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AV아이돌 - 그녀들의 진정성에 귀를 기울이다(19금 리뷰)

효준선생 2012. 8. 11. 03:45

 

 

 

 

피끓는 청춘치고 일본의 성인 동영상을 단 한번도 보지 않은 경우는 없을 겁니다. 소위 AV비디오라고 하는 성인물은 한국인이 생각하고 있는 그런 성애물과는 좀 차원이 다른, 실제 성행위가 일어나고 거기서 더 나가면 인간이 어디까지 상상할 수 있을지 궁금해지는 수준의 “핫”한 장면들이 들어갑니다. 예전엔 VHS방식의 비디오테이프가 없으면 보기 힘들었지만 온라인 시대이니 만큼 골방에 틀어박혀 있어도 볼 건 다 볼 수 있게 된 겁니다. 개중엔 특정 여배우들의 팬클럽이 만들어지기도 했으며 바다 건너 한국에 자신의 이름을 연호하는 팬들이 있다는 것에 대해 그들은 어떻게 생각을 할까요.


여기에 출연하는 배우들, 물론 99% 여배우들이 주연입니다만, 그녀들의 모습은 늘 피학적이거나 심지어 좀 불쌍하다는 느낌마저 들게 합니다. 그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죠. 영화 AV아이돌에서 일본 AV배우 료코가 한국의 배우 지망생 유나에게 이런 말을 합니다. “그 일은 진짜 사랑하는 사람이랑 하라고...”


이 영화는 겉모습만 대충 보면 예전 비디오 시절, 하루 이틀 안에 속성으로 찍어서 출시하던 그저 그런 빨간 영화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닌 것 같습니다. 풍속산업에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말려든 어느 힘없는 여배우의 시선이 잘 녹아 있습니다. 꿈 많던 소녀 시절, 인기 연예인이 되고 싶어서 찾아간 기획사의 농간에 속아 넘어가 결국 성인물에 출연하게 되었고, 일을 하면 할수록 늘어가는 빚을 갚기 위해 지금까지 왔다는, 그저 개인의 한탄으로만 볼 수 없는 그 업계의 속성을 말하고 있습니다.


길거리 헌팅에서 꼬임에 넘어가 수영복 그라비아 모델로 시작해 누드모델, 핑크무비를 거쳐 본격적으로 성인 성애물까지 흘러들게 되는 그녀들. 나이먹고 더 이상 볼품없어진 몸매만 남기고 심지어는 직업병이라고 할 수 있는 악성성병과 여성질환에 시달리다 사망한 케이스도 종종 있다고 합니다. 이 영화 역시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미 발을 담근 료코와 아직은 순박하다는 형용사가 어울리는 한국 여자 유나의 경계선에서 일단 한발을 빼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습니다.


실제 핑크무비 감독으로 성가를 높인 일본의 조조 히데오는 이 영화를 통해 성인물이 만들어지는 과정도 맛보기로 집어넣었고 그리고 그걸 소비하는 청춘들의 모습까지도 삽입했습니다. 메이드 인 재팬이지만 소비자들은 전 세계인인 셈입니다. 


료코가 자신을 프로라 하며 본격적인 성인물을 찍는 장면과 마음속에 두고 있던 이웃집 오빠와 남녀관계를 갖는 유나의 모습을 오버랩해주는 장면에서는 그들의 행동에 얼마나 큰 차이점이 있는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사랑하는 것 같다는 이유로 하룻밤이 별 거 아니라고 생각하는 요즘 젊은이들에게, 자신의 몸으로 돈을 벌 수 있다면 얼마든지 벗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것과 다른 점이 있기는 있는 걸까요? 


영화 속 감독은 여러 차례 언급하길 자기들이 이번 영화를 찍는 목적은 다른 나라의 젊은이들의 사랑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려고 해서라고, 그 결과물의 완성도는 어땠는지 모르지만, 소위 야동 세계에 떠돌아다니는 그림만 봐서는 그 역시 호기심을 자극해 돈을 벌기 위해서는 아닌지, 그 말을 하기 싫어 고상한 척 하는 건 아닌지 궁금해졌습니다. 

 

 

 

 

 

 

 

 

왕십리cgv에서 기자간담회중인 배우 여민정과 타츠미 유이

 

 


AV아이돌 (2012)

AV Idol 
3.3
감독
죠죠 히데오
출연
여민정, 타츠미 유이
정보
코미디, 성인 | 한국, 일본 | 99 분 | 2012-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