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락 앤 러브 - 싸우다가 정들겠네요

효준선생 2012. 9. 2. 00:07

 

 

 

 

 

록 페스티벌에서 타의에 의해 엮인 두 남녀, 세상에 이런 인연도 있는 모양이다. 영화 락 앤 러브는 록 페스티벌에 참가한 두 밴드가 실랑이를 벌이는 틈에 안전요원이 수갑을 채우고 열쇠를 들고 사라지는 탓에 거진 하루 이상 같이 붙어 있어야 했던 남자와 여자의 진심을 알아가는 과정을 그리는 해프닝성 코미디다. 여기서 안전요원이 왜 임의대로 수갑을 채웠는지를 따지는 것은 무의미 하다. 첫눈에 반해 콩깍지가 씌워진 커플들에겐 수갑말고도 충분히 서로를 원할 만큼 가깝게 만드는 호르몬이라는 게 있다고 보면 된다.


꽃미남 보컬인 아담과 터프 걸 밴드의 키보디스트 모렐로는 하루 아침에 샴쌍둥이가 된 셈이다. 각자의 밴드에서 떨어져 사생활을 해결하는 데 함께 해야 했으며 심지어 각자의 파트너와 함께 잠을 자야하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 그렇게 투닥거리면서도 조금씩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모습은 이 영화의 결과를 예측하는 데 전혀 부담이 없으며 나중에라도 수갑이 풀리면 또 어떤 모습이 될지 궁금해졌다.


록 페스티벌이 배경이 되다 보니 중간 중간 열창하는 밴드의 모습도 구경거리였으며 여기에 참가하는 군중들의 모습 자체가 그림이 되었다. 주인공들이 직접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보이는 데 열창 수준은 아니지만 혹시라도 가수를 겸한 배우는 아닐까 싶게 수준급의 노래 실력을 보여주었다.


사랑이 참 뜬금없이 다가온다는 말이 맞긴 하지만 있었던 사랑들이 별 무리없이 이들을 떠나고 그들은 새로운 사랑은 하룻밤안에 찾아내는 걸 보니, 혹시 이들의 사랑 역시 쉽게 만나고 쉽게 헤어지는 인스턴트는 아닌지 모르겠다. 이들 말고도 사랑을 찾아 부나비처럼 떠도는 모습의 다른 멤버와 매니저의 모습이 코믹하고, 나름 유명한 밴드라고 하면서도 밤새 질펀하게 돌아다니는 데도 별로 알아봐주는 팬들도 많지 않은 건 프로와 아마추어의 경계선에 선 그들의 현실인 듯 싶었다. 다음날 팬미팅에서 과한 반응을 보이는 팬들의 모습과 오버랩되면서 더더욱.


영화 말미에 손이 묶인 채로 진흙바닥에 뒹굴다 서로 같이 샤워를 하는 장면은 은근하고 미묘한 감정을 전달한다. 엔딩 즈음에서 생각보다 이른 시간에 수갑을 풀 기회가 있었음을 안 이들의 표정에서 그건 다행일까 불행일까를 가늠하는 것도 재미가 있다. 근데 이런 사랑 과연 가능하기는 한 걸까?

 

 

 

 

 

 

 

 

 

 


락 앤 러브 (2012)

You Instead 
4.8
감독
데이빗 맥킨지
출연
루크 트레더웨이, 나탈리아 테나, 매튜 베인턴, 알라스테어 맥켄지, 개빈 미첼
정보
코미디 | 영국 | 80 분 | 2012-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