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러브 - 사랑은 간혹 비딱하게 오기도 한다

효준선생 2012. 8. 14. 00:15

 

 

 

 

 

사랑은 가끔 일대일로 오지 않는 모양입니다. 양다리니 삼각관계니 드라마에서나 있을 법한 사랑의 줄다리기가 현실에서, 그것도 자신에서 닥쳤을때 사람들은 왜 나에게 이런 시련을 주시나이까라며 평소에는 믿지도 않는 신을 찾게 되는데, 배부른 투정이라고 할 사람도 있다. 평생가도 그런 사랑 한 번 만나지 못하는 경우도 많으니까요.


몇 해전 영화 러브 액츄어리가 상당한 인기를 끈 뒤 비슷한 유형의 러브 판타지물이 등장을 했습니다. 이들 영화 속 주인공들은 대개 나랑만 사랑하자는 방식이 아닌 것 같습니다. 내가 알고 지내던 베스트 프렌드가 어느날 문득 이성으로 다가옴을 느끼고 오히려 진짜 애인은 다른 사람에게 호감을 갖게 되었다니, 비이성적이니 비윤리적이라고 매도할 필요는 없습니다. 남녀의 사랑관계는 자기 자신만 “당한다”는 느낌이 아니라면 그 어떤 일도 감수해야할 위험하고 스릴넘치는 작업이니까요.


다들 그러죠,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스캔들. 영화 러브 속 주인공들의 모습중에서 그런 장면들을 다수 찾을 수 있겠네요. 이 영화는 대만영화입니다. 그렇다고 대만 배우만 나오지는 않습니다. 조미는 대륙의 대표적인 배우입니다. 배경도 북경 뒷골목이 정면으로 등장합니다. 그럼 이 사람들은 대체 사랑을 놓고 무슨 일을 벌인다는 것일까요?


영화의 시작부터 10여분간 매우 독특한 컷을 볼 수 있습니다. 하나의 카메라만으로 찍은 느낌을 받습니다. 다시 말해서 중간에 짤라내지 않고 배우들이 카메라 앵글속에서 논다는 기분입니다. 매우 독특합니다. 그리고 상당히 많은 수의 배우들이 마치 릴레이를 하듯 등장합니다. 장소는 대만의 어느 도시입니다. 공원에서의 남녀,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는 남자, 세단 자동차와 충돌하고 카메라는 자전거의 남자는 버려둔채 자동차를 탄 남자를 따라갑니다. 그리고 호텔로 들어가는 남자, 호텔에서 만난 여러 사람들. 룸안으로 들어간 남자와 그 안에서 남자를 기다리는 여자. 룸서비스를 하러온 남자, 다시 카메라는 남녀는 내버려둔 채 룸서비스를 따라 주방으로 이동합니다. 이런 식입니다. 이 방식은 배경이 북경으로 옮겨가기 전까지 타이틀 크리딧이 올라오기 직전까지 진행합니다.


포스터에 보이는 7인의 남녀, 이들은 서로 엇갈린 사랑을 나눕니다. 그리고 나오지 않은 또 한 명의 남자가 있습니다. 바로 감독인 유승택입니다. 50대의 사업가로 등장하는 감독겸 배우는 영화의 전체를 조율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그 역시 사랑에 아파하는 중년남자로 나오는데 그가 사랑하는 여자는 과연 누구일까요.


다양한 경우의 사랑방식이 등장하는 데 그 중에서 가장 마음이 아팠던 케이스는 리이지아(진이한 분)의 사랑입니다. 아니 사랑이라고 말하기 애매합니다. 그냥 친구사이인 카이(펑위옌 분)와의 하룻밤 실수로 임신을 하게 된 그녀는 역시 자신의 여자친구이기도 한 니(곽채결 분)와의 사이에서 혼자 마구 갈등하는 캐릭터입니다.


청춘들의 사랑이 공고하지 않은 이유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일 겁니다. 불쑥 다가온 사랑이 책임지지 못할 부담으로 느껴지는 것이겠죠. 이때 리이지아가 보여주는 행동은 이해도 되고 안타깝게도 보여집니다. 대신 카이는 나쁜 남자가 됩니다. 여전히 그는 리이지아가 아닌 니에게 사랑을 표시하니까요. 이런 것도 삼각관계라고 해야하는지요.


이들 말고도 세 가지 케이스의 사랑이 나옵니다. 중년남자의 사랑, 어눌한 연하남과의 사랑, 그리고 바다를 건넌 사랑등. 이들의 엇갈린 사랑은 어떤 결말을 가져올까요. 리이지아가 받아들여야 하는 엔딩장면이 상당히 슬픕니다. 종이에 휘갈겨 쓴 카이의 제안에 리이지아는 어떤 선택을 하는 것이 옳을까요?


대만 영화라서 그런지 오밀조밀한 장치와 줄거리 톤이 귀엽습니다. 배우들도 대륙과는 좀 다른 이미지입니다. 조미와 다른 배우들만 비교해도 좀 다른 느낌이 듭니다. 중화권 배우들의 이름표기법에 대해 한마디 하자면 누구는 중국어 발음대로 표기를 하고(펑위엔, 천이한) 누구는 한국식 한자어대로(나머지 배우들) 표기를 하는 것은 정리를 해야하지 않을까요

 

 

 

 

 

 

 

 

 


러브 (2012)

Love 
7.4
감독
유승택
출연
조미, 서기, 조우정, 펑위옌, 원경천
정보
로맨스/멜로, 드라마 | 대만 | 127 분 | 2012-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