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빌리와 용감한 녀석들 - 지구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동물들의 자세

효준선생 2012. 8. 10. 10:35

 

 

 

 

 

한국은 물부족 국가다. 금수강산이라는 아름다운 칭호가 무색하다. 그 많던 유용한 물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점점 더워지는 지구에서 가장 심각한 질병은 기후변화다. 그럼에도 인간은 제 욕심을 앞세워 화학연료를 때며 지구를 가일층 덮히는 데 앞장서고 있다. 영화 빌리와 용감한 녀석들은 물 부족으로 생명에 위협을 받는 아프리카 사바나 지역에 살고 있는 동물들의 위기탈출을 위한 의기 투합과정을 그리고 있으며 여기에 빼놓을 수 없는 인간의 탐욕을 고발하고 있는 애니메이션이다.


사회적 함의가 물씬 풍기는 장르지만 그렇다고 계도성으로 흐르거나 현학적이지 않다. 개성있는 각각의 동물들은 먹이사슬의 높낮이와는 전혀 상관없이 어려운 현실에게 문제를 해결하지 위해 중지를 모으는 과정을 보여주는 데, 이는 지구의 기후변화 문제에 있어서는 잘사는 나라, 못사는 나라에 예외는 없음을 비유하고 있다.


아프리카에 서식하는 동물이라고 했지만 북극곰이 게스트로 등장하고 고래까지 나오는 등 전방위적 동물의 행진은 더 이상 가진 몇몇 자들의 욕심을 벌이고 더불어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공유하지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거대한 댐을 만들고 그 안에 물을 잔뜩 채워둔 인간, 그들은 리조트를 만들어 돈을 벌 생각만 했지만 댐 저밖에 살고 있는 동물들은 안중에도 없었다. 더욱 가관인 것은 세계 각국 정상과 경제인들이 소위 지구기후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마침 이곳에 들른다는 것이다.


G20을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정상과 수뇌부회의장앞에서는 연일 시위가 끊이지 않는다. 그들의 요구는 다양하다. 그러나 관통하는 요구는 한 가지다. 제발 같이 좀 살자라는 것이다. 누군가는 이걸 행정력이나 경찰권력으로 원천봉쇄하지만, 그런다고 해소될 일이 아니다. 이 영화 말미에 거대한 장벽이나 다름없는 댐을 향해 무대포로 돌진하는 연약한 동물들에겐 물은 생명수난 다름없었다. 사막 한가운데 작은 오아시스 하나를 두고 물소와 코뿔소가 늘 다툼을 하는 장면도 의미가 크다.     


실제 동물들이 찾아간 낙원으로 생각한 아프리카 보츠와나 북부의 오카방고는 수많은 생명체의 낙원이나 다름 없는데, 이곳에 최근 댐을 짓는 공사가 시작된다고 한다. 그로 인해 인간들은 개발이득을 취할 수 있지만 그 수원에 매달려 사는 동물들에겐 치명상이 될 것이다. 이 영화는 바로 이런 현실에 발을 대고 있다.


영화 속 캐릭터 중 하나인 700여년을 살았다는 거북이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일장연설이 가슴에 와닿았다. 개발만이 인간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라는 생각을 버린다면 모두가 지금보다 행복하게 살 수 있을텐데... 100년도 못살 인간들에게 바치는 마지막 戒告狀인 셈이다.


영어 원제인 동물들이 뭉쳤다를 버리고 요즘 개콘의 주력인 용감한 녀석들을 차용해서 제목으로 삼았고 개콘 멤버들이 다수 등장해 주요 캐릭터의 더빙을 맡았다. 주인공 캐릭터와 매칭여부는 각자 판단할 일이지만 이 영화가 영어권 영화가 아닌지라 자막으로도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빌리와 용감한 녀석들 3D (2012)

Animals United 
8.8
감독
레인하드 크루즈, 호거 태프
출연
랄프 슈미츠, 토마스 프리트쉬, 크리스토프 마리아 허브스트, 바스티안 파스테브카, 올리버 칼코페
정보
애니메이션, 가족 | 독일 | 93 분 | 2012-0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