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익스펜더블 2 - 형님들앞에선 모두가 추풍낙엽

효준선생 2012. 9. 3. 00:01

 

 

 

 

 

영화 익스펜더블 2는 절묘한 기획용 영화다. 처음부터 알고 볼 수 밖에 없다. 왕년에 한가닥 하던 액션스타들이 자신만의 아우라를 옅게 하고 실베스타 스탤론을 중심으로 본연의 역할에 충실한다. 마치 축구 감독의 조율에 따라 포지션별로 움직이는 선수들처럼. 당연히 누구는 비중이 크고, 또 누구는 카메오처럼 보이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이들이 뭉침엔 추억을 희구하는 영화 팬들이 존재하고 이제 세월이 흘러 부모 손 잡고 극장에 가서 다이하드, 터미네이터, 람보, 황비홍에 환호하던 그들이 이젠 자기 돈 내고 극장갈 정도의 경제력을 갖춘 중년이 되었기 때문이다.


추억은 누구에게나 소중하다. 이들 배우들이 한창이었을 때와 비교하면 주름도 많고 말투 좀 어눌해진 것 같지만 여전히 머리보다 근육을 앞세우고 나이에 안맞는 발차기를 시도하는 모습을 2012년 신작영화에서 다시 본다는 건 행운이자 행복인 것이다. 한때는 이들 배우 중 두 명만 가지고도 영화 한 편이 뚝딱 만들어지던 때가 있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그들을 보면서 나도 커서 정의의 사도가 될테야라며 꿈을 다졌던 청소년들이 이젠 현실과 이상의 괴리를 척 보면 알게 된 나이가 되었음에도 이들이 쏟아내는 허구적 액션 장면과 말도 안되는 장면 전환에 조소를 보내기는커녕 이들이라면 그럴수도 있을 거야 하며 진정 격려어린 응원을 보낸다는 점이다.


이 영화의 초반 줄거리만 봐도 티벳 반군에 잡힌 중국 부호를 구출하는 혼란 속에서 과하다 싶을 정도의 화력을 뿜어낸다. 오히려 이 점 때문에 선글라스를 낀 그들이 대체 누가 누구지 라며 혼란스러워 지는데 그럴 수 밖에 없다. 또는 중국에 대한 약간의 비하적 발언이 나오면서도 여전히 이연걸과 위난이라는 본토박이 배우를 중용한 것도 사실은 대 중국의 유화적 제스처가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중반 이후, 플로토늄을 노리는 악당과의 사투과정을 그리면서는 나름 먼저 죽은 멤버에 대한 인간적 면모를 드러내고, 함께 움직이는 여성전사에 대한 나름의 배려를 통해 그들이 막장 인간 병기만은 아님을 말하고 있다.


영화 익스펜더블 2는 완벽한 시나리오에 따라 콘티를 짜고 그대로 촬영한 검약적 영화는 아니다. 부닥친 상황에 따라 수시로 변경하고 여건에 따라 보다 재미난 영화를 만들어낸 수공예품 같은 영화다. 실베스타 스탤론이라는 걸출한 액션 배우의 카리스마는 곳곳에서 드러나는데, 과연 그의 인복은 어디까지 일까도 궁금해졌다. 다음 작품에서는 새로운 액션스타를 데려오고 심지어 여성들만의 익스펜더블을 만든다는 이야기도 있다.


추억의 배우가 추억의 영화가 아닌 오늘날의 영화에 나온다는 것. 그리고 그걸 커다란 화면으로 지켜본다는 건 기분 좋은 일이다. 설사 뜬금없이 등장해서 총을 난사하고 우리편은 거의 죽지도 않는 상황이 말도 안된다는 것도 잘 안다. 하지만 역설적이라도 그들은 죽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들이 진짜 죽으면 우리의 추억도 하나 둘 사라지는 것이므로, 노병은 죽지 않는다. 다만 사라지는 것 뿐이다라는 말처럼 이 영화와 맞지 않는 경우도 없다. 노병은 죽지 않는다. 단지 출연할 영화가 없어져 쉬고 있을 뿐이고, 익스펜더블 시리즈처럼 불러준다면 열심히 몸을 굴릴 수 있을 뿐이다라고 하면 맞을 것 같다.  

 

 

 

 

 

 

 

 

 

 


익스펜더블 2 (2012)

The Expendables II 
8.8
감독
사이먼 웨스트
출연
실베스터 스탤론, 제이슨 스타뎀, 브루스 윌리스, 아놀드 슈워제네거, 이연걸
정보
액션 | 미국 | 100 분 | 2012-0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