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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레지던트 이블 5 : 최후의 심판 - 다 끝내지 못한 인류의 사명

효준선생 2012. 9. 18. 00:01

 

 

 

 

 

 

 

   한 줄 소감 : 가공할 만한 바이러스보다 더 무서운 컴퓨터의 자발적 배신 

 

 

 

 

 

가족이 아프고 자기가 배운 게 의술이라면 누구든지 비방이라도 써서 가족을 고치려고 할 것이다. 넋 놓고 앉아 인명은 재천이라는 둥, 혹은 비윤리적이라는 이유로 손 놓고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처음 박사에 의해 만들어진 바이러스가 소정의 치료목적이 아닌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존재로 확산되는 순간, 처음의 순진했던 목적은 이미 사라지고 엄청난 후과에 모두가 목숨을 내놓고 벌벌 떨어야 하는 일이 생긴 셈이다. 


영화 레지던트 이블 5 최후의 심판은 바이러스를 유포하여 자신들의 욕심을 만족시키려는 한 기업체의 시도에서 시작되어 이젠 인류의 공멸을 걱정해야 하는 수준에 이르러 반항체를 가진 한 여성과 그녀를 따르는 무리들의 활약상을 다룬 시리즈 물의 종착점에 다 와가는 액션활극이다. 시리즈물의 전작들은 대개 바이러스의 등장, 악덕 기업의 진면목, 바이러스의 확산등등으로 이야기의 범주를 넓혀왔다. 특히 배경을 달리해 줌으로써 마치 시리즈 물이면서도 새로운 이야기의 시작인 것처럼 만들어왔다. 특히 액션신이 많아졌고 3D 입체영화로 만들어지면서 축적한 기술력은 이번 영화에서 정점에 이르렀다고 보인다.


오프닝이 인상적인 것이 해상 위 유조선처럼 보이는 배위에서 비행기에서 침투하는 요원의 총격전과 이를 맞아 싸우는 여주인공 앨리스의 모습이 리버스되어 보인다. 이 장면은 현실의 앨리스가 꿈을 꾸는 장면인데, 실상은 현모양처로 등장하는 앨리스의 모습도 또한 꿈이나 생각이라는 점은 꿈속의 꿈이라는 장자의 이야기처럼 보였다. 그리고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해 보여주는 그녀의 정체는 여전히 엄브렐러 사의 구치소, 컴퓨터 작동이상으로 그 틈에 빠져나오는 앨리스의 미션은 단순하다. 정해진 두 시간 동안 모처에서 자신을 구하러 오는 무리들과 조우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때부터 영화는 아케이드 액션 게임처럼 변모한다. 모든 것이 시뮬레이션이라고 부르지만 도쿄, 모스크바, 뉴욕, 알래스카등의 로케이션은 모두 엄브렐러 사의 시스템 실험소 안이다. 레드퀸이라고 부르는 컴퓨터와의 지시가 그녀가 맞서 싸우는 대상이 되며 한 꼭지를 수행하면 게임처럼 클리어를 외치게 된다.


워낙 생소한 용어들이 난무하지만 이야기를 이해하기 위해 두뇌를 굴릴 필요는 없다. 정서보다는 감각만 유지하면 이 영화는 나쁘지 않다. 워낙에 움직임이 많은 영화다 보니 눈이 다소 피로할 지경이지만 낯설거나 어디선가 본듯한 액션 시퀀스들이 이야기 전개와 상관없이 등장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들여다 보았다.


그런데 이들이 상대적으로 협소한 공간 안에서 뛰어놀때 저들은 왜 어려운 길을 선택한 걸까라는 의구심이 들었다. 쏴도 쏴도 끝없이 나오는 총에, 맞아도 맞아도 죽지 않는 좀비의 등장이 무슨 의미가 있다는 걸까 인류의 멸망을 막아내겠다는 거창한 슬로건이 반복되어 등장하지만 그보다는 스키니한 가죽 쟈켓을 입은 밀라 요보비치의 1인 격투장면과 빨간 치파오를 연상케 하는 옷을 갖춘 이빙빙의 모습에 현혹될 수 밖에 없다. 


바이러스의 확산은 좀처럼 잡힐 것 같지는 않다. 인류 중 수많은 자들이 언데드 인 상태에서 좀비로 연명하는 모습이 하등 지금의 우리들과 다를 바 없지만, 그런게 인위적으로 뿌려놓은 바이러스 탓이라니 섬뜩하긴 하다. 옆 사람이 자신을 물고 자신은 스스로를 숙주삼아 다른 사람을 물어야 사는 세상이라니 그런 고통은 죽음보다 못하지 않아 보였다. 영화 막바지 죽을 사람은 죽고 산 사람은 살아남는다. 그들은 이제 정말 막바지를 향해 달리는 게 맞을까 구원의 방법을 알고는 있을까? 생각보다 쉽지는 않을 것 같다.

 

 

 

 

 

 

 

 

 

 

 


레지던트 이블 5 : 최후의 심판 (2012)

Resident Evil: Retribution 
7.3
감독
폴 W.S. 앤더슨
출연
밀라 요보비치, 미셸 로드리게즈, 케빈 듀런드, 시에나 길로리, 이빙빙
정보
액션, SF | 독일, 캐나다 | 95 분 | 2012-0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