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아메리칸 파이 :19금 동창회 - 노병은 죽지 않는다. 잠시 쉬고 있을 뿐이다.

효준선생 2012. 8. 15. 00:09

 

 

 

 

 

질풍노도와 같은 고교시절을 마감하고 각자의 사회생활을 하던 동창생 일당들이 다시 뭉쳤다. 좌충우돌 문제만 일으키던 다섯 녀석들은 동창회라는 명목으로 고향길에 오르고 시작부터 만만치 않은 호적수와 만나며 다시 한번 불끈 힘을 주게 되는 사태가 발생한다. 영화 아메리칸 파이 : 19금 동창회는 1999년 첫 시리즈가 선을 보이며 시작했던 이 영화는 등장인물들의 면면만 봐도 세월이 참 많이 흘렀다는 느낌이다. 


오로지 성에 몰두하던 시절을 다 보내고 결혼을 하고 아이가 있는 유부남에게 다시한번의 충동은 꺼진 불도 다시 보자며 실험에 들었다. 흔히들, 아내의 샤워 물소리가 더욱 주눅들게 한다는 우스개 소리도 있지만 권태기를 앞 둔 30대 가장에겐 아내와의 사랑보다 차라리 혼자만의 휴식에 더 필요한지도 모른다. 주인공 짐에게 성적 욕구란 가정이라는 울타리 안에서만 존재하며 어린시절 자신의 친구가 되어 주었던 외설 잡지는 더 이상 추억 그 이상은 아닌 듯 싶었다.


아이들에게 어느 정도의 성교육을 하는 것이 옳은 지에 대한 가이드 라인은 동서양이 좀 다르긴 한데, 이 영화에서 특히 부모들이 성에 대해 자식들과 약간 지나칠 정도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보면, 성적으로 문란해 보이는 그들인 것 같아 보여도 분명히 어느 정도의 선은 지키려는 것으로 묘사되고 있다. 특히 다섯 명 중에서 결혼을 한 두 명이 외도의 유혹에 맞닥뜨리는데 심적 갈등은커녕 마치 수도사와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음이 독특했다.


등장인물들은 전편에 이미 한 차례 이상 등장했던 배우들이 동창회와 파티를 이유로 한 곳에 모이는 설정인지라 순차대로 등장하는 배우들을 보는 재미와 그들이 이야기하는 과거의 가십들이 자료화면들로 채워진다. 영화 자체가 새로운 사건을 통해 클라이막스로 가는 것이 아니라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끼리 어찌보면 회포를 푸는 술자리 같은 기분인지라 폭주 기관차 같았던 과거의 박진감은 덜했다.


하지만 새로운 다크호스로 등장한 꽃띠 처녀의 취중난동과 오래된 부부지간에 겪게 되는 권태를 풀어보려는 노력등은 이 영화의 윤활유처럼 보인다. 무려 13년 전 이야기에서 시작해 지금에 이르기 까지 수많은 청춘들을 뜨겁게 달군 섹시 코미디를 보니 세월이 무상하다는 생각이다. 불알친구처럼 지났던 녀석들이 지금 가장이 되어 주말엔 아이들을 옆에 재우고 늘어가는 뱃살만 두드리고 있을 생각을 하니 더욱 그렇다.


이 영화는 성이라는 소재를 과감하거나 노골적으로 표현함으로써 그동안 알고는 있지만 까발리지는 못했던 모든 사람들의 숨겨진 일상을 표면화해서 많은 인기를 끌었다. 중년을 코앞에 둔 30대들의 일탈에 가까운 이야기들이 어떤 반향을 불러 일으키게 될 지도 궁금하다.

 

 

 

 

 

 

 

 

 

 

 

 


아메리칸 파이 : 19금 동창회 (2012)

American Reunion 
7.6
감독
존 허위츠, 헤이든 쉬로스버그
출연
제이슨 빅스, 크리스 클라인, 숀 윌리엄 스콧, 에디 케이 토마스, 토마스 이안 니콜라스
정보
코미디, 로맨스/멜로 | 미국 | 111 분 | 2012-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