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황제펭귄 펭이와 솜이 - 우리 무사히 어른이 되는 그날까지

효준선생 2012. 8. 11. 02:50

 

 

 

 

 

남극에 사는 황제 펭귄의 이야기가 남극의 눈물에서 황제펭귄 펭이와 솜이라는 다소 팬시한 제목을 달고 영화관에 등장했다. 지구의 눈물 시리즈는 문화방송이 만들어낸 역작 다큐물인데, 이번 영화관에 올려진 영상은 주로 황제 펭귄 가족의 출산과 양육과정을 가장 큰 비중을 두고 편집해냈다.


새생명의 등장은 경이롭거나 경외롭다. 비단 사람에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영화 수십도까지 떨어지는 극지방에서 알 하나에서 시작해 부모의 간절하 보살핌, 거기에 천적들로부터의 보호, 그리고 태어나서도 잠시도 한 눈을 뗄 수 없는 외부로부터의 공격등을 모두 뿌리쳐야 비로소 자기 자신을 지켜낼 수 있는 어른이 된다는 이야기는 아기부터, 유아기, 청소년기를 거쳐 성인이 되는 인간과 별로 다르지 않다.


숫컷인 펭이와 그 부모, 암컷인 솜이와 그 부모의 헌신적인 보호가 없었다면 이 영상물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특히 펭귄무리안에 있으면서도 안전을 보장할 수 없으며, 비록 알을 낳는 건 암컷이지만 암컷이 바다에 나가 영양분을 축적하고 돌아올때까지 부화를 책임지는 것은 오로지 아빠 펭귄이 도맡아 해야 한다. 이렇게 부모의 역할분담이 조금이라도 틈이 보인다면 그들의 새끼는 온전히 태어나거나 자랄 수 없다. 펭귄밀크라는 소화되지 않은 위 속 분비물을 새끼에게 먹이는 장면, 바다에서 돌아온 암컷들이 자신의 새끼에게 먹을 것을 내주는 광경들은 짐승만도 못한 부모들이 존재하는 인간세상보다 못하지 않다는 생각이다.


물론 모든 게 해피하지는 않았다. 부화되지 못한 채 얼어터진 알들, 갓 태어나서 괭이갈매기등에게 먹이로 잡혀먹는 장면, 그리고 새끼를 잃어버린 다른 펭귄들에게 유괴당하는 장면들은 그야말로 적자생존이 따로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범과 혹등고래의 이야기도 조금 삽입되어 있지만 전적으로 펭귄이 주인공이다 보니 캐릭터 등장의 변화가 없어 다소 루즈한 부분이 없지 않다. 그러나 냉혹한 현실앞에 내팽겨쳐진 펭귄 가족들의 모습에서 가족 구성원간의 심적 갈등을 겪는 오늘날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가족간의 사랑이 어떤 결실을 맺게 되는 지, 방학을 맞는 아이들에겐 이보다 큰 교육자료는 없을 것 같다.

 

 

 

 

 

 

 

 

 

 


황제펭귄 펭이와 솜이 (2012)

8.9
감독
김진만, 김재영
출연
송중기
정보
다큐멘터리 | 한국 | 79 분 | 2012-08-08