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피나 - 피나 바우쉬는 전설이 되었다

효준선생 2012. 8. 29. 00:02

 

 

 

 

 

 

독일 출신의 무용수 피나 바우쉬에게 춤은 영혼쯤으로 치부된다. 향년 일흔을 일기로 2009년 타계한 그녀의 사후, 그녀를 기억하기 위한 영상 다큐멘터리가 바로 영화 피나다. 그러므로 이 영화는 그녀의 생애를 이야기하는 회고록 인가 싶지만 그건 아니다. 전체 러닝타임중 5% 남짓한 인터뷰를 제외하면 대부분은 부버탈 무용단원들은 그동안 스승에게서 배웠던 춤사위를 펼쳐 보인다.


그들의 춤은 흔히 볼 수 있는 역동적인, 그래서 춤이라기 보다 몸부림에 가까운 요즘의 것들과는 좀 다르다. 그렇다고 올드하거나 무의미하다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어떤 것들을 보는 듯한, 손끝하나 발끝하나에서도 말하고자 하는 바가 담겨있음이 감지된다. 하지만 그 의미가 무엇인지는 좀처럼 알기 어렵다.


이 영화의 또 하나의 볼거리는 이들이 춤을 추는 모습을 3D로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다. 메가폰을 든 빔 벤더스 감독은 흙이 마치 포말처럼 흩어지거나 물방울이 튀어오르는 모습들을 일부러 조작해낸 것처럼 표현한다. 입체로 보아야 좀더 효과적이다. 이 영화는 피나가 생존해있을때부터 기획된 것이라 짧은 화면으로나마 그녀의 모습이 보이지만, 대부분의 장면들에서는 스승을 잃은 제자들의 마음으로 표현되었다. 2009년 나왔던 피나 바우쉬의 댄싱드림즈는 실내에서 펼쳐진 무음악 댄싱이었다면 이번 영상에선 실내를 벗어나 자연, 혹은 아무 장식도 없는 빈 공간등을 배경으로 찍었다. 간혹 무용수들이 물아일체라도 되는 양 보이는 건 자연과의 동화때문일지도 모른다는 느낌도 준다.


그녀의 제자들이 추는 춤들은 지방을 쏙 빼내서 건조함마저 느껴진다. 홀쭉하게 말라 다소 날카로운 인상의 생전의 피나처럼 이들은 군무를 춘다. 동작이 불균질 한 것처럼 보이면서도 일관되어 보인다. 특히 일렬로 서서 어디론가를 응시한 채 걷거나 이동하는 하는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다. 그러나 二人舞에서 보여주는 자유분방한 모습은 또다른 매력이다.


2009년 댄싱드림즈에서 이미 한 번 본 그녀의 무대라서 익숙한 편이지만 처음 대면한 관객들에게는 대사나 지문없이 오로지 춤만으로 세상을 떠난 거장에게 바치는 헌정 필름과도 같은 이 영화가 다소 낯설게도 느껴질지 모르겠다.

 

 

 

 

 

 

 

 

 

 

 


피나 (2012)

Pina 
9.1
감독
빔 벤더스
출연
피나 바우쉬, 부퍼탈 무용단원들
정보
다큐멘터리 | 독일, 프랑스, 영국 | 104 분 | 2012-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