드는 세상에 알려졌다. 방송에도 나오고 모르는 사람이 없다. 인형이 말을 한다? 과학적 호기심을 채우려고 한다면 금새 테드는 천조각과 솜으로 분리되었겠지만 그러지 않았다. 그럼, 세상의 시선을 수렴하고 오로지 존의 막역한 친구로 존재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남자는 나이 여든이 되어도 아이 티를 벗어나지 못한다는데 존도 비슷해 보였다. 렌트카 회사 직원이자 늘 장난 잘 치고 여자마음을 헤아려주는데 익숙하지 않다. 그러니 잘나가는 커리어 우먼인 여자친구는 입이 삐죽 나올 수 밖에 없고 그 탓을 테드에게 돌려버린다. 중간에 끼어버린 존은 이제 테드와 여친 사이에서 누굴 선택해야 할까


테드는 얼핏보면 무척이나 불량스러워 보인다. 마약도 불사하고 성적 말장난도 서슴지 않는다. 심지어 어떤 기교를 부리는지 여자들의 사랑도 마다않는다. 이 정도가 되면 테드는 비록 곰 인형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결국은 존의 동성친구나 다름 아니다. 학창시절 흰소리 잘하고 성에 일찍 눈을 떠 아이들에겐 형님 대접을 받던 그런 친구들, 사회에 나와서 어떤 방식으로 살고 있는지 모르지만 누군가는 또 다른 누군가의 반면교사가 되어 주기도 한다. 테드는 바로 그런 친구의 유형이라고 보았다.

 

흔히 친구와 애인 사이에서 선택의 갈등을 하게 되면 그처럼 어려운 일도 없다지만 테드에겐 그저 존의 영원한 친구로 남기를 바랬다. 만약 테드가 존의 여자친구에게 질투를 했다면 영화는 재미없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테드는 존의 사랑을 지켜주기 위해 노력하고 그런 테드의 모습은 그녀를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 이보다 므흣한 정경이 어디에 있겠는가.


19곰 테드라는 제목답게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고 보았다. 만약 성적 요소를 배제한다면 이 영화는 크리스마스 시즌 영화로도 손색이 없어 보인다. 적절한 배경음악도 그렇고 성장을 이야기 한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무엇보다 징글맞은 행위를 아무렇지도 않게 행하는 테드지만 스스로 목욕도 하고 알바도 뛰는 기특한 곰 인형이다. 영화보고 나면 이런 친구 하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 것 같다. 

 

 

 

 

 

 

 

 

 

 


19곰 테드 (2012)

Ted 
7.5
감독
세스 맥팔레인
출연
마크 월버그, 밀라 쿠니스, 세스 맥팔레인, 지오바니 리비시, 로라 밴더부트
정보
코미디 | 미국 | 106 분 | 2012-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