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화이팅 패밀리 - 누가 우리 아이 좀 봐주세요

효준선생 2012. 9. 14. 02:04

 

 

 

 

영화 화이팅 패밀리는 두 편의 중편 영화를 하나의 카테고리로 묶은 옴니버스 영화다. 두 편 사이엔 출산과 육아에서 갈등하는 우리네 부모라는 공통 주제가 교집합으로 자리하고 있다. 각각 40여분의 중편인지라 인내심이 부족한 관객들에겐 몰입해서 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물론 영화의 질과 내용도 상당히 만족스럽다.


첫 번째 영화 인 굿 컴퍼니라는 부제는 반어법이다. 좋은 회사에서 라니, 그 좋은 회사가 보여주는 살벌한 생존경쟁과 종결은 울림이 적지 않다. 그중에서도 실제 아이를 낳고 회사도 다니고 또 키워야 하는 한국의 소위 알파걸에게는 마음을 쓰리게 할 것이 틀림없어 보였다. 추가로 역지사지라는 고사성어도 떠오른다. 타인에게는 인내하자, 극복하자며 달래거나 어르지만 자신에게 똑같은 일이 닥쳤을때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대단히 극적인 장치를 통해 보여준다.


임신은 축복받을 일이다. 특히나 요즘 같이 아이를 적게 낳으려는 세태에선, 하지만 아이를 더 낳으라며 박수를 쳐주는 곳은 엉뚱하게도 돈벌이를 하는 직장은 예외로 한다. 임신을 해서 야근도 못하고 툭하면 조퇴를 하고 아이를 낳고 몸을 추스르는 기간엔 별도의 인건비가 들어간다고 생각하는 그들, 근데 막상 자신들에게 그런 일이 닥친다면 그래도 감수할 수 있겠는가? 이 영화는 대결국면이 두 개가 있다. 임신과 출산을 앞둔 대리에게 권고사직을 강권하는 남자팀장, 그런데 알고보니 자신의 와이프 만삭이다. 또 하나의 이야기 축은 여사원 간의 배신때리기다. 처음엔 여자직원의 권익을 도모한다며 태업을 하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하나 둘씩 현실을 따르는 그녀들의 모습이 마냥 비난만 하기엔 마음이 짠했다.


두 번 째 이야기 해마가족은 집에서 구직활동을 하는 백수 남편과 임신초기의 몸으로 쇼핑 호스트를 하는 아내의 이야기다. 이들 사이엔 이미 딸 아이가 있고 양육은 집에 있는 남편이 하고 있다. 하지만 박사 학위 소지자임에도 번번이 취업문턱에서 주저앉는 그에게 아내는 청천벽력같은 제안을 한다. 열흘안에 취업을 하지 못하면 둘째 아이를 지우겠다고. 아내의 주장은 아이도 중요하지만 일도 중요하다는 논지였다. 남편은 무리수를 써가며 취업을 시도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고 수족관에서 우연히 본 해마처럼 차라리 남자가 임신을 하겠다는 엉뚱한 제안을 하기에 이른다.


해마는 숫컷이 임신을 한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지만 영화 속에선 다소 코믹스럽게 버무려진다. 외국의 사례에 남자의 임신이 있다고는 하지만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이 아니다. 그런 탓에 그 부분은 별도로 처리가 되는데, 이들 부분 과연 둘째 아이는 어떻게 될까


두 편의 영화에는 독립영화계에서 잘나가는 배우들이 대거 출연했다. 이명행, 최희진, 장소연, 서영주, 배용근, 양은용등 이름보다 얼굴이 더 잘 알려진 연기 잘하는 배우들 탓에 안심하고 봐도 될 정도의 퀄리티를 자랑한다.


보건복지부와 인구보건복지협회등에서 제작지원을 했다고 해서 예전처럼 “둘만 나아 잘기르자” 등 관제여론을 만들기 위한 낌새는 거의 없다. 가족애라는 의미있는 소재를 쫀쫀한 대본과 배우들의 열연으로 채운 영화 화이팅 패밀리, 제목처럼 화이팅하길 바란다.

 

 

 

 

 

 

 

 

 


화이팅 패밀리 (2012)

0
감독
김성호, 구상범
출연
이명행, 최희진, 배용근, 양은용, 장소연
정보
드라마 | 한국 | 85 분 | 2012-0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