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런던 블러바드 - 카페라떼 같은 느와르風 무비

효준선생 2012. 9. 24. 00:11

 

 

 

 

 

   한 줄 소감 : 커피에 우유를 많이 넣으면 이런 맛이 날 것 같다

 

 

 

 

카메라는 경쾌한 모습으로 독방에 갇힌 남자의 모습을 조감하고 있다. 찌든 모습도 아니다. 마치 방금 전 이곳으로 온 미결수의 모습이다. 그리고 잠시 후 그의 출소 장면에서 그가 과거 어떤 사건에 연루되어 불편한 삶의 조각을 보내고 나왔음을 암시한다. 그러나 현실과 마주친 그를 기다리는 건, 아무 것도 없다. 몇 푼의 돈과 몇 벌의 옷, 그는 갱생해야 한다. 그래도 그를 기억하는 지인들은 그에게 용돈도 찔러주고 환대를 한다. 하지만 그는 어떤 인연인지는 알 수 없는 거리의 걸인에게 도리어 善惠를 베푼다. 이 부분이 이 영화의 엔딩과 관련이 있기에 기억을 하고 있어야 한다.


전반적으로 영화 런던 블러바드에서는 홍콩 느와르의 냄새가 났다. 죄과를 치루고 감옥에서 나와 새로운 삶을 모색하는 한 남자, 다시금 이어지는 검은 조직의 유혹, 도무지 믿을 수 없는 친구, 직업이라고 그가 지켜주기로 한 인기 여배우의 비밀, 그리고 늘 비딱하게 구는 남자의 여동생등등. 느와르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들이 한데 들어가 있다. 특히 보디가드가 되어 지켜주기로 한 여자와의 로맨스는 예상가능한 시나리오의 범주 안에 있다. 그런데 이 영화는 느와르의 맛이 잘 느껴지지 않았다. 


우선 선혈이 낭자한 폭력등이 난무하는 등 일단 느와르의 가장 큰 특징이라 할 수 있는 하드보일드의 기세가 없다. 그저 배우들의 패션등이 스타일리쉬 해보이지만 딱히 액션 측면에선 볼만한 것이 별로 없음이 아쉽다. 전부터 알고 지내던 거리의 노인이 아이들에게 린치를 당해 숨을 거두자 복수를 도모하려고 수소문을 해보지만 뾰죽하게 드러나는 설정도 없다. 오히려 인기 여배우로 살다가 지금은 지겨운 파파라치의 카메라 세례에 질겁하며 두문불출하는 그녀의 모습이 더 호기심이 생겼다.


그녀는 남자에게 자신의 사생활을 넘보는 사람들을 막아달라고 요청한다. 그리고는 반대급부로 남자에게 호감을 보인다. 준수한 외모의 보디가드라 그런 모양이다. 남자는 자신이 해야할 일에 대해 야무져 보이지 않는다. 복수도, 호위도, 사랑도, 대부분 “케세라세라”다. 이렇게 보여지는 이유는 줄거리가 앞에서 뒤로 이어지지 못하고 제자리에서 맴을 돌거나 불현듯 등장하는 전혀 동떨어진 다른 이야기로 인해 몰입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영화가 액션 영화로서의 호흡을 급격하게 잃어버리게 되자 집중도가 떨어졌다. 초반에 궁금증을 유발시킨 몇 가지 장치들은 끝내 언급도 되지 않았고, 절대적인 공포심을 유발시킨 조직의 두목도 뒤 끝이 너무 허술했다. 죽을 사람은 죽고 살 사람은 사는 게 액션 영화의 이치지만 이 영화는 콜린 파렐과 키이라 나이틀리의 간지나는 실루엣만 살려낸 듯 싶다. 쉴새 없이 반복해서 나오는 삽입곡이 귀에 맴돈다

 

 

 

 

 

 

 

 

 


런던 블러바드 (2012)

London Boulevard 
6.7
감독
윌리엄 모나한
출연
콜린 파렐, 키이라 나이틀리, 레이 윈스턴, 제이미 캠벨 바우어, 데이빗 튤리스
정보
범죄, 드라마 | 미국, 영국 | 103 분 | 2012-0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