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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오페라의 유령 2 : 러브 네버 다이 - 그녀의 노래가 듣고 싶다

효준선생 2012. 9. 5. 00:13

 

 

 

 

사랑을 10년 동안 가슴에 담고 살아온 남자가 있다. 화재로 인해 얼굴에 큰 화상을 입고 반쯤 가리는 가면을 쓴 채 첫 사랑을 잊지 못하는 남자, 최고의 오페라 가수였지만 자신도, 사랑하는 사람도 잃고 타국으로 떠나버린 남자, 그의 이름은 유령을 의미하는 팬텀으로 남았다. 오페라의 유령 2 : 러브 네버 다이는 영화라기 보다는 공연실황을 영상에 담은 뮤지컬 컨텐츠인데, 엔딩에서 관중들이 박수를 치는 장면만 아니라면 이 영상물 제작을 위한 별도의 공연처럼 보여졌다. 그만큼 근접촬영도 많고 장면 전환이 공연 실황 무대의 그것과는 다르게 보였다.


이 영화의 최고의 미덕은 역시 캐스팅 배우들이 뿜어내는 열창과 무대 디자인들이 보여주는 볼거리다. 뮤지컬이라는 특성상, 이들은 연기와 가창력 등에서 손색없는 실력을 뽐내며 관객들의 귀를 간지럽혔다. 특히 10살 정도로 보이는 꼬마 배우는 피아노 연주와 목소리로 좌중을 사로잡았다.


전편이라고 할 수 있는 오페라의 유령이 보다 넓은 무대를 활용해 배우 일 인 보다 전체적인 미쟝센을 살리는 공연이었다면 이번 시리즈에서는 배역 각각의 캐릭터를 최고조로 살리고 잃어버린 사랑, 그리고 다시 찾은 사랑이라는 주제에 가장 근접하게끔 이야기를 구성해서 줄거리 때문에 몰입해서 보게 되었다는 말이 나오게 했다.


파리에서 뉴욕 코니 아일랜드로 옮겨온 배경은 아기자기 하면서도 종래에 보기 힘든 서커스단의 분위기를 연출했으며, 등장인물은 많지 않지만 그렇기 때문에 각각의 배역들에 포커스를 집중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팬텀이 사라진지 10년, 당대 최고의 인기 오페라 가수인 크리스틴은 미상의 누군가로부터 초대를 받아 남편과 아들을 데리고 뉴욕에 도착한다. 그들을 반겨 맞아주는 단원들과 은근하게 질투를 하는 지리 모녀, 그리고 초청을 해준 사람이 바로 10년전 사라졌던 팬텀이라는 사실에 크리스틴은 혼란에 빠지고, 이 모든 사실을 알게 된 남편 라울은 팬텀과 마지막 도박을 건다.


결국 이 뮤지컬은 프리마돈나인 크리스틴이 과연 팬텀이 만들어준 노래를 무대위에서 부를 것이냐 그리고 그녀는 과거의 사랑과 현재의 사랑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이냐로 압축되면서 공연은 점점 클라이막스로 향하게 된다. 사실 뮤지컬의 대사는 집중하지 않으면 알아 듣기 힘든 것이 대개 고성에 일반대사까지도 음율을 넣어서 치기때문인데, 이 뮤지컬에선 이런 단점도 그다지 두드러지지 않았다. 평이한 대사체와 무엇보다 남녀간의 사랑이 주제가 된 까닭인지라 현학적이거나 고답적인 가사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쉴 새 없이 쏟아져 나오는 멋진 앙상블의 음악들이 관객들로 하여금 귀를 쫑긋 세우게 하며 영화의 제목처럼 엔딩을 장식하는 Love never dies는 열락의 쾌감을 준다.


가장 인상적인 비주얼은 팬텀과 크리스틴의 아들인 구스타프가 만나서 이야기를 하는 장면에 사각 뿔 모양의 무대장식 안에서 여러 동화 속 주인공들로 분장한 배우들의 모습이 경이로웠다. 마치 아버지가 어린 아들에게 잠들 때 들려주는 옛 이야기를 대신하는 것 같은 설정으로 보였다.


오페라, 뮤지컬들을 공연장에서 보지 못하지만 이렇게 영상으로 볼 수 있다는 건 행운이자 행복이다. 만약 인간과 동물의 차이를 하나만 꼽으라면 즐거운 컨텐츠를 만들어 즐길 수 있다는 점 아닐까 싶다. 이 영상은 2011년 호주 리젠트 씨어터에서의 공연을 담은 것이다. 배우들은 대개가 호주 출신들이다. 

 

 

 

 

 

 

 

 

 

 


오페라의 유령 2 : 러브 네버 다이 (2012)

Love Never Dies 
10
감독
브렛 설리반, 사이먼 필립스
출연
벤 루이스, 안나 오브린, 마리아 메르세데스, 사이먼 글리슨, 샤론 밀러칩
정보
뮤지컬 | 영국 | 121 분 | 2012-0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